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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이 보기 : 동조와 복종,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
1 개요
1961년 예일 대학교의 심리학과 조교수 스탠리 밀그램(Stanley Milgram)이 실시한 권위에 대한 복종에 대한 실험.
밀그램은 실험 이후 권위에 대한 복종에 대해 연구하던 중 사람들이 파괴적인 복종에 굴복하는 이유가 성격보다 상황에 있다고 믿고, 굉장히 설득력 있는 상황이 생기면 아무리 이성적인 사람이라도 윤리적, 도덕적인 규칙을 무시하고 명령에 따라 잔혹한 행위를 저지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2 실험의 목적
밀그램은 "징벌에 의한 학습 효과"를 측정하는 실험에 참여할 사람들을 모집하고 피실험자들을 교사와 학생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교사 역할과 학생 역할의 피실험자를 각각 1명씩 그룹을 지어 실험을 실시했다. 학생 역할의 피실험자를 의자에 묶고 양쪽에 전기 충격 장치를 연결했다. 그리고 교사가 학생에게 문제를 내고 학생이 틀리면 교사가 학생에게 전기 충격을 가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사실 학생 역할의 피실험자는 배우였으며, 전기 충격 장치도 가짜였다.
3 결과와 의의
실험을 시작하기 전 밀그램은 4달러의 대가로 피실험자들이 450볼트까지 전압을 올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3% 정도가 인체에 치명적인 300볼트 정도까지 올릴 것이라 예상했고, 450볼트까지 전압을 올리는 것은 0.1%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그러나 실험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65%의 피실험자가 450볼트까지 전압을 올렸다. 기계에는 300V 이상은 위험하다는 표시가 되어 있었고, 학생 역할의 배우는 전기 충격을 받으면 고통스럽게 비명을 질렀으며, 150볼트가 넘어가면 가슴이 아프다며 그만둘 것을 간청하고 전압이 너무 높아지면 죽은 듯이 전기 충격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연기까지 했다. 이들은 자신이 죽인 것처럼 보이는 사람에게도 단지 지시에 따라 계속 전기 충격을 가한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편해하거나 실험 목적이 무엇인지 의심하기는 했으나 밀그램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하거나 말로 다그치자 시키는 대로 계속했다.
이 실험은 1971년 필립 짐바르도의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까지 확대되었다. 밀그램의 실험은 윤리적으로, 파시즘과 홀로코스트에 관련하여 많은 비판을 받았다.
한편 이 실험을 통해 비록 권위자의 권유였다지만 자신이 무비판적으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아 PTSD까지 얻게 된 사람도 생기는 등 심리학계 특히 심리학의 연구윤리에 일격을 가한 실험이었다. 이 이후 심리학 연구 방법은 많은 부분 변화하였으며, 그 때문에 '실험자에게 연구 과정 및 방법을 상세히 설명한다.' 는 중요한 절차[1]가 삽입되게 되었다.
1963년, 밀그램은 '복종에 관한 행동의 연구' 라는 논문으로 자신의 '복종 실험' 결과를 발표한다. 이후 그는 실험의 비윤리성으로 미국 심리학회로부터 한 해 동안 자격 정지를 당했다.
10년 뒤인 1974년에는 《권위에의 복종》(Obedience to Authority)이라는 책을 출간하였고 그의 실험은 이후 여러 심리 실험의 원형이 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거꾸로 뒤집어 생각하면 35%는 끝까지 연구자의 지시를 거부했다는 것 아닌가? 그들이 있기에 세상은 아직 희망이 있다!" 라고 역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정확히 따지면 그 35%의 피실험자 중에 12.5% 만이 인체에 위험하다고 미리 공지된 300 볼트 이상 전기충격을 가하기를 거부하였다. 나머지 22.5%는 최소 315 볼트까지는 연구자의 지시에 따라 전기충격을 가하였고, 다만 최고레벨인 450 볼트 충격을 가하는 것을 거부하였을 뿐이다. 315 볼트나 450 볼트나 피실험자들이 실험전에 공지받은 내용에 따르자면 인체에 치명적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나마 개중에서도 적극적으로 실험을 저지하려 들거나 죽은 것처럼 반응이 없는 학생을 도우려 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고 단지 더 전기 충격을 가하는 것을 거부했을 뿐이다.
실험의 유명세 덕분에 비슷한 실험이 이후로도 여러 차례 이루어졌으나 모두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찰스 셰리던의 경우 사람 대신 강아지에게 진짜로 전기 충격을 가하는 실험을 했으며, 강아지가 고통스러워하는 걸 직접 보고서 정신적 충격을 받으면서도 76%는 역시 끝까지 명령에 복종했다. 또 밀그램이 교사와 직접 대면하지 않고 스피커로 명령을 내릴 경우 사람들이 거부하는 경우가 늘어났고, 가짜 교사를 한 명 더 추가했을 경우 이 가짜 교사의 반응에 피실험자가 크게 휘둘리는 경향이 보였다. 2000년도 이후에도 유사 실험은 여러 차례 이루어졌으며 여전히 대다수의 사람들이 명령에 절대 복종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이언 니콜슨(I.Nicholson)은 밀그램의 실험을 두고 미국 특유의 마초적 문화가 반영된 것이며 인간관 자체에 대한 도전이 될 수 없다고 보았다.[2] 그 외에도 이 실험이 대전 전후 미국사회에 팽배했던 인간 불신과 회의감에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인기를 얻었다는 평가도 있다.
자신이 직접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말 한 마디에 인간이 얼마나 악해질 수 있는 존재인가에 대해 고민해 볼 문제다.
2016년 5월에 밀그램의 실험을 영화화한 《밀그램 프로젝트》 가 개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