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후쿠로

소프트 BL 게임 화귀장의 등장인물. 성우는 시노하라 에미

이름의 뜻은 '하얀 부엉이'. 세계 종말을 막을 예언자로 추앙받는 평평하고 아름다운 여성[1]이며 구세주인 하나시로를 손수 양육한 사람이기도 하다. 화사한 외견에 예의까지 바른 존댓말 캐릭터. 그러나 작중에서 맡고 있는 포지션은 냉혹무비한 악역. '구세주로 태어났으면 마땅히 그 의무를 다할 사람으로 자라야 한다'는 이유로 하나시로에게 크게 정을 주지 않은 채 키웠다. 그 때문에 하나시로는 감정을 제어하는 데에 약하고 애정결핍인 성격으로 자라난다. 그 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쿠로토를 죽이라고 억지로 종용한 결과, 끝내 하나시로가 반발해서 쿠로토를 데리고 사랑의 도피행을 택했다. 굳이 하나시로 상대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강압적이고 엄격하다. 하나시로를 제외한 왕궁 사람들에게는 그 점을 숨기며 상냥한 인격을 연기하고 있다. 그러나 유일하게 서로 알 거 다 아는 쿠로타카 앞에서는 본성을 숨기지 못한다.

세상을 멸망시킬 존재인 쿠로토를 하루라도 빨리 없애야 한다는 견해를 가진 만큼 만악의 근원 취급은 기본이고, 그를 죽인다는 목적만을 위해서라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얼마나 싫어하냐면 쿠로토의 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갓난아기였던 쿠로토를 찔러 죽인 후에, 되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줬을 정도. 이런 사람 밑에서 자랐으니 하나시로가 얀데레 성격이 되었다는 것도 납득할 만 하다. 심지어 하나시로가 자신을 살해했을 때마저 '잘했다'고 칭찬해준 뒤 '이 솜씨로 쿠로토를 죽여라'라고 마지막으로 명령하는 부분은 섬뜩하다.

그녀가 그렇게까지 쿠로토를 죽이는 데에 집착했던 이유는 모형정원을 언제까지나 존속시키고 싶었기 때문. 시간이 한없이 흐르다 보면 언젠가 경애하는 창조주가 돌아올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이 세계는 '인간들이 서로 싸우지 않는 평화로운 세상'을 원했던 신에게서 '실패작' 취급을 받은 후 무한정 방치되어 있었다. 쿠로타카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모형정원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초대 쿠로토의 소망을 받아들여, '세계가 계속 유지되면 언젠가는 신이 돌아온다'라고 믿는 시로후쿠로를 속여왔던 것이다. 아니, 능동적으로 속였다기보다는 시로후쿠로가 잘못된 믿음을 계속 가지도록 방치해두었다. 시로후쿠로는 그것을 몰랐거나, 혹은 스스로 깨닫기를 거부한 채 모형정원을 신을 다시 만나기 위한 도구만으로 여기고 살아왔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죽고 만다. 쿠로타카는 이 사실에 내내 죄책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쓰러져 누운 시로후쿠로의 시체에 '미안하다'라는 말을 남겼지만 그녀는 이미 죽은 후였다.

다만 방법이 너무 비정했을 뿐이지 뿌리부터 악인은 아니었던 것 같다. '봄을 알리는 새' 엔딩에서는 다시 태어날 때마다 아무것도 모르고 매번 죽어야 하는 쿠로토의 신세를 동정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며, 하나시로에게 큰 정은 주지 않았을지언정 유년기에는 좋은 부모였던 것으로 보인다.

보너스 시나리오에서는 쿠로토에게 시월드를 시전하는 시어머니라든가, 보이즈 러브에 하악대는 부녀자 기믹으로 망가진다.
  1. 그림체가 중성적이고 가슴이 전혀 없는 외양 때문에 헷갈릴 법도 하지만 엄연히 여성. "크고 아름다운"을 패러디했지만 크고 아름다운 게 아니라 없고 아름다운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