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철학

한자 : 心理哲學
영어 : Philosophy of mind

정신적 속성[1]에 대해서 탐구하는 학문.

1 개요

사람은 어떤 것을 인식할 때, 나름의 범주(온도라던가, 감도라던가)를 통해서 개념의 속성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서 인식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응으로 사람들은 마치 '마음'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마음은 '여러 속성들'(추론, 기억 같은 고등 사고능력부터, 고통, 쓰라림 같은 기본적인 속성들까지)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심리철학의 물음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1. 마음을 가진 구조, 또는 심성을 가진 생물이라는 개념은 무엇인가?
말 그대로 마음을 가진 것의 구조를 접목시켜보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의 정립에 따라 나올 수 있는 것이 흔히 언급하는 '인조인간'이다. 즉 이것은 인조인간의 개념적 구조를 확립해보자. 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들은 여러 방식을 통해서 일어나고 있는데, 우리가 말하는 튜링 테스트도 넓은 범주로 심리철학의 기계론적 기능주의를 접목시켜서 이 구조를 설명하고자 한 시도이다.

2. 특정한 심적 속성이나 심적 상태와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상태와 사건의 종류 및 그것들간의 상호 관계는 어떠한가?
우리는 날라오는 야구공을 맞으면, 그 공에 고통을 느끼게되고, 몇몇 초인들이 아니면 자동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리게된다. 여기서의 물음은, 이 '고통'이라는 심적 속성은 그 자체로서 인과적으로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가? 아니면, 독립적으로 '고통' 자체만 존재하게 되는가?이다. 사실 정서나 믿음, 혐오, 분노, 질투같은 것들은 마치 인과적으로 연결된 것 같다. 하지만, 그러기에 분노라는 심성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3. 심적속성과 물리적속성은 어떻게 연결되는가?
이것이 데카르트 이후로 철학사에 줄기차게 언급된 통칭 '심신(心身)'문제이다. '우리가 느끼는 이 고통이라는 것은 물리적 속성들과 어떻게 연결이 되는가? 한걸음 나아가서, 이러한 심적속성은 물리적 속성인가?' 라는 문제가 남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인식할 때, 대뇌에서 나온 뉴런이 방전하고 감각경험을 한다는 것 자체를 이 글을 보는 위키니트도 그렇고 심리철학 조차도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떻게 믿음과 욕구같은 것들이 신경 세포들을 자극하는가? 라는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2 심신의 상관관계

먼저 심리철학에서 추구하는 심신 문제는 다음과 같은 것을 포함한다.

1. 심신 상관 관계는 법칙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의 신경 섬유는 법칙적인 규칙성으로 움직이는데, 심신 상관 관계가 이에 어긋날 일이 없다고 보는 것이 옳기 때문이다.
2. 사람의 두뇌 상태가 특정하게 변화(예를 들어 그 사람이 움직인다거나, 그 사람이 생각한다거나, 그 사람의 감각에 영향을 끼친다거나)되지 않는 한, 타인은 그 사람의 심적 상태를 조금도 변화시킬 수 없다.

이 부분을 상기시키고, 역사상 등장하였던, 심신 수반에 관한 다양한 논의를 살펴보자.

  • 1. 심신이원론 - 데카르트는 심신간의 상호작용이 '송과선'에서 일어난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 송과선의 운동이 마음의 의식 상태를 일으킨다고 보았다. 데카르트는 육체와 정신을 각각 '실체(substance)'로 규정했는데, 데카르트가 사용한 '실체' 라는 개념은 '다른 것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이었다. 즉, 사실상 서로 다른 두 실체가 굳이 '상호작용' 할 필요는 없다는 것. 하지만, 실제로 인간은 늘 육체와 정신이 서로 상호작용 하는 존재이다. 결론적으로, 데카르트는 1) 왜 굳이 두 서로 다른 실체가 상호작용을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지 못했고, 결정적으로, 2) 인간에게 송과선이라는 곳이 없다(...). 2)에서 결정적으로 무너져 버리는 게 데카르트의 mind-body dualism이다.
  • 2. 심신간의 "예정조화론(pre-established theory)" - 라이프니츠는 몸과 마음이 신에 의해서 미리 조화를 이루도록 맞춰져 있다고 주장하였다.
  • 3. 기회원인론(Occasionalism) - 말브랑슈 및 기회인론자들에 따르면, 심적 사건이 물리적 사건의 원인이 되는 것처럼 보이고 그 반대가 성립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착각에 지나지 않으며, 이는 이 주어주는 하나의 기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 4. 양면이론 - 스피노자는 마음과 몸은 단일한 실체의 상호 관련된 두 측면들에 지나지 않으며, 이 실체는 정신적이지도, 물리적이지도 않다고 주장하였다. 몸과 마음은 하나의 궁극적인 실체가 지닌 두 개의 구별되는 측면들이기 때문에 그것들간의 상관 관계가 관찰된다는 것이다.
  • 5. 부수 현상론(Epiphenomenalism) - 헉슬리[2]의 주장으로. 심적 사건들은 두뇌에서 진행되는 생리적인 과정의 결과이지만, 결과일 뿐, 다른 심적 사건에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말이다. 즉 신경섬유의 영향으로 팔이 올라간 것의 실제 원인은 두뇌의 사건이고, 팔을 들어올리고 싶어하는 마음은 두뇌 사건의 부수적인 현상이라는 뜻이다.
  • 6. 행동주의 - 윌리엄 제임스[3]와 J.D.왓슨이 초석을 닦은 학문으로, 심적 표현들의 의미가 단일한 사람만이 접근할 수 있는 사적인 내면의 사건과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 관한 공적으로 접근 가능하고 간주관적으로 검증 가능한 조건과 사실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한 것을 기초로 행동주의는 행동이 심성을 구성하는 것으로 본다.
  • 7. 심신 일원론 - 심적 상태 및 사건과 두뇌에서의 물리적 과정이 동일하다는 것으로, 심적 사건은 두뇌에서 일어나는 신경 과정 이외의 어떠한 것도 아니라는 주장이다.
  • 8. 기능주의(Functionalism) - 심적 상태가 매개하는 입력과 출력(감각 자극과 물리적인 행동 뿐만 아니라 다른 심적 상태들도 포함되는 것)의 관계들에 의해서 심적 상태가 규정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 9. 창발론 - 심적 사건 및 상태와 물리적 상태가 왜 상호 관련되어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창발론자들은 대답할 수 없다고 한다. 그것은 그저 맹목적인 사실이며, 더 이상 설명되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생물학적인 과정들이 일정한 수준의 복잡성에 이르게 되면,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현상(의식)이 창발하고, 이 창발된 현상은 물리적 및 생물학적 현상으로 설명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심신에 관한 논의는 데카르트이후로 지속적으로 철학자 및 심리학자들이 언급하였으며, 이들 모두가 심리철학인건 아니다. 단지 현대 심리철학에서 논의되는 주제들에 대해 거친(rough) 형태로 아이디어를 제공해 준 것이다. 심리철학은 이러한 이론들 중 위의 조건을 만족하는 것으로 각각 행동주의, 심신 일원론(물리주의) 그리고 기능주의가 해당된다.

3 관련 항목 / 도서

  • 김재권,『심리철학』, 철학과현실사, 1997.
  1. '정신적'이라는 표현은 영어에 mental에 대치되는 언어로 엄밀하게 하자면, '정신적'이라고 해도 관계는 없으나, 정신적이라는 말의 의미가 너무 다양해서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 있으므로 앞으로는 심적(心的)이라는 말로 대치한다.
  2. 토머스 헉슬리.
  3. 심리학항목에 나오는 그 사람이 맞다.
  4. 아까 위에서도 살짝 언급하였다시피, 튜링 테스트와 튜링 머신 등은 기능주의의 한 갈래인 기계기능주의에 영향을 받았고, 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