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厄
재액(災厄) ·고통 ·병고(病苦) 등을 이르는 말.
옛사람들은 모든 재액 ·질병 등이 액신(厄神), 특히 역귀(疫鬼)의 침입에 의한 것이라 믿었다. 그러므로 액을 면하거나 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액신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예방하여야 하며, 일단 병에 걸리면 침범한 액신을 퇴치시켜야 병이 낫는 것으로 믿었다. 여기에서 액을 예방하고 걸리면 그 액을 물리치기 위한 각종 주술(呪術)이 성행하게 되었다. 이것을 ‘액막이’라 한다. 유럽의 경우 액막이 주법은, 사회적 혼란이 거듭되었던 16세기에 특히 성행하였다. 병졸(兵卒)이 박쥐의 피로 쓴 부적이나 교수형(絞首刑)에 사용된 밧줄의 한 끄트러기, 염소 수염 등을 지니고 다닌 것 등은 그 두드러진 예이다. 미개민족의 사회에서 액막이는 오늘날에도 중요한 행사가 되어 있는데, 필리핀의 북부 루손섬의 가링가족(族)이 시체를 찾아 무덤가를 방황하는 시체먹이 귀신을 쫓기 위하여 오렌지 잎사귀 등을 무덤 위에 놓는 예나, 서아프리카의 베테족이 병마를 쫓기 위해 테테구바라고 하는 부적이나 주약(呪藥)을 쓰는 사례 등이다.
한국에서는 절이나 무당이 주는 부적(符籍)을 붙이거나 간직하는 방법이 일반적으로 행해지며, 그 밖에도 설날 아침에 액을 막기 위해 매鷹를 3마리 그려서 문간에 붙인다. 궁중에서는 정월 초하루에 붉은 도포와 까만 사모를 쓴 상(像)을 그려 궁전 겹대문에 붙이기도 하고, 종규(鍾馗:중국에서 마귀나 액신을 쫓는 신)가 귀신 잡는 상을 그려 붙이기도 하는데 이것은 재액과 나쁜 병을 물리치는 액막이였다. 또 입춘에 관상감(觀象監)에서는 주사(朱砂)로 벽사문(辟邪文)을 써서 대궐에 올리면 그것을 대궐 문설주에 붙였다. 단오에도 마찬가지로 부적을 써서 올리면 대궐에서는 이를 문설주에 붙여 액을 막게 하였다고 한다.
옛날에 벽사문이나 부적 등이 모두 붉은 글씨로 된 이유는 붉음은 곧 적(赤)이요, 적은 양(陽)이며 양은 음(陰)을 구축하는 주력(呪力)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동국세시기》에 보면 항간에서는 벽 위에 닭과 호랑이의 그림을 붙여 액막이를 하였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는 닭에게는 귀신을 쫓는 주력이 있고 호랑이는 백수의 왕으로 감히 잡귀가 범하지 못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 밖에 한국에는 많은 제액법(除厄法)이 있는데, 일제강점기 때 한국의 민속을 연구한 일본 학자 무라야마 도모요시村山智順는 그 방법을 세분하여 구타법(毆打法) ·경압법(驚壓法) ·화기법(火氣法) ·자상법(刺傷法) ·봉박법(封縛法) ·공물법(供物法) ·공순법(恭順法) ·주부법(呪符法) ·차력법(借力法) ·음식법 ·고묘법(顧墓法) ·오감법(五感法) ·접촉 및 차단법, 음약법 등을 들었다.
나쁜 일이 생겼을 때, 이제 앞으로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뜻으로 액땜했다고도 한다. 도박사의 오류의 일종.
2 液
액체의 줄임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