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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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원체 사진을 안 찍어서 사진 구하기가 참 힘든 뮤지션 중 하나다. 그나마 있는것도 이거 하나랑 다시 만났을때 사진 뿐.
대한민국의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급 포크 듀오. 포크 음악가 조동진의 동생 베이시스트 조동익과 기타리스트 이병우로 이뤄졌고, 1980년대 한국 대중음악의 르네상스를 상징하는 아티스트 중 하나다.
프로젝트성 그룹이어서 발매한 앨범은 2장 밖에 되지 않고 발매 당시에는 큰 이목은 없었지만[1], 어떤날만의 높은 음악성 덕분에 후에 많은 조명이 이뤄졌다. 흔히 '조용한 파장'이나 '고요한 울림'이라고 많이 표현되는 음악 스타일은 울림있는 연주와 깊은 가사가 특징으로 그들만의 서정적인 감성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두 앨범 모두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높은 순위를 올렸다. 그들의 실험 정신과 진보된 작곡 기법은 이후 1990년대를 풍미하는 웰메이드 팝의 전성기와 맞닿아 있으며, 그들의 감성은 소위 하나음악 사단이라 불리는 일군의 뮤지션들로 이어졌다. 이들이 만들어 낸 이와 같은 두 가지 큰 물결은 현재까지 전해져 한국 대중음악의 기저를 형성하고 있다.
2집 발표후 해체했으며 해체 후에는 유학과 낙향 등으로 서로 연락이 뜸해졌다가 [2] 최근에 다시 만났다고 한다.
80년대의 거장들 중 유재하와 더불어 후대의 숱한 싱어송라이터들에게 존경을 받는 '뮤지션들의 뮤지션'이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일화를 몇몇 소개한다.
- 김현철은 어떤날을 흠모하던 중 조동익과의 우연찮은 만남으로 뮤지션의 길을 걷게 되었으며, 약관의 나이로 어떤날 2집에 키보디스트로 참여했다. 그의 1집 수록곡 '형'은 조동익을 생각하며 만든 곡이다.
- 유희열 역시 사춘기 시절 어떤날에 깊은 영향을 받아 조동익의 글씨체조차 따라하려 애썼을 정도였으며, 그의 데뷔 앨범인 Toy 1집은 조동익 - 조동진의 기획사 하나음악에서 나왔다. 2014년 7집에 수록된 '우리'에는 "어떤날을 좋아해. 넌 누굴 좋아하니."라는 가사가 있는데, '어떠한 날을 좋아하니? 그리고 누구를 좋아하니?'라는 두 질문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나는 가수 어떤날을 좋아하는데 너는 어느 가수를 좋아하니?'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 모던 록 밴드 마이 앤트 메리의 3집 수록곡 '기억의 기억'에는 어떤날의 '그런 날에는'의 "햇살이 아프도록 따가운 날에는"이라는 노랫말이 들어가 있다.
2 디스코그래피
음반 | 제목 | 발매일 |
1집 | 어떤날 - 1960.1965[3] | 1986.12.10 |
2집 | 어떤날 2 | 1989.06.20 |
3 평론 발췌
이 앨범을 온전하게 글로 풀어내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나는 글의 시작부터 이러한 근본적 한계를 절감한다. 그 누가 이 앨범을 들으며 덤덤한 가슴을 유지할 수 있단 말인가? 이 무자비한 서정의 폭격을 맞고도 말이다. 훗날 한국 최고의 세션이자 편곡자, 그리고 기타리스트로 이름을 떨치게 되는 조동익과 이병우는 이렇듯 이미 이십대의 나이로 한국 음악사에 지워지지 않을 흔적을 새겨놓았다. 그들의 음악은 들국화처럼 강렬하지도 않았고 김현식처럼 불을 토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소박하고 단정하며 티끌 하나 묻어 있지 않은 순수함의 결정체와도 같은 이 앨범은, 그렇게 은근하고 조용하게 우리 시대의 작품이 되어 남았다. 전작보다 사운드가 더 매끈해졌지만 그 안의 감수성은 여전하다는 점에서 변질이 아닌 발전적 변화라고 보아야 할 것이며, 당시의 한국적 정서와는 다른 영미 팝 음악의 세련되고 도회적인 정서를 아련한 멜로디와 탁월한 편곡으로 훌륭히 재현해내었다는 점은 분명한 음악적 성취다. 이들은 결코 대단하고 거창한 것에 대해 노래하지 않았다. 이들은 바쁜 하루를 보낸 뒤 저무는 해를 바라보며 느끼는 아쉬움을 수줍게 털어놓았고, 어릴 적 몹시 추위를 타던 그 소녀와 함께 보았던 구름 사이 무지개꿈을 추억했다. 그러나 이러한 일상적이고 평범한 노래들이 모여 비범한 걸작을 이루어냈다. 앨범이 세상에 나온 지 꼬박 20년이 흘렀지만, 몸과 마음이 지쳐올 때마다 주머니 속에서 이 앨범을 꺼내보곤 한다. 어떤 날의 음악이 있기에 우리는 아직 꿈꿀 수 있다. (음악평론가 김봉현)
질적·양적으로 풍요롭던 시기에도 어떤날의 존재는 특별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세례를 받아온 포크와 퓨전 재즈, 록 등을 앨범에 고루 담아냈지만 그렇다고 딱히 어떤 장르로 나눌 수 있는 음악은 아니었다. 차라리 조금 억지스럽게 말한다면 그들의 장르는 ‘고요한 전율’이나 ‘고요한 파장’ 같은 것들이었다. 그들은 사춘기 소년 같은 감수성으로 “창밖에 빗소리에도 잠을 못 이루는 너, 그렇게 여린 가슴”이라 노래하기도 하고, “너무 아쉬워 하지마, 기억 속에 희미해진 많은 꿈”이라며 조용조용 위로해주기도 하지만, 그 조용한 소곤거림 속에는 말로는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어떤 힘같은 것들이 담겨있었다. 단순히 ‘그날’에서 이병우가 들려주는 강렬한 기타 연주 때문만이 아니라 모든 노래, 모든 소절마다에는 어떤날만이 들려줄 수 있는 울림이 있었고 그 울림은 지금껏 경험할 수 없던 그런 종류의 것이었다. ‘하늘’ ‘그날’ ‘너무 아쉬워 하지마’ 등 대부분의 노래들이 바로 그런 ‘조용한 울림’과 ‘고요한 파장’을 전해주는 노래들이다. 또한 ‘지금 그대는’과 ‘겨울하루’ 같은 소품들은 기타리스트가 아닌 보컬리스트 이병우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아름다우면서 서늘한 노래들이다. (음악평론가 김학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