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 트란셋 236편 비상착륙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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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일어나기 11일전에 찍힌 사진. 참고로 사고 당시 경미한 손상에 그쳐 수리후 현역에 복귀, 현재까지 잘 날아다니고 있다.

1 개요

2001년 8월 24일 밤 에어 트란셋 소속 A330 236편이 연료 부족으로 회항한 사태. 아래의 사건 진행과 결과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엄밀히 말해 기적은 아닌 것이 ETOPS는 폼으로 있는게 아니다(...). 근데 엔진 2개 다 나갔잖아? 항공 사고 수사대에서도 방송된 적 있었다.

2 사고 상황

에어 트란셋 소속 A330 여객기에는 306명의 승객과 12명의 승무원이 탑승해 있었고, 밤 8시 20분에 이륙해 캐나다의 토론토에서 포르투갈의 리스본까지 비행할 예정이었다. 비행 직전 연료를 주입 받고 비행에 관련된 절차는 완전하게 준비되었다.

여객기는 순조롭게 이륙한 이후 항공 혼잡 상황을 피하기 위해 약간의 항로를 수정해 남쪽으로 95km 정도 우회하였다. 뒤에 이 선택은 완벽한 선택이었음이 입증된다. 비행시간이 긴 데다가, 밤인 만큼 대부분 잠에 빠져들었고, 조종사들은 체크포인트를 지나고 계속 지났다.

컴퓨터로 조종되는 현대 여객기들도 연료 체크는 조종사들이 확인해야 되는데, 조종사들은 이것을 그저 관습적으로 처리했을 뿐이다. 5시간이 지나는 동안 별 문제는 없었다.

5시간 후에 탑재된 항공유 온도가 낮아진다는 신호가 뜨고 2번 엔진이 유압에 문제를 일으킨다. 하지만 조종사들은 전혀 겪어보지 못한 이러한 상황에 센서 오류로 판단했고, 심각하게도 이러한 상황은 매뉴얼에도 나타나지도 않았다. 조종사들은 본사에 연락하지만, 본사조차 이러한 상황에 대해 어떠한 대응책을 제시할 수 없었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서 조종사들은 센서 오류로 판단, 항공유 상황만 체크하게 된다.

20분이 지나서 또다른 경고음이 울렸다. 이번에 울린 건 오른쪽 날개에 탑재된 연료량이 부족하다는 경고음이었다. 조종사들은 연료 이동 밸브를 열어 왼쪽 날개에서 오른쪽 날개로 연료를 옮기기로 했는데, 하지만 이는 최악의 수였다.

왜냐면 2번 엔진(오른쪽)에서 연료가 새고 있었기 때문.

결국 이러한 상황을 겪지못한 조종사들은 단순한 문제로 판단했다. 설상 가상으로, 비행기에서는 연료 부족과 관련된 어떠한 경고도 없어서, 그저 보급 받는 과정에서의 문제로 여겼다.

부기장은 연료 이동 밸브를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른쪽 탱크의 연료가 늘지 않는다는 것에 주목, 연료 누출을 경고한다. 이에 기장은 승무원을 불러서 연료 누출을 육안으로 확인할 것을 지시했지만, 어두운 야간에서는 이를 확인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했다. 결국 이 연료 누출을 판단하지 못했다.

여하튼 이러한 상황에서 리스본까지 복귀하지 못 할 거라는 판단에 기장은 비행 시작 5시간 41분 만에, 가까운 포르투갈 공군의 라제스 공군 기지로 회항하기로 결정한다. 위에서 정상 항로에 비해 남쪽으로 95km 우회한 까닭에 이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풍덩 다만 이 상황에서도 관제탑에는 컴퓨터 오류로 보고한다.

회항 과정에서도 심각한 연료 소모 사태(즉 연료 누출 사태)가 발생하자, 기장은 관제탑에 연료 부족이라는 경고를 보고하면서 긴급 사태를 선언한다.

비행시작 6시간 13분. 연료 부족으로 2번 엔진 작동이 정지된다. 이때 순간 기체 내의 모든 경고음이 울리자 승객들도 당황한다. 조종석에서도, 연료 부족 경고가 울리지 않지만 콕핏 상에 나타난 연료 수치가 0를 향해 달려가자 당황해서 엔진 하나만을 작동시키며 고도를 낮춘다.

하지만 13분후에 1번 엔진조차 작동을 멈추며, 순식간에 글라이더가 되어버린다.

동력이 차단된 상황에서는 5km 마다 1000 피트씩 하강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와중에 자동으로 앞바퀴 밑의 풍력 발전기가 나와서 조종실 전력공급은 가능하게 되었다. 항공 사고 수사대에도 나오는 부분. 원리는 동력이 있을 때 유지되는 고정장치가 동력이 끊기면 풀리기 때문. 계속되는 하강으로 라제스 공군기지에 착륙할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었다. 다만 기장은 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비상 착륙을 준비한다. 이 상황에서 전력 공급이 끊기자 기압이 떨어지며 승객들은 고통에 시달렸고, 승무원들은 비상착륙을 준비해야만 했다.

라제스 공군기지는 비상 상황에 대비했고, 승무원들은 막 해가 뜨는 시점에 운 좋게도 라제스 공군 기지를 찾아냈다.

참고로, 라제스 공군기지는 포르투갈령 아조레스 제도에 위치해 있는데, 이 아조레스 제도는 하와이처럼 대서양 한가운데 둥둥 떠있는 제도이다. 망망 대해에서 근처에 정상적으로 착륙할 수 있는 섬이 있었다는 것은 기적 중의 기적.
파일:Attachment/에어 트란셋 236편 비상착륙 사건/azores.jpg

비행시작 6시 46분. 두 엔진이 모두 중지된 여객기는 착륙을 시도했고, 여객기는 타이어에 펑크가 났지만 이는 오히려 마찰력을 증대시켜 결국 착륙을 유지, 비행기를 안정적으로 착륙 시켰다. 그야말로 기적이 일어난 셈이다.

여담으로 이 비행기는 민간 항공기 사상 최장 무동력 활공 거리를 기록했다.

3 사고 이후

에어 트란셋 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기기 문제로 인한 엔진이 작동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훌륭한 대처를 통했다고 발표했지만, 원인은 따로 있었다.

문제는 착륙 직후 기술진의 조사 결과 항공기 내부에 연료가 전혀 없었고, 오른쪽인 2번 엔진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롤스로이스의 엔진을 사용하던 중 새로운 엔진으로 교체할 때, 오일 펌프가 부족하자 훨신 작은 규격인 연료 펌프로 바꾸었던 것이다. 이는 정규적인 부품 마모를 일으켰고, 이러다 비행 시점에서 부품의 마모가 심각해져 연료가 노출 된 것이다. 에어 트란셋의 정비팀은 이를 알고 교체를 결정했지만, 운영팀은 부품 교체를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하여 이를 비행시킨 것이 화근이었다.

결국 에어 트란셋은 25만 달러의 벌금을 물었는데 이는 캐나다 항공 산업에서 가장 높은 벌금이었다. 다만 조종사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한 매뉴얼이 없다는 판단하에서 가장 최적의 대처를 했다는 만큼, 최고의 조종사 상을 받았다. 이후 에어버스사는 기준 이상의 연료 소비가 있을 경우 무조건 경고음을 울리도록 매뉴얼을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