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정공서


廉政公署(림징궁취)
Independent Commission Against Corruption (ICAC)

1 개요

1974년 2월 15일 설립된 홍콩부패수사 전문기관이다. 홍콩에서는 약칭으로 廉署(궁취)라 부른다. 공무원 등 공직에 의한 비리나 부정, 민간기업의 경우는 경영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 수사 및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수사는 시민의 신고나 밀고 또는 염정공서의 재량에 따라 이루어진다.

또한 영장이 없어도 부패 혐의자의 체포가 가능하고 필요시 무기 휴대도 가능하다. 경찰의 협력없이 기소까지 가능할만큼 강력한 수사권한을 갖고 있는 기관이다.

2 역사

1950~60년대 영국 식민지 홍콩은 겉보기에는 일본과 함께 경제성장을 이루어 발전한 부유한 도시였으나 내부로는 총독부 관료부터 하급관리와 민간에 이르기까지 전부 다 썩은 최악의 부패도시였다. 소방서에선 뒷돈을 안 주면 소방호스를 안 열어주었고, 구조작업 등을 했을때 수고비를 요구하기도 했으며 병원에선 뒷돈을 찔러줘야 의사가 와서 진찰을 해줄 정도였다. 부패를 잡아야 할 경찰이나 사법부도 마찬가지로 부패했었다.

그러던 중 1973년, 영국출신의 홍콩 경찰간부인 피터 고드버(葛柏)가 당시 430만 홍콩 달러의 전횡을 저지르고 홍콩에서의 출국금지를 무시한 채 영국으로 튄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분노한 홍콩 시민들은 일제히 시위를 벌이며 영국 중앙정부와 총독부에 고드버를 당장 홍콩으로 다시 데려오라고 들고 일어났다. 결국 여론에 굴복한 영국정부는 홍콩총독 산하의 독자적인 반부패 수사기구 염정공서를 세웠다. 이후 염정공서의 서슬 시퍼런 부패단속과 지속적인 대국민 홍보로 인해 1980년이 되면 부패는 거의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그리고 부패제거와 높은 경제자유도를 토대로 홍콩은 영국병을 앓으며 지리멸렬해지는 본국 영국보다도 더 발전하게 된다.

1973 ~ 1974년을 사이에 두고 홍콩의 부패방지 3륜법과 염정공서 등 반부패와 관련된 기본적인 것들이 생겼고 이것들은 영국 식민지빨로 경제적인 번영은 누렸으나 내부는 후진적이었던 당시의 홍콩을 진정한 선진도시로 바꾸었다. 이 당시에 반부패 운동과 함께 홍콩을 청결하게 하는 클린 홍콩 운동까지 벌어졌으며 경찰의 경우 전부 다 해고하고 젊은 경찰관을 새로 채용했다. 반부패 정책에 있어서는 외국 전문가를 초빙하는 등의 노력도 벌였고 그 노력은 1980년이 되자 결실을 맺었다.

물론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소리는 아니었다. 경찰 해고건의 경우엔 경찰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고 실제로 1977년 10월 28일에 경찰관들이 염정공서 건물에 난입해 유리창을 부수고 직원에게 부상을 입히는 등의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는데, 이를 경렴충돌(警廉衝突)이라 한다. 이 후 경찰과 염정공서와의 충돌은 2002년, 2010년에도 있었다.

1977년 경렴충돌 당시의 영상. 33초부터 볼 수 있다.

당시 홍콩의 쇄신 프로젝트는 리콴유가 이끄는 신생국가 싱가포르에 영향을 주었고, 홍콩은 염정공서 출범 10년만에 최악의 부패도시에서 최고의 청렴도시로 환골탈태했다. 생각보다 부패척결이 미진한 중화민국정부는 미친듯 까였다.

3 기타

2003년 7월에 홍콩 연예계의 고위 인사들을 부정부패 혐의로 수사했지만 아무 성과도 못냈고, 2010년도엔 前 TVB 사장 스티브 찬(陳志雲)을 부정부패 혐의로 재판에 넘겼지만 2013년 무죄 선고를 받아 결과적으로 삽질이 된 흑역사가 존재한다.

2007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홍콩인의 99%가 ICAC를 신뢰한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엔 여러 삽질과 피의자 조사수법 등이 비판을 많이 받으며 인터넷 상에서는 예전만큼의 지지를 못 얻는 듯하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염정공서가 실패했다는 오해를 할만 하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홍콩은 여전히 싱가포르, 일본과 함께 아시아에서 가장 청렴한 곳이다. 고질적인 부패에 시달리는 대한민국에선 분명 홍콩의 반부패 정책을 배울 필요가 있다. 한국도 홍콩 같은 특별 부패수사기구나 미국의 FBI같은 특별수사청이 몇번 설치될 뻔했으나 검찰이 반대해서 실패해서 검찰부터 겁에 질릴 만한 뭔가가 있는 게 아닌가, 혹은 권력을 나누길 싫어하는가 하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원칙과 법리상 문제로 인한 반대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는 게 함정 물론 한국에도 부정부패 전담기구인 국민권익위원회가 있긴 하지만 강제성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한국도 부패가 심각한 문제이니만큼 똑같은 경험을 한 홍콩이나 싱가포르에게서 본받을 만한 점이 있다면 반드시 본받아야 한다.

2011년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부패인식지수에 의하면 홍콩은 12위로 싱가포르에 이어 아시아 2위를 기록했다[1] 사실 반부패 시작은 싱가포르가 1955년 탐관오리조사국을 만들면서 먼저 시작했으며 염정공서는 탐오조사국을 보고 만든 기관이다. 그래서 싱가포르가 순위가 좀 더 높은데 싱가포르는 무려 호주캐나다, 독일, 스웨덴, 덴마크, 뉴질랜드 급의 청렴도를 보인다!
  1. 같은 조사에서 한국은 43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