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혼에서 등장하는 동명의 지역을 찾아오셨다면 옥문도(은혼) 항목으로
獄門島
요코미조 세이시의 추리소설. 탐정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중 하나.
1 개요
에도 시대 삼백 년 동안 죄인들이 거주했던 이 섬에 긴다이치 코스케가 건너온 것은, 귀환선 안에서 죽은 전우 기토 치마타의 유언 때문이었다. "나는… 죽고 싶지 않아. 내가 돌아가지 않으면 세 누이동생들이 살해당할거야… 긴다이치 군, 나 대신… 나 대신 옥문도에 가 주게." 세토내해에 위치한 작은 섬에서 선주로 군림하는 기토 가를 방문한 긴다이치는 아름답지만 어딘가 심상치 않은 세 자매를 만난다. 낯설고 불쾌한 섬의 분위기, 긴다이치 코스케는 서서히 퍼져가는 살인의 조짐을 떨쳐내지 못한다. 이윽고 전우의 유언처럼, 악몽과 같은 살인사건이 하나씩 일어난다. |
무대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남방 전선에서 복무하다가 전쟁이 끝나 일본으로 귀국하게 된 긴다이치 코스케는 귀환선 안에서 전우 기토 치마타의 유언을 듣게 된다.
옥문도는 과거 해적의 근거지나 범죄인의 유배지로 쓰이던 음울한 과거가 있는 섬으로, 아직 봉건적인 질서가 상당히 남아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긴다이치 코스케는 기괴한 사건에 휘말려 들게 된다.
이 작품이 흥행/비평 양쪽으로 대성공함으로 인해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가 일본 추리문학을 대표하는 작품군으로 우뚝설 수 있었고 또한 긴다이치 코스케라는 캐릭터를 확립하는 데에도 없어서는 안되는 위치에 있어 팬들의 지지도가 무척 높다.[1] 물론 일본 본격추리소설의 명작을 거론할 때마다 항상 빼놓지 않고 거론되는 작품. 기괴하게 반복되는 음산한 동요를 모티프로 하여 폐쇄적인 외딴 마을, 비밀을 감추는 인간들, 봉건적인 인습, 시각적인 공포 등은 일본의 '본격파' 추리소설가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일반적인 추리소설과 달리 독자와 작가가 승부하는 작품이 아니라 긴다이치와 범인의 승부를 그린 작품이기 때문에 독자에게는 단편적 힌트만이 주어지므로 사실상 추리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 단편적 복선의 배치가 뛰어나 읽고난 뒤의 반전은 상당하다. 어쨌든 괜한 추리는 포기하고 긴다이치가 어떻게 범인을 잡아내는가에 촛점을 두고 편안하게 읽도록 하자.
한국에는 2005년 시공사에서 정식 발매되었다. 하이쿠 등을 소재로 한 내용이라 일본어 지식이 없을 경우 국내 독자의 이해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 소설이지만 의외로 많이 팔려서 10쇄나 찍었다. 그런데 띠지에 눈치 좋은 사람이면 알아챌 수 있는 스포일러를 써놨다. 시공사가 낸 미스테리 소설은 맨날 이런 식이다.(…)
오리하라 이치의 추리소설 도착의 귀결은 이 옥문도를 상당 부분 오마쥬한 작품이다. 국내에도 정식 발매되어 있으니 옥문도를 읽어 본 독자라면 같이 읽어봐도 좋을 것이다.
은혼에도 동일한 이름의 섬이 나오는 에피소드가 있지만 이 옥문도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오히려 알카트라즈에 비슷한 이미지.
2 등장 인물
2.1 기토 가문 인물들
- 기토 카에몬 : 기토 본가의 주인. 섬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졌기 때문에, 주민들은 그를 다이코라고 칭할 정도이다. 약 1년 전쯤 병으로 사망.
- 기토 요사마츠 : 카에몬의 아들이며 기토 치마타, 하나코, 유키에, 츠키요의 아버지. 광증이 있다.
- 기토 치마타 : 기토 본가의 후계자로 츠키요, 유키에, 하나코의 이복 오빠. 긴다이치 코스케의 전우로, 귀환선에서 병으로 사망했다.
- 기토 츠키요 : 요사마츠의 장녀. 18세
- 기토 유키에 : 요사마츠의 차녀. 17세
- 기토 하나코 : 요사마츠의 삼녀. 16세
- 기토 히토시 : 요사마츠의 조카로 치마타의 사촌. 사나에의 오빠로 치마타와 함께 징집되어 나갔다.
- 기토 사나에 : 치마타의 사촌이자 히토시의 여동생. 사실상 집안 살림은 사나에가 맡고 있다.
- 다케조 : 부모 세대부터 기토 본가와 인연이 있던 인물로, 기토 본가의 바깥일은 다케조가 맡고 있다.
- 기토 기헤에 : 기토 분가의 주인.
- 기토 시오 : 기헤에의 부인. 카에몬과 사이가 좋지 않아 자주 갈등을 일으켰다.
2.2 섬 사람들
- 료넨 스님 : 센코사의 주지 스님. 옥문도와 그 인근 섬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 아라키 마키헤이 : 섬의 촌장.
- 무라세 코안 : 의사.
- 기요오미 : 이발소 주인.
- 우카이 쇼조 : 전쟁 전에 기토 가와 인연을 맺었고, 전쟁 후에는 계모 때문에 고향을 나와 기토 분가에서 신세를 지고 있다.
- 료타쿠 : 료넨 스님의 제자. 사나에의 소꿉친구.
2.3 기타
- 긴다이치 코스케
- 시미즈 순경 : 옥문도의 순경. 긴다이치 코스케를 범인으로 의심한다.
- 이소카와 경부 : 수 년 전, 긴다이치와 함께 혼진 살인사건을 해결했던 형사. 옥문도 인근 해역에 출몰하는 해적 사건을 담당하게 되었다.
- 구보 긴조 : 긴다이치의 후원자.
3 스포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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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말한 것처럼 사실상 추리가 불가능한 이유는 무엇보다 범인을 추정하는 것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다.
일단, 범인은 료넨 스님, 아라키 촌장, 무라세 박사 이 세 명이다. 그런데 이 셋이 공모해 살인을 저질렀다기보다는 셋이서 각자의 계획에 따라 기토 하나코, 기토 유키에, 기토 츠키요를 한 명씩 각각 죽였다. 사실 이 3명은 엄밀하게 말하자면 실행범으로, 굳이 따지자면 진범에 가까운 인물은 1년 전쯤에 사망한 기토 카에몬이다. 카에몬은 싫어하는 며느리의 딸들인데다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세 손녀딸들에게 유산이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치마타와 히토시가 징집되어 나가기 전, 히토시는 돌아오는데 치마타가 돌아오지 않으면 요사마츠의 세 딸들을 죽여서 히토시에게 재산을 몰아주려고 계획했었다. 기토 치마타가 그렇게까지 살아 돌아가려고 한 것도 자신이 돌아가지 않으면 여동생들이 살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주어진 힌트라는 것도 문제였다. 위에서 말한 하이쿠라든지, 범인 중 한명이 무의식적으로 내버린 힌트 역시 일본어를 잘못 들었던 것이기 때문에, 일본어를 잘 모르면 추리가 불가능하다.
범인 3명의 범행은 카에몬이 죽기 전에 준 살인계획에 기초한 것이며, 범인 중 한명이었던 료넨 스님은 긴다이치가 명탐정임을 알아차리고는 긴다이치와 대결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카에몬의 살인계획에 대한 힌트를 긴다이치가 알 수 있도록 하이쿠로 남겨뒀다.
그런데 마지막에, 히토시의 생존 소식이 거짓이라는 게 밝혀진다.[2]
보수적인 성격의 카에몬은 치마타와 히토시 둘 다 죽을 경우 어차피 여자들만 남으니 맏손녀딸인 츠키요에게 양자를 들여 가문을 잇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즉, 치마타와 히토시 둘 다 죽었다면 범행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히토시가 죽었다는 걸 알자 아라키 촌장은 사라지고, 무라세 박사는 충격으로 미치며, 료넨 스님은 충격으로 인해 사망한다. 하기사 이들은 하지 않아도 될 살인을 저질렀으니...
결국 본가 후계자들 중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나에가 가문을 물려받게 되었다. 사나에를 마음에 둔 긴다이치 코스케가 함께 도쿄로 갈 것을 제안하였으나 끝내 제안을 거절하고 본가를 지킬 것을 결심한다.손자는 여복이 넘쳐나누만 할아버지는(...)
다 읽고 나면 애초에 세 자매를 죽일 필요까지는 없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는 한다. 이 자매들은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데다 영리하지도 못하고 재산에 큰 관심도 없었다. 또 상속을 주장할 며느리(세 손녀딸의 친모)도 이미 죽고 없었다. 하지만 일본의 전통적인 상속법에 따르면 아들, 딸에 상관없이 연장자 순으로 직계상속이 원칙이다.[3] 이에 따라서 치마타가 적장자로 상속순위가 1위이며 치마타가 죽었을 때에는 그 누이동생들이 2순위 상속자가 되는 것이다. 직계혈통인 자매들이 살아있는 한 방계혈족인 히토시에게는 상속권이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기에 히토시만 살아온 경우에는 히토시에게 상속권을 넘겨주기 위해 선순위 상속자인 세 자매를 죽이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자매들이 위에 언급한대로 정신에 문제가 있고 유산에 관해 관심이 없다면 어떻게든 구슬리거나 다른 수단을 강구할법도 한데 꼭 살인을 했어야 하는가, 하는 의구심이 남으며 미물의 생명도 아껴야 할 불제자인 료넨 스님이 세 자매가 죽이기 아까운 인물도 아니라고 거리낌없이 살인을 한 것에 반감을 느낄 수 있다.
- ↑ 긴다이치가 유일하게 여성에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 당시 일본에서는 먹고 살 길이 막막한 패잔병들이 이미 죽은 전우의 집에 가서 죽은 전우가 살아 있다는 거짓말을 하고, 기뻐하는 일가족이 환영 인사로 주는 밥을 얻어먹는 사기가 가끔 있었다고 한다. 히토시가 살아 있다는 소식을 알려준 전우는 그런 종류의 사기꾼이었다.
- ↑ 일본 역사책이나 사극등에 보면 무사 집안이나 명문가에서 딸만 있을 경우에는 그 딸에게 데릴사위를 들여와서 집안을 잇는 경우가 많은데 쇼군 계승 등의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는 이게 일본 전통의 상속원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