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슬기

(올갱이에서 넘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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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족목 다슬기과에 속하는 연체동물. 달팽이와는 달리 암수 구분이 있다. 하지만 달팽이와는 아강 수준에서 달라서 친척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바위가 많은 강의 돌틈 같은 데를 뒤지면 찾아볼 수 있으나, 농약과 수질오염 등으로 개체수는 꽤 줄었다고 한다. 물환경 정보시스템에서 볼 수 있는 하천 생활환경기준에 따르면 다슬기는 좋음~보통수준의 수질에서 생활하는데, 이는 매우좋음 바로 다음인 좋음, 약간좋음, 보통(1b, 2, 3급)수준이다.

관상용이나 물이끼를 없애기 위하여 어항이나 수족관에 넣어 기르기도 한다. 왜냐하면 물이끼(algae)를 다슬기가 먹기 때문이다. 크기는 약 2~3cm로 자그마한 녀석이 벽을 꼬물꼬물 기어올라가는 모습이 귀엽다.

보통 유리판이 딸린 플라스틱 수경을 이용해 강 바닥에서 돌 틈을 뒤져 가며 잡지만, 전문적으로 어업을 하는 경우에는 한밤중에 강 바닥을 배에 달린 그물로 훑어 돌 위로 올라오는 다슬기를 낚아채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런 방법을 쓸 경우 강 바닥의 다슬기 씨를 말려버릴 수 있으므로 국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실제로 다슬기가 건강식으로 알려진 이후 해마다 전문 장비들[1]을 동원해서 다슬기를 마구잡이로 쓸어가는 불법 채취꾼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고 그 숫자도 늘어나면 늘었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당국과 지역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2].

다슬기는 흔히 식용되지만 기생충의 일종인 폐디스토마의 중간숙주이므로 날것으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식감은 조그만 고무조각처럼 말랑쫄깃하고, 맛은 고소하며 끝맛이 약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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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혔을때 비취 같은 녹색이기 때문에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좀 그로테스크하다.

다슬기는 경남에서는 고둥, 경북에서는 고디, 골뱅이, 골부리[3], 전라도에서는 대사리, 대수리[4], 강원도에서는 꼴팽이 등으로 불리는데 중부 지방, 그 중에서도 해산물을 접할 기회가 낮은 내륙(≒충청북도, 영서)에서는 '올뱅이(충주 등 동쪽지방)', 혹은 '올갱이(청주 등 서쪽지방)'라고 부르며 된장을 풀어 향토 음식인 올갱이국[5]을 끓여먹는다. 다슬기를 도슬비라고 하기도 한다.

괴산시는 올갱이국 거리가 있을 만큼 유명하며, 영동군, 보은군, 영월군 등 산 많고 계곡 많고 교통조건은 더러운(…) 지역에서 많이 먹는다. 물론 가장 가까운 도시권인 청주시대전광역시에서도 어렵잖게 먹을 수 있다. 경상도쪽에서도 비교적 즐기는 음식 중 하나다. 경상도쪽에서는 다슬기를 '고디', '고동'으로 부르며, 따라서 '다슬기국'도 '고디국', '고동국'으로 통하고 있다. 다만 다른 지역에서는 다슬기 해장국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일반인도 계곡에 가면 맨손으로도 봉투 가득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채취가 쉬워서 재료는 싼편이지만 다슬기 해장국의 가격은 꽤 센 편인데, 하나하나 일일히 수작업으로 껍질에서 꺼내야 하기 때문.

된장 푼 물에 삶아서 길거리에서 팔기도 한다. 흔하진 않지만 시골 장터나 행사를 가면 번데기와 더불어 항상 보이는 길거리 음식. 아무래도 번데기보다 거부감이 덜하고 이쑤시개로 하나씩 빼먹는 재미가 있기 때문에 인기가 좋다.

생태계에서는 달팽이, 물달팽이와 함께 반딧불이 유충의 먹이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반딧불이 성충은 하루살이처럼 구강이 퇴화되어 수분만 섭취하므로 유충때에나 육식을 한다. 구강이 퇴화되지 않는 종 역시 성충이 되면 물 속에서는 살 수 없다.

여담이지만 옛 어른들 말씀으로 다슬기 많은 곳에는 수영이나 잠수를 조심하라고 했다. 그 이유가 다슬기는 수심이 깊은 계곡에서도 서식하는데, 이 다슬기를 잡는 일이 산에서 밤 줍는 것만큼이나 재미가 쏠쏠해서 별다른 장비없이 물에 들어갔다가 수심이 갑자기 깊어지는 곳에서 익사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슬기는 수심이 깊은 곳에서는 유독 알이 크고 아름답기에 은근히 승부욕(?)을 자극하는게 있다. 그럼에도 매년 여름마다 다슬기를 채취하려다가 익사하는 사람들의 사례가 빈번하게 보도된다.

다른 한편으로, 다슬기가 많이 산다는 것은 다슬기의 주식인 물이끼가 바위에 왕성하게 자란다는 것인데, 이런 바위들은 미끄러워 조금만 부주의해도 크게 다칠 수 있다. 실제로 물이끼 때문에 미끄러져 다치는 것은 여름철 피서지에서 매우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고 중 하나다.

일설에 의하면 다슬기는 강에서 죽은 물고기 시체를 뜯어먹는다는데 심지어 익사체까지 먹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르신들에 의하면 강바닥에 빠져 죽은 익사체를 끌어올렸는데 시신의 눈, 코, 귀 등 얼굴의 구멍에 다슬기가 빼곡하게 들어 차 있었다는 그로테스크한 이야기도 있다.[6][7]

다수의 다슬기 종은 주변 환경이 영 좋지 않게 변하면 수면에 매달려서 이동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는 흡착판과 점액을 이용한 것이다.
  1. 잠수복, 산소통, 어망, 갈퀴 등
  2. 전문 채취꾼들도 문제지만 물놀이를 하러 온 일부 외지인들도 다슬기를 마구잡이로 긁어가는 일이 잦아서 주민들과 마찰을 빚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3. 아마도 고둥과 같은 어원에서 온 듯하다.
  4. 다슬기의 방언으로, 대수리 고둥과 구분된다.
  5. 표준어는 '다슬기국'이지만 유독 이 음식은 올갱이국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6. 실제로 물 속에서 동물이 죽으면 가장 먼저 뜯어먹으러 오는게 게와 고둥류 라고 한다. 시간이 좀 지난 익사체를 건졌을 때 시신 군데군데에 갑각류와 고둥이 붙어있었다는 보고도 많다.
  7. 비슷한 얘기로 고사나 굿을 자주 지내는 하천가(이를테면 물이 급하게 도는 곳 = 익사 사고 빈발 지점)에서 고사를 지낸 뒤에 처치 곤란한 돼지머리를 그냥 강에 버리기도 했는데 이게 어찌어찌해서 다슬기가 잔뜩 붙은 채로 물놀이하던 어린이들에게 발견되서 엄청난 트라우마를 남기기도 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