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새

Le Roi et L'oiseau
- 영어제목 : The King and the Mocking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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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에 만들어진 프랑스 애니메이션. 감독은 폴 그리모(Paul Grimault). 1952년판은 63분. 1980년 개정판은 87분.

1 개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원작동화인 '양치기소녀와 굴뚝청소부'를 거의 뜯어고치면서 새롭게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하지만 작품이 가진 풍자적 요소와 비상업적인 면으로 외면당해 제작비 부족으로 후반부가 흐지부지 만들어진 탓에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감독인 폴 그리모는 제작사에게 해고당해서 이 애니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걸 평생의 한으로 여겼다.

당시 애니메이션으로 드물게 1952년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특별상을 차지했음에도 흥행은 참패했고 오랫동안 묻혀지다가 그리모는 이 작품을 판권을 되찾고자 오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다가 1976년에서야 겨우 판권을 찾은 그리모에게 일본 및 소련에서 제작투자가 왔으나 그는 해외에서 만들자면 제대로 만들기 어렵다고 거부해 제작 투자자를 찾아 다시 여러 노력을 기울여야 했고 프랑스 국립애니메이션 센터와 수익을 나누는 조건으로 겨우 투자를 받아 제작에 들어가 1980년에서야 후반부에 25분 가까운 새로운 장면을 만들며 완벽판으로 추가해 만들게 되었다.

2 줄거리

땅은 넓은 타키카르디아 왕국이란 나라가 있다. 이 나라를 지배하고 있는 왕은 샤를르 5+3=8+8=16세라는 괴상한 이름을 가진 사팔뜨기 눈을 가진 왕인데 눈이 사팔뜨기라서 모든 사물을 제대로 보지 못한 그는 마음조차 삐뚤어진 폭군이고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단추를 눌러 모두 지하로 떨어뜨려버리는 짓을 일삼는다. 왕은 백성들을 혐오하고, 백성들 또한 이런 왕을 싫어하지만 미로와 같은 거대한 성에서만 살아가고 막강한 군대와 같이 거대한 로봇까지 있는 왕의 무력 앞에 백성들은 신음하면서도 저항하질 못한다.

사냥을 좋아하지만 사팔뜨기인 덕에 모조리 빗나가거늘 그때마다 옆에 있는 신하들은, 마치 사장님과 골프를 치는 사원들 마냥 나이스를 외치며 연신 박수를 쳐대며 알랑방귀를 낄 뿐.그런 어느날, 한 화가가 왕을 모델로 초상화를 그리다가 괴이한 일이 벌어지는데...

그리고 왕은 순진무구한 양치기 소녀에게 반해 강제로 청혼을 한다. 소녀는 기겁하며 달아나지만 왕의 신하들인 비밀요원들에게 납치당하고 그 소녀랑 사랑하던 사이이던 굴뚝 청소부가 그녀를 구하려 드는데...

3 일본애니에 끼친 영향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이 이 애니를 리메이크했다고 봐야할 정도로 설정이나 디자인 상당수가 굉징히 비슷하다. 왕의 거대한 성 디자인이라든지 줄거리 여기저기에 나오는 구성이나 상당수가 나쁜 말로는 표절급일 정도로 똑같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오마쥬라고 이를 밝히고 있지만. 미야자키 빠인 황의웅이 쓴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렇게 창작한다>에서조차 장면캡쳐까지 하며 하나하나 견주면서 이 애니랑 칼리오스트로 성을 이야기할 정도로 너무나도 똑같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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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나온 로봇 손가락을 보면 알겠지만 미래소년 코난에 나온 로보로이드를 비롯하여 미야자키 애니에 나오는 로봇들이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이 애니는 일본 애니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게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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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세계 최초로 사람이 조종하는 거대 로봇이 나온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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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평가

게다가 단순한 모험 애니메이션이 아닌 엄청난 사회풍자적 요소가 가득하다. 폭군 앞에 신음하는 백성들. 거대 로봇이 의외로 지성을 갖추고 있고 마지막에 이 로봇이 곰곰히 생각하면서 왜 나는 폭군이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저 따르기만 했지? 깨닫고 마지막에 전설적인 그 장면을 보여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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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엔딩 장면은 애니 역사상 최고 명장면이라고 부를 정도로 유명하다.

5 그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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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는 60년대에 <사팔의 폭군>이란 제목으로 소리소문없이 개봉한 바 있지만 대관절 언제 개봉했는지 모르는데 그저 31일에 개봉했다는 당시 신문광고만 있을 뿐이다. 관객집계 기록조차 없다. 박통 집권기에 저런 애니메이션이 들어온 게 용하다. 그러다가 2006년에는 <고양시 국제 어린이 영화제> 개막작으로 고화질 개정판이 상영했을 뿐이다.

일본에서는 워낙 전설이 된 작품이라 2003년 고화질 개정판이 나올 당시, 미야자키 하야오나 타카하타 이사오가 자원봉사를 해가면서 이 작품 작업에 참여했을 정도이다. 당연히 DVD나 블루레이는 나온지 꽤 됐지만... 한국에서는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