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유자

1 개요

乙酉字. 조선 세조 11년, 1465년에 정난종의 글씨를 토대로 만든 금속활자.

2 내용

1465년에 조맹부체의 대가이자 당대 대표적인 명필 중 한명으로 꼽히던 정난종의 글씨를 바탕으로 하여 주조한 금속활자로, 원각경원각경언해를 찍어내는데 처음으로 사용하였다. 이때 한글 언해본을 찍어내기 위해 한글활자도 함께 주조하였는데 한글활자 부본은 "을유한글자"라 부른다.

이후 구결원각경, 육경합부, 보현행원품, 문한류선대성, 관세음보살예문, 벽암록, 병장설, 당서 등의 책을 찍을 때 사용했으며 이후 성종 15년, 1484년까지 사용하다 을유자를 녹여 갑진자로 새로 주조하였다.

을유자의 가장 큰 특징은 세조시기에 전국으로 배포되던 불교 경전을 제작하고 찍어낼 때 전용으로 사용한 활자라는 것이다. 이는 세조가 즉위 후 얼마되지 않아 벌어진 의경세자의 죽음에 의한 정신적 충격과 이런 장남의 죽음이 단종현덕왕후의 원혼과 저주에 의한 것이라는 세간의 소문에 자신도 점차 혹하게 된 점, 그리고 말년에 등창과 부스럼병을 얻어 고통받으며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죄업에 의한 것이라 여기고 과거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광적으로 불교신앙에 집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을유자로 찍어내어 인출한 책이 대부분 불교 관련 서적이었기 때문에 이미 세조 때부터 강골 성향의 성리학자들과 많은 갈등을 일으켰다. 때문에 세조 사후 을유자는 녹아 사라지게 된다. 다만 을유자는 굳이 종교 관련 문제가 아니더라도 활자체가 단정하고 고르지 못하였기 때문에 후기에는 책의 품질을 생각해서라도 인쇄를 꺼리는 경향이 있었다고 한다.

3 기타

2015년 2월에 호림박물관에서 조선활자 특별전을 열었을 때 나온 적이 있었다.네이버 블로그

을유자로 찍어낸 대표적인 책인 원각경언해가 현재 대한민국 보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2015년 10월에는 성종 때 을유자로 찍어낸 "신묘삼월 문무과전시방목"이 대한민국 보물 제1884호로 지정되었다.네이버 뉴스 1, 네이버 뉴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