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 평역 수호지

이문열이 평역한 수호지. 시내암 판본을 평역하였다. 출판사는 민음사.

초회판의 1권의 책머리에는 대략 수호지의 판본 중에는 여러 종류가 있고 그 중에는 양산박의 영웅들이 조정에 귀순해서 충신으로 죽는 내용도 있다는 설명을 하면서 108영웅이 모이는 내용까지로도 충분하다고 본다, 라는 말과 함께 도적은 도적다워야 한다 라고 써 놓았고 6권으로 완결이었는데(이판은 70회 김성탄본이다.), 곧 조정에 귀순하는 과정과 그 이후의 이야기(120회 양정견본)를 다루어서 7~10권이 나왔다. 그리고 10권의 뒤에는 진침의 수호후전 줄거리(...라고 하기에는 긴)와 양산박 기행문을 추가했다. 어른의 사정인가...?[1]

이문열 평역 삼국지와는 달리 이야기를 하던 도중에 등장 인물에 대한 평가를 내리거나 하진 않는다.[2] 하지만 여러 대목에서 이야기의 변형이 가해졌기 때문에 번역이 아닌 평역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왔다. 이문열은 2011년에 개정판을 내면서 그 자잘한 번안들을 원본에 맞게 고칠 것인지 유지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하다가 자신의 판본이 지닌 고유성으로 여기기로 하고 고치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거의 모든 수호지 번역본과 마찬가지로 송강의 반역시를 제외한 원작의 시(詩)와 사(詞)가 대부분 삭제되어 있어 작품 특유의 맛을 느끼기는 어렵다.

수호후전 줄거리 요약은 수호후전이 제대로 번역되지 않은 국내의 실정에서 매우 유용하기는 하지만[3] 군데군데 오류가 많다. 몇 가지 예를 들면, 황신으로 변장한 사람이 장경인데 호성으로 나오고, 고원을 죽인 사람이 이응인데 호연작으로 나오고, 결말에 모든 호걸이 결혼했다고 나오지만 공손승, 주무, 번서, 예운은 결혼하지 않는 등등.
  1. 개정판에는 "독자의 성원에 못 이겨" 후편을 내놓았노라고 밝혔다.
  2. 그러나 채경의 생일 선물 탈취 사건에서 모의 과정 중에 조개 일행에 대한 평가가 짤막하게 나온다.
  3. 팔봉 김기진의 번역본에 수호후전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다. 김기진이 참고한 번역본이 120회본에 수호후전을 합친 164회본이었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