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토머스 앤더슨의 2014년 영화. 소설, 제49호 품목의 경매로 잘 알려진 토머스 핀천의 원작 소설을 영화로 각색한 작품이다. 핀천 소설들은 그 길이와 난해함으로 제대로 영화화된적이 없는데 핀천 소설 최초로 영화화된 작품이다. [1] 주연 배우는 《마스터》에서 같이 호흡을 맞춘 바 있는 호아킨 피닉스. 그외에도 조시 브롤린, 리스 위더스푼, 에릭 로버츠같은 조연들이 대거 등장한다.
플롯과 전체적인 작품의 성격은 챈들러 이후로 정착된 하드보일드 추리소설과 필름 누아르의 성격을 따르는 다소 평이한 작품같지만, 히피 문화가 시들어가던 1970년이라는 배경 [2], 원작자 핀천의 난해한 스타일, 그리고 원작을 충실히 재현하기 위해 사용된 앤더슨의 연출이 어우러져 상당히 독특한 작품이 되었다.
작품의 도입부는 궁지에 빠진 신비스러운 미인 의뢰인과 그녀의 전남친 사립탐정이라는 아주 익숙한 구도로 이루어져 있지만, 점점 이야기가 흘러가면 흘러갈수록 누아르적인 똥폼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되려 그 당시의 시대상을 독특한 감각으로 재구성하여, 관객마저도 주인공처럼 약을 빤 것 같은 기분으로 젖어들어가게 만드는 한편, 챈들러 스타일의 배배꼬인 플롯으로 보는 사람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든다.
그외에도 관객들의 예상을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깨부셔버리는 진상들, 핀천의 작품 스타일이 그대로 묻어나는 각종 음모론들, 분명 선정적인데 선정적으로 보이지 않는 각종 신들 때문에 보고나면 문자 그대로 벙찌게 되버린다.
여러모로, 그냥 즐겁게 스트레스 풀려고 들어온 관객들 취향에는 전혀 들어맞지않는 별미같은 영화. 감독의 스타일 자체가 일반적인 대중성 따위는 별로 의식하지 않고, 자기가 찍고 싶은 영화를 찍는 감독이긴 하지만, 이 작품은 특히 원작에 대한 애착이 있는 소설 독자, 필름 누아르에 관심이 있는 영화팬, 그냥 PTA 팬과 같이 취향이 뚜렷한 사람들만을 위한 영화가 되어버렸다.
그 결과 이 감독의 작품들 중에서도 흥행성적은 최악 수준.. 제작비 2000만 달러의 절반인 1000만 달러 정도밖에 안되는 성적을 거뒀다. 한국에서도 개봉 예정이였다가 곧바로 DVD/다운로드 직행. 폭망한 흥행과 달리 평이 그렇게 좋냐면 하면, 그것도 아니다. 로튼 토마토는 7.3, imdb는 6.7, 메타크리틱 8.1. 걸작이라고 하는 평론가도 있고, 졸작이라 하는 평론가가 있다.
듀나도 영화화되기 어렵다는 원작의 스타일을 영화로서 아주 잘 재현했다며 칭찬했다. 그외에도 여전히 좋은 배우들의 연기와 그들이 만들어내는 예술적인 장면, 음악 등도 인상 깊은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