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떼기

1 개요

그림 실력을 늘리기 위해 잡지에 있는 그림이나 사진을 무작정 베끼는 것.

잡지 한권을 끝까지 그린다는 뜻으로 시작된 단어이다. 일반적인 패션잡지는 보통 수백 페이지가 광고로 가득 차 있으므로, "xx일 내에 끝내야지!" 하는 식으로 기한을 정하고 시작해버리면 그야말로 고난의 행군이 된다(...).

2 하는 법

잡지떼기를 하는 법은 간단하다. 아무 잡지나 하나 챙겨와서 아무 페이지나 펼친다. 그리고 대충 낙서처럼 휘갈기든, 크로키를 하든, 디테일까지 살리면서 마구 파든간에 일단 그리기만 하면 된다. 대신 이렇게 하면 그림이 늘 사람만 는다. 안 느는 사람은 딱 그 선이 적정선이라 생각하고 다른 방법을 연구해보도록 하자. 전문적인 영역을 몸이나 손이 숙지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잡지를 하나 완주해도 그 이상 실력 상승이 이루어지지 않는 사람이 종종 있다. 어쨌거나 작품이 아니므로 잡지떼기를 하면서 그린 그림에 열폭할 필요는 없다. 그저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며 그리면 된다.

3 기타

모작과는 비슷하나 뉘앙스가 좀 다르다. 모작이 베껴 그리는 하나의 그림(이든 사진이든)에 집중하는 것이라면, 잡지떼기는 많은 양을 베껴 그린다는 사실에 중점을 둔다. 하지만 이는 사소한 뉘앙스의 차이라 하겠다. 크게 분류하면 모작에 속하는 것은 맞다.

트레이스와는 또 다르다. 트레이스는 눈대중으로 얼추 비슷하게 그리는게 아니라 아예 원본 위에 새 종이를 덮고서 선을 따는 것. 반면 잡지떼기 같은 경우 일종의 모작을 좀 많이 하는 경우이다.

원래는 은어중 하나였으나 석정현이 언급한 이후로 그림쟁이 사이에서 엄청나게 퍼진 용어다. 그러나 석정현이 먼저 사용한 단어는 아니고, 미술학원가에서는 흔히 사용되고 있었다. 어찌되었건 그림을 안 그리는 사람은 열에 아홉은 모른다.

잡지떼기를 너무 많이 하면 사람을 그릴 때 서양인의 구조가 된다....는데, 이건 패션잡지 모델들이 대개 서양인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잡지떼기는 눈으로 보기엔 이상적 신체를 그리는 것에 도움이 된다. 참고로 북한에서는 돼정은동양인의 구조 중심으로 연습한다고 한다. 어떤 것을 그릴지는 알아서 하자. 국내 모델 위주로 화보를 구성하는 룩띠끄같은 잡지도 있다.

이따금 '그림 실력을 평가받고 싶어서 방사에 그림을 올렸는데, 모두 한다는 소리가 "잡지떼기하세요"뿐이다.' 라면서 방사에 대해 별로 좋지 않은 인상이 생겼다고 하는 그림쟁이들이 있는데, 사실 잡지떼기를 많이 하라는 말은 "당신은 인체 드로잉의 기초가 아직 안되어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잡지떼기를 하면 인체 드로잉의 기초가 느냐면 그것도 아니다.(...) 못그리는 사람은 자기가 왜 못그리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때 잡지때기 해봐야 그냥 못그린 그림만 여러개가 탄생할 뿐... 의미가 없다. 자기 그림이 왜 어색한지 판별 가능한 수준이 아니고선 큰 도움이 안된다. 늘 사람만 는다는 것도 그런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