쟈니 잉글리쉬

Johnny English
미스터 빈으로 유명한 로완 앳킨슨이 주연한 코메디 영화. 2003년작 피터 호윗 감독. 위 문구의 원본은 "He knows no fear. He knows no danger. He knows nothing.(...)"


영국 정보부 MI7[1] 요원 쟈니 잉글리쉬(로완 앳킨슨)은 기관 최고의 요원 '에이전트 원'을 동경하고 있다. 그런데 에이전트 원이 임무 도중 사망하고, 설상가상 장례식장에서 폭탄이 터져 우수한 에이전트들이 몰살당하는 사태가[2] 벌어진다(...). 에이전트 원은 사망 직전 크라운 주얼(Crown Jewels; 왕관과 홀 외 왕권을 상징하는 각종 장신구. 쉽게 말하자면 왕이 착용하는 셋트 아이템)을 탈취하려는 음모를 파헤치고 있었는데, 결국 이 임무는 유일하게 살아남은 쟈니 잉글리쉬가 맡게 되는데...

영화의 원안은 90년대 로완 앳킨슨이 찍었던 바클레이 카드(Barclaycard) 광고들이다. 이 광고에서 로완 앳킨슨은 '잘난 척하지만 알고보면 순 허당인 MI7의 요원 리차드 라탐'을 연기한다. 영화에 등장한 보우 요원은 배우만 다를 뿐 광고에 그대로 나온다. 이름도 같은 보우. 로완 앳킨슨이 어리버리한 보우에게 잘난 척하지만 바보짓으로 망신살이 뻗치는 패턴은 영화나 광고나 똑같다.



바클레이 카드 광고 중 한편. 마취총 볼펜이나 전신마비 아이디어는 영화에 다시 한번 써먹는다.

코미디 영화로서 호불호가 심하게 갈린다. 모르는 사람은 간첩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유명한 007 영화 쟝르를 패러디 대상으로 삼은 데다가 주연이 전국구 몸개그 로완 앳킨슨이라면 당연히 결과물에 대한 기대치가 높을 수밖에 없는데, 막상 보고나면 뜨끈미지근하다. 워낙 미스터 빈 때문에 로완 앳킨슨 이미지가 슬랩스틱 배우로 굳었는데, 사실 미스터 빈 이전에 영국에서 인기를 얻은 코메디 작품들에선 정극 연기를 했다. 로완 앳킨슨이 몸개그 뿐만 아니라 대사를 읊는 광경을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긴 하겠지만, 심하게 말하자면 1분짜리 CF를 한시간 반짜리 영화로 잡아늘인 것이라 아무래도 코메디와 코메디 사이사이 스토리가 늘어진다. 더구나 악역 파스칼 소바쥬 역을 맡은 배우가 존 말코비치라 영화팬에겐 '배우 낭비'라며 까이기도 했다(...).

반면 TV던 영화던 미스터 빈 하는 짓이 뻔하지 뭐, 포기하면 편해하고 머리를 비우고 본다면 웃길 대목에서 확실히 웃겨준다. 유명한 영화를 패러디한 코메디 영화는 공통적으로 한가지 약점을 갖고 있다. 원작을 모르는 관객이라면 재미가 반감하거나 심지어 웃긴 대목을 아예 모르는 경우마저 생기는데(...) 쟈니 잉글리쉬는 이런 염려가 없다. 형식은 007 영화를 비튼 것이지만, 사실상 원작에 어떤 유명한 장면이나 캐릭터가 있던 말던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다. '닥치고 007이 미스터 빈'이란 느낌으로 로완 앳킨슨의 캐릭터를 묘사한다. 때문에 '007 영화에선 이렇게 했는데 패러디니까 저렇게 비틀었다'는 전개는 없고, 그냥 스파이가 된 미스터 빈이 온갖 몸개그를 펼친다. 대표적인 장면이 앞서 언급한 전신마비 몸개그. 그밖에 회전초밥집이나 묘지에서 벌이는 몸개그를 보면 과연 로완 앳킨슨!이란 찬탄이 절로 나올 정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딱 기대한 만큼만 웃기는 영화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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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맨 앞에 낮잠자면서 꿈꾸는 장면이 나오는데, 꿈에서 나오는 알렉산드라 백작부인(Countess Alexandra) 역을 맡은 tasha de vasconcelos라는 여배우는 유럽 연합 대사를 맡기도 했다.

2011년 11월, 8년만에(...) 속편이 개봉했다.

여담으로, 일본어판 더빙에서는 탤런트 야마구치 토모미츠[3]가 쟈니 잉글리시를 담당했다.

OST는 각종 국내 예능에서 엄청 자주 틀어준 편이다. 그 외에 실험실(로 착각한 병원)장면의 음악은 스펀지에서 쓰기도 했다.

  1. 007의 MI6를 패러디한 것.
  2. 물론 웃기라고 한 설정이지만, 에이전트 원의 죽음이나 장례식장 폭탄 테러 모두 쟈니 잉글리쉬의 실책이었다.
  3. 가면라이더 가이무DJ 사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