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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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듀이(John Dewey, 1859년 10월 20일 ~ 1952년 6월 1일)

1 소개

미국철학자이자 교육학자. 미네소타·미시간·시카고·컬럼비아 각 대학에서 교수를 역임하였고 '전국교육협회' 명예회장을 지냈다. 근대 교육이론계의 끝판왕. 종래의 교사 중심적이고 교과 중심적인 교육이론을, 학습자를 중심으로 바꾼 '교육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이끌었다. 학습자의 상황과 사회적 맥락을 생각하지 않고 정제된 지식을 단순히 주입시키는 것을 죽은 교육으로 비판하였으며, 교육은 실제 생활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사회 생활에 도움이 되어야 함을 주장하였다. 이러한 그의 주장은 프래그머티즘으로 대변된다. 그는 93세까지 살면서 엄청난 양의 저술과 사회 활동을 이룩했으며, 미국의 진보주의 교육운동을 이론적으로 주도하였다.

2 생애

미국의 민주주의 철학자이자 교육학자인 존 듀이(1859 ~ 1952)는 1859년 미국 버몬트 주에서 태어났으며, 버몬트 대학을 졸업하고 존스홉킨스 대학교의 철학 대학원을 수료하였다. 그는 그리스철학, 독일철학, 특히 그 중에서도 헤겔 철학을 공부하였고, 퍼어스, 제임스의 사상을 계승하여 미국의 독특한 사상인 프래그머티즘을 발전시켰다. 모리스의 도움으로 미시간 대학교에 교수진으로 임용되면서 많은 논문과 저서들을 남겼으며, 이후 1894년 시카고 대학으로 자리를 옮겨 자신의 지식에 대한 경험주의적 신념과 학교 제도에 대한 실험주의적 주장을 펼치게 된다. 이후 듀이는 철학 교수이자 철학, 심리학, 교육학 연구소의 장으로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게 되는데 또한 대학 실험학교를 설립한 것이 유명하다. 흔히 '듀이 스쿨'로 불렸던 실험학교는 대학으로부터의 원조도 약간 있었으나 그보다는 후원자와 친구들의 지원 하에 7년 반 동안 계속되었다. 이 학교의 지도를 통해서 얻은 경험은 그 후 듀이의 여러 저작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는 93세까지 살면서 40여권의 저서와 700여 편의 논문을 저술하면서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현대철학과 교육학 특히 교육철학 분야에서 가장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중의 하나로 꼽힌다.

주요 저서로는 『학교와 사회』, 『민주주의와 교육』, 『경험으로서의 예술』, 『경험과 교육』, 『논리학 탐구의 이론』등이 있다.

3 사상의 형성 배경

듀이는 비교적 만년(71세)에 쓴 자서전적 논문인 ‘From Absolutism to Experimentalism’에서 젊은 시절 자신에게 영향을 준 주요 사상적 배경 요인으로서 헤겔(Hegel)과 다윈(Darwin), 그리고 찰스 퍼어스(C. S. Peirce)와 윌리엄 제임스(W. James)를 들고 있다. 논문에서 절대주의가 헤겔을 가리킨다면, 실험주의는 퍼어스와 제임스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버몬트 대학을 다니던 듀이는 세계의 상호 통합성에 대한 열망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대학 3학년 때 헉슬리가 쓴 『생리학 교본』을 공부하면서부터 이 세계가 마치 인체의 유기적 속성과 마찬가지로 무엇인가 상호의존적으로 관련되어 있다는 통일성의 느낌을 받았다. 이러한 학문적 문제의식 하에서 듀이는 우선 헤겔의 변증법적 사고로부터 관념과 사고의 역동적 발전 과정을 배우게 된다. 관념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관념의 연합 과정을 거쳐 변화, 발전하게 된다. 헤겔의 철학은 듀이로 하여금 이 세계를 분리된 것으로 보는 이원론(Dualism)에서 벗어나 통합과 조화의 가능성을 자각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헤겔의 철학은 듀이를 묶어 두기에는 지나치게 추상적이며 전체주의적이었다. 왜냐하면, 헤겔에 있어서는 관념의 발전 운동을 정지시키는 절대정신(Absolute Spirit)이라는 궁극적인 목적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었다.

듀이는 존스 홉킨스 대학원 졸업 이후 30대에 접어들어 헤겔의 영향으로부터 서서히 벗어나게 되었고, 절대정신이라는 장벽을 다윈의 생물학적 진화론의 논리로부터 분쇄하게 된다. 다윈의 진화론에서는 고정 불변의 목적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유기체와 환경 간의 끊임없는 생물학적 상호작용만이 존재할 뿐이다. 다윈은 생명체의 현상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이 어떤 고정된 목적이나 궁극적인 원인을 가정하지 않는다. 생명체는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끊임없이 적응하고 변화해 가는 존재일 뿐이다. 다윈의 진화론은 듀이로 하여금 그의 지식론에 있어서 경험중심적, 자연주의적 견해를 가지게 하였다. 요컨대, 듀이는 다윈이 말한 유기체의 환경에 대한 상호작용을 인간 마음의 계속적 발달이나 사회의 점진적 개혁에 적용하였으며, 이를 통해 헤겔의 절대정신이라는 궁극적 관념의 벽을 분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듀이에 있어서 적응이라는 것은 생물학적 적자생존의 논리가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영향을 받는 동시에 환경에 능동적으로 영향을 가하는 상호작용적 맥락에 입각해 있다는 것이다. 듀이에 있어 인간과 환경은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어 양쪽이 모두 변화하는 교호작용(trans-action)을 하고 있는 셈이다.

듀이 사상에 핵심적 영향을 준 또 다른 요인으로 빠뜨릴 수 없는 것이 퍼어스와 제임스의 프래그머티즘이다. 퍼어스의 유명한 말, 즉 “어떤 대상에서 일어난 결과가 그 대상에 대해 우리가 가지는 관념의 전부이다”에서 드러나듯이, 그에 의하면 어떤 관념이 갖는 의미의 명료성은 그 관념의 실제적 효과나 결과 또는 그런 결과가 일어날 가능성을 의식하는 데에 있다. 물론, 퍼어스와 제임스는 진리의 대상을 규정하는 데에 다소간의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관념의 타당성을 입증하는 실험적 측면을 부각시켰다는 것은 동일하다. 퍼어스와 제임스의 프래그머티즘은, 듀이에게 있어 고정불변의 진리를 거부하고, 지식과 행위, 예견된 결과(end-in-view)와 실험적 검증을 상호 관련시키는 그의 반성적 사고의 지식론으로 발전되었다. 요컨대, 듀이의 반이원론적(anti-dualism) 세계관에는 이들의 사상적 영향이 투영되어 있으며, 듀이는 그런 통합적 인식의 기초 위에서 서양사상의 전통인 독립자로서의 마음 개념을 비판하고 상호 관계적 마음의 이론을 발전시켰다고 볼 수 있다. 듀이가 능동과 수동, 1차적 경험과 2차적 경험을 상호 결합시키는 그의 독특한 경험 개념을 제안한 것, 그리고 전통교육과 진보교육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을 지양하고 경험중심교육론을 제창하게 된 것도 이러한 상호작용적 인식의 맥락에 입각해서 이해되어야 한다.

4 경험중심적 교육 이론

듀이의 교육 방법은 한마디로 행함으로써 배운다(learning by doing)라는 말에 잘 나타난다. 듀이의 진보적인 교육이론에서 가장 중심을 이루는 개념이 바로 ‘경험’이다. 듀이에게 교육은 ‘계속적인 경험의 재구성’이라고 정의된다. 이때 듀이는 경험을 단순한 겪음이 아니라 능동적 요소와 수동적 요소의 특수한 결합이라고 보았다. 듀이의 진보적인 교육철학은 ‘경험’의 개념을 통해 형성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능동적 측면에서 볼 때, 경험은 해보는 것(trying)을 말한다. 이것은 경험(experience)이라는 말과 연결된 실험(experiment)이라는 의미와 연결된다. 수동적 측면에서 볼 때, 경험은 당하는 것(undergoing)을 말한다. 이것은 우리가 어떤 것에 작용을 가하고 그 다음 그로부터 그 결과와 만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그것에 무엇인가 하며, 그것은 다시 우리에게 무슨 일인가를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가 말하는 경험의 두 측면의 특수한 결합이다. 경험으로부터 배운다는 것은 우리가 사물에 대하여 하는 일과 그 결과로 받는 즐거움이나 고통을 얻는다는 것이다. 하는 것은 해보는 것이요, 세상이 어떻게 되어있는가를 알아내기 위해 실험하는 것이며, 당하는 것은 배우는 것, 즉 사물 사이의 관련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관련성을 깨닫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고(thinking)가 개입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이처럼 듀이가 말하는 경험이란 인간의 활동력과 환경과의 상호작용에서 나오는 것이며, 성장은 이와 같은 경험의 부단한 재구성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듀이는 이러한 경험의 개념을 교육적인 경험과 비교육적인 경험으로 구분하여 창조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는 진정한 교육은 예외 없이 경험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하였지만 그가 모든 경험을 교육적으로 본 것은 아니다. 어떤 경험은 비교육적이기 때문에 경험과 교육이 서로 직접적으로 동일시되지는 않는다. 경험이 교육적이냐 비교육적이냐는 경험이 가진 질에 달려있다. 만약 어떤 경험이 이후의 성장을 막거나 왜곡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면 그것은 비교육적인 것이다. 따라서 전통적인 교육에서 학생이 어떠한 경험도 하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은 비판이다. 문제는 경험의 부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이 기계적인 훈련을 통하여 배우고자 하는 열의를 상실하게 하는 그릇된 경험을 하게 만들었다는 데에 있다. 다른 한편으론 서로 연관되지 않은 개별적인 경험들도 비교육적일 수 있다. 그 자체로서는 좋거나 흥미로운 경험들도 서로 축적적으로 관련되지 못한다면, 힘이 분산되고 주의가 산만해지게 만들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개별적인 경험이 활발하고 흥미 있는 것이라도 그 경험들이 서로 연관되지 않는다면 산만하고 분열된 습관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경험이 교육적이냐 비교육적이냐는 경험이 가진 ‘질’에 달려있다. 듀이는 경험의 질은 두 가지 측면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하나는 즐거움 혹은 불쾌함이라는 즉각적인 측면이고, 다른 하나는 나중의 경험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측면이다. 따라서 교육자의 임무는 단순히 즉각적인 재미의 차원을 넘어서서, 이후의 경험 속에서 결실을 맺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면서 살아 숨쉬는 그러한 종류의 경험을 선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에 따르면, 전통적인 교육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학교 교육에 새로운 방향을 부여하려면 교육 방법과 학습자료를 적절하게 선정하고 조직하는 일을 건설적으로 이끌 수 있는 경험에 대한 정교한 이론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 전통교육이 과거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계획에 따라 판에 박힌 활동이었다고 해서, 진보적인 교육이 아무런 계획도 없이 아무렇게나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진보적인 교육은 종래의 전통 교육이 세워놓은 습관적이고 관례화 된 길을 이용할 수 없으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욱 짜임새 있는 경험 이론이 필요한 것이다.

듀이의 말처럼 교육이 경험의, 경험에 의한, 경험을 위한 발전이라고 할 때, 경험의 결과는 교과 내용을 결정하고 수업 방식을 결정하며 학교의 물리적 설비와 사회적 기구를 결정한다. 교육이 경험 이론을 바탕으로 이렇게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경험 이론을 형성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원리들을 발굴하여 제시하여야 한다. 이러한 이론 구성에서 듀이는 경험의 질을 판단하는 준거로 계속성의 원리와 상호작용의 원리를 적용하고 있다.

계속성의 원리란 모든 경험은 앞서 지나간 경험에서 무엇인가 영향을 받으며, 동시에 그 이후에 하게 되는 경험의 질을 어떤 식으로든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모든 경험에는 일정 정도의 계속성이 존재한다. 즉, 계속성이 없는 경험은 없기 때문에 모든 경험은 앞 선 경험으로부터 영향 받으며 나중의 경험에 대해 영향을 준다. 따라서 계속성의 원리는 경험의 가치를 구분하는 기준이 된다. 왜냐하면 어떤 경험은 이후의 경험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반면 어떤 경험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주도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자는 한 개인의 경험이 계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주위 환경이 어떤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식별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로 상호작용의 원리란, 경험 속의 두 가지 요소, 즉 객관적 환경과 개인은 계속적으로 상호작용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인간은 그가 관련을 맺고 있는 다른 인간 혹은 집단이라는 환경에 어떤 방식으로든지 참여하지 않을 수 없고, 그 참여는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간의 상호작용을 전제하고 있다. 모든 경험은 개인과 그의 환경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따라서 교육자는 개인이 지니고 있는 현재의 필요나 역량에 맞추어 경험적 환경을 조절해야 한다.

이 경험의 계속성 원리와 상호작용 원리는 서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긴밀하게 결합되어있다. 말하자면 이 원리들은 경험의 종적인 면이자 횡적인 면이다. 교육자는 계속성의 원리와 상호작용의 원리를 능동적으로 결합하여 어떠한 경험이 교육적으로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것인지 평가하고 배치하여야 한다. 다시 말하여 교육적으로 가치 있는 경험은 학습자가 처한 환경, 도달해 있는 성장의 단계와 맞게 조직되어야 하며(상호작용의 원리), 경험이 단발적으로 그치지 않고 이후에 좀 더 깊이 있고 포괄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경험을 하는 사람을 준비시키는 것이어야 한다(계속성의 원리). 그리고 그러한 종류의 경험이 되도록 조건을 형성해야 하는 책무가 교육자에게 있다는 것이다.

즉, 듀이가 말하는 상호작용성과 계속성은 경험이 경험으로서 성립 가능한 준거(criterion)이지만 그것이 교육적 경험의 당위적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상호작용성과 계속성은 누구나 하는 생존적인 차원의 원리인 동시에 인지적 차원에서 경험을 성립시키는 준거일 뿐, 그 자체가 반드시 교육적인 경험이 된다는 보장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상호작용성과 계속성은 가치중립적인 경험 성립의 준거이며 경험이 교육적인가 비교육적인가 하는 것은 그 두 가지 척도를 써서 실지로 경험의 가치를 재어보아야만 한다. 이러한 가치판단은 교육자가 할 일이다.

듀이의 경험중심 교육은 경험이 능동적 요소와 수동적 요소의 특수한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이는 다시 말하면 경험이 사고와 밀접한 관계 속에 있음을 의미한다. 듀이는 근대의 합리론과 경험론 모두가 경험과 이성, 사고를 분리하여 이원론적으로 파악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즉, 그의 경험론의 핵심은 경험과 사고가 분리된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에 의해 질적 변화를 연속해 간다고 하는 점에 있다.

듀이에게 있어 교육적 경험은 미래의 경험을 지시해주고 문제해결의 반성적 사고를 지닌 경험이다. 듀이는 상호 관련을 파악하는 반성적 사고(reflective thinking)가 경험의 재구성 과정에 반드시 작용한다는 사실을 강조하였다. 왜냐하면 사고는 바로 인간 경험 속에 들어있는 지적 요소를 명백히 드러내기 때문이다. 경험은 반성적 사고와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재구성의 과정을 갖는 것이요, 경험은 곧 실험이고 탐구이며 문제해결의 과정이라고 간주되는 것도 사고의 작용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그가 말하는 반성적 사고는 다음의 5단계 사고과정을 의미한다.

  • 문제의 제기
  • 문제의 인식
  • 현상 분석
  • 가설 정렬
  • 가설의 검증

듀이의 경험 개념에는 바로 그의 상호작용에 의한 반이원론적 세계관이 반영되어 있다. 인간의 경험은 결코 고립적인 것(part-in-itself)이 아니라 상호작용(교호작용, Trans-action)으로 말미암아 변형, 확대되어 가기 때문이다. 듀이가 말하는 해보는 것과 당하는 것의 결합으로서의 경험 개념, 그리고 일차적 경험(현상학적 경험)과 이차적 경험(과학적 사고를 통해 얻은 경험) 간의 상호작용을 통한 경험의 발전 양상은 변화, 발전되는 경험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듀이의 경험 개념은 과학적이고 본격적인 의미의 경험을 나타내며, 일차적 경험과 이차적 경험의 결합은 전인지적 경험과 인지적 경험이 상호 관련되는 이중적 통합성을 띤 독특한 의미를 드러낸다.

전통적 교육이 교과로서의 지식 그 자체만을 강조한 경향이 있다면 이른바 진보주의 교육은 교과와 무관하게 학습자의 필요나 흥미 등을 지나치게 강조한 경향이 있다. 이들의 잘못은 교과 혹은 학습자에게 강조점을 두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양자간에 존재하는 상호작용의 국면을 부당하게 간과했다는 데 있다.

듀이는 학습자의 경험의 성장 자체에 교육의 목적을 둔다. 곧 교육의 목적은 내재적이며 고정된 것이 아니라 목적이 변화함에 따라 무한히 발전되어 간다. 따라서 목적이 정해져 있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부동의 동자라든가, 루소와 프뢰벨이 말한 본성 또는 신성의 발현과는 다르다고 보아야 한다. 듀이의 교육은 종착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에 따라 무한히 변화해가기 때문이다. 이점에 착안한 것이 바로 교과의 진보적 조직(progressive organization of subject of matter)이며, 그것은 현재 학습자의 상태와 교과 사이에 숨어있는 다양한 상호작용에 주목하는 것, 즉 ‘죽은 수업’이 아니라 학습자들이 몰입하여 문제 해결을 탐색하고 반성적 사고를 하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5 사상적 영향

존 듀이의 사상은 현대 교육학 이론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쳐왔으며, 오늘날 실시되는 교육의 산파 역할을 했다고 평가 받을 정도로 교육학계에 큰 영향을 주었다. 듀이는 현대의 놀이중심, 흥미중심적인 아동 교육 체계에 기틀을 마련한 인물이라 할 수 있으며 또한 그의 실험학교는 과학적 정신으로 교육이론을 검증하고자 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실험학교를 통해 듀이는 당시의 생활과 분리된 교육을 반대하고 아동의 본질인 자발성과 활동성을 중시하는 교육, 즉 활동과 경험, 생활중심의 교육, 탐구 중심의 교육을 체계화하고 실천하였다. 이는 교재를 중심으로 행해졌던 학교교육을 재검토하게 하고 이른바 신교육 운동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듀이의 철학은 결코 궁극적인 목적이나 완전무결성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계속적인 성장과 끊임없는 탐구의 과정으로 이어지는 미완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사상을 곡해하여 이른바 진보주의 교육이론가들이 지식의 탐구를 도외시하고 아동의 자유만을 중시하는 극단적인 진보 교육을 주창했던 점과, 그러한 변질된 진보주의 교육운동의 한계를 존 듀이의 교육이론과 동일시하여 후대 사람들에게 비판을 받은 점은 그에게 비극적인 일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듀이에 의하면 고정 불변의 진리는 없고 오직 탐구를 통해 점차적으로 보다 확실한 지식이 생성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탐구적 문제 상황의 점진적인 제시를 위해서, 어찌 보면 듀이는 전통교육이나 진보주의 교육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더 어렵고 치밀한 교육계획의 연구를 교육자들에게 요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와 같은 그의 교육사상이 현대의 맥락에서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