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피터 어센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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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워쇼스키 자매
출연밀라 쿠니스 채닝 테이텀 에디 레드메인 숀 빈
러닝타임127분

1 시놉시스


목성이 유난히 빛나던 밤, 태어난 ‘주피터’(밀라 쿠니스). 머나먼 은하의 별을 꿈꾸는 그녀의 현실은 이민자 가족들과 청소업을 하는 비루함뿐이다. 그러나 스카이 재커 ‘케인’(채닝 테이텀)이 주피터를 찾아 지구에 오면서 모든 운명이 달라진다. 주피터는 사실 자신이 지구의 주인이며 또한 인간은 아브라삭스 가문이 키우는 농작물 같은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인류와 세계, 나아가 지구를 구할 주피터가 깨어난다!

1.1 스토리 및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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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쇼스키 자매의 최대 흑역사.
제 36회 골든 라즈베리 어워드 6개 부문[1] 노미네이트, 최악의 남우조연상[2] 수상작

불친절한 친척들 사이에 살면서 화장실 변기나 닦던 여주인공. 그녀는 사실 우주구급 인간농장[3]. 의 소유주의 격세유전(환생)이였고. 우주의 법률에 의하면 그녀는 모든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다. 이에 재산을 노리는 자신의 전생체의 아들들 에게서 위협을 당하게 되고, 우주 용병인 남자주인공은 여자주인공에게 이끌려 구출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첫번째로 등장한 장녀 칼리크는 친절하게 배경설정만 설명하고 퇴장하고, 두번째로 등장한 차남 타이터스는 재산갈취를 위해 여주인공과 결혼식을 시도하다 실패하고 퇴장한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장남 발렘은 여주인공의 친척들을 납치해 이들의 목숨을 담보로 여주인공을 목성으로 불러들이고 상속포기를 강요한다. 결국 남주인공이 목성으로 날아들어 시설을 죄다 부숴버리고 여주인공을 구하는데 성공한다. 방금 내가 뭔 개소리를 읽은 거지?

먼저 남자 주인공은 늑대의 유전자가 섞인 합성 인간인데, 어설프게 개과임을 나타내려는 묘사가 보여서 관객에게 어색한 느낌을 주고, 여자 주인공은 하는것 없이 비명지르면서 구조당하기 바쁘다. 오죽하면 작중 가장 멋있는 등장인물은 Mr.그리건[4]이고 가장 섹시한 인물은 발렘(첫째아들) 이라고 할 정도. 다소 농담성이 섞여있긴 하지만 틀린 소리는 아니다. 그만큼 주인공 커플에게 감정 이입이 안되고 매력도 없다.

영화중반까지 워쇼스키 자매 특유의 '설명 안해주고 설정만 늘어놓기'식 불친절한 진행이 이루어지는데, 이번 주피터 어센딩은 도를 넘어섰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재밌게 본 사람도 이 영화는 가차없이 혹평을 할정도. 등장인물들이 주피터 어센딩만의 고유 명사를 너무 남발해대서 뭔소리를 하는지도 이해하기 어려운데, 후반부에 밝혀지는 전말이 결국 건질게 하나도 없는 전형적인 '납치당하는 여주인공 구하기'식의 유치뽕 스토리였기 때문. 또한 여심을 타겟으로한 구출스토리[5]와, 주로 남성들이 열광하는 SF장르의 조합은 빈말로라도 좋은 시도라고는 할 수 없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른지라 두 조합을 좋아하는 관객은 있기야 하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엔 무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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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 곳곳에 굉장히 많은 SF작품[6]을 오마주한 감독의 의도도 눈에 띄는데, 이게 너무 과해서 작품의 구성 및 등장인물들의 비주얼과 미쟝센 등이 세련된 것과는 거리가 멀고 미묘하게 작위적이고 어색한 분위기가 난다. 특히나 HOT시절 문희준 머리를 하고 나온 배두나는 충격과 공포. 다만 저것들과는 별개로 중간중간 등장하는 SF CG 자체는 굉장히 미려하다. SF 미술쪽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관람해 보는 것 을 추천.

2 흥행

워쇼스키 디센딩[7]

아니나 다를까 1억 7600만 달러를 들였더니 번 돈은 겨우 월드와이드 1억 8190만 달러. 그 정도 번 것도 참 용하다 싶겠지만 애초에 흥행 수익은 극장에게 반을 떼줘야 하고 저 정도 예산이면 광고 같은 부대비용도 꽤나 들어갔을 테니 거진 4억 달러는 벌어야지 본전치기 수준일텐데 저 정도 흥행이다. 그러니 결론은 망했어요.

워쇼스키 자매는 매트릭스 이후 제작자로 나선 브이 포 벤데타를 제외하면 감독으로서 계속 쪽박만 쳤기 때문에 이 영화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는데, 정말 화려하게 돈을 불태웠으니 이쯤 되면 이름이 오히려 흥행에 지장을 줄 지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워쇼스키 자매가 최후통첩으로 만든 드라마 센세이트가 극적인 찬사를 받은것으로 봐선 아직 변명의 여지는 남아있는 편.

다만 영화에 대한 혹평[8]과는 별개로 여성 SF 팬들에게는 나름대로 볼 만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 동안의 SF 영화들이 여성을 남성적으로 다룬 것과는 달리 사춘기 소녀들의 욕망을 잘 반영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어차피 모든 여자가 소녀적인 로망을 지닌 것도 아니며 여성 SF 팬도 스토리가 승천하는 영화를 외면하긴 마찬가지다. 똑같이 흥행은 망했으나 좋은 평도 많이 받았던 클라우드 아틀라스와 달리 평도 흥행도 안습의 행성으로 날아가버린 영화.
밀라 쿠니스의 다람쥐 눈망울과 채닝 테이텀 액션과 에디 레드메인의 구성진 목소리[9] 감상용

3 트리비아

여담으로, 영화 시사회에 라나 워쇼스키만 참석했다. 평소 시사회에 꼭 같이 참석했던 워쇼스키 남매이니만큼 의아한 일... 감독들도 영화를 흑역사 취급하는 모양 이라 여겨졌는데, 영화 개봉 1년 후 앤디가 릴리로 개명하고 트랜스여성으로 커밍아웃한 것을 보면 주피터 어센딩 개봉 시기엔 릴리가 HRT성전환 수술이니 고된 병원살이를 겪었을 기간이라 공식 석상에 나오지 못하는 몸상태였다고 추측할 수 있다. 릴리로서는 차라리 다행이다. 몸과 마음이 모두 힘든 시기에 커리어의 흑역사는 언니한테만 떠넘겼으니(...)

Nostalgia Critic의 리뷰에서 가열차게 까였는데, 가장 까였던 점이 설정놀음. 설정에 치중하는 창작자들이 한 번 쯤은 볼 만한 대목이다.

"...하지만 여기에 좀 다른 요소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작가들을 볼 수 있습니다. 복잡한 세부정보와 뒷배경, 어찌 보면 멋있게 들리지만 달리 보면 미친 듯이 우스꽝스러운 가공의 이름들. 거대한 가짜 배경 위에 거대한 가짜 폭발 속에서 "아아아!"하며 소리치는 사람들, 거기다가 아주 아주 진지한 척하고 웃음 한 번 짓지 않는 등장인물들. 왜냐하면... 그렇게하면 좀 더 개성 있게 보이니까요? 슬프게도 어떤 작가들은 이런 것들이 웅장한 서사극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영상
  1. 감독상,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각본상.
  2. 에디 레드메인.
  3. 자세히 설명을 하자면, 인간을 원료로 사용자에게 젊음을 가져다주는 액체를 만들어내는 업체(아브라삭스家)이다. 인간 100명으로 1L가량의 젊음의 액체(가칭)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재료수급을 위해 인간의 씨앗을 우주 곳곳의 행성에 뿌려 번성시키고 행성이 꽉차면 해당 행성의 모든 인간을 수확(몰살)한다.
  4. 발렘이 거느리고있는 파충류인간 무리의 보스. 지구에 인간의 씨앗을 뿌리기 위해 토착생물로 살고있던 공룡들을 아브라삭스 가문에서 거둬들여 의인화 시킨것으로 작중명칭은 Sargorn이라고 불린다.
  5. 사실 이런 트와일라잇식 '여주인공 구출' 스토리는 여성이 너무나 무능력하고 보호가 필요한 존재로 비춰지기에 보통 여성들은 굉장히 싫어한다.
  6. 대표적으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 따온 일처리가 답답해 죽을것같은 공공기관 파트가 있다.
  7. 실제로 솔직한 예고편에서 마지막에 이렇게 평가했다.
  8. imdb 평점이 무려 5.5다!
  9. 에디 레드메인이 맡은 발렘은 쇳소리섞인 목소리를 지녀서 외국에서 놀림거리가 되었다. 특히 유튜브 등의 온라인에서 이 영화를 리뷰하는데 언급되지 않는 경우가 없을 정도. 심지어 배우가 원래 목소리가 안좋구나 생각한 관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