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마

300px
통도사 명부전 처마의 제비집.

처마 / 檐牙 / 屋檐 / Eaves.

1 개요

서까래가 기둥 밖으로 빠져나간 부분을 보통 처마라고 하지만 넓은 의미로 보면 지붕이 도리 밖으로 내민 부분을 통상 처마라고 부른다. 처마는 으로부터 집의 외벽을 보호하고, 일조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처마가 발달하였는데 한옥만 보아도 처마가 길고 아름답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처마기둥이 받쳐주는 기와집은 멋이 있으며 처마와 기둥을 이어 주는 곳은 공포(栱包/貢包)[1]라고 하는데 공포의 층계가 높을 수록 처마가 더 길게 나올 수 있다. 보통 처마는 나무로 만든 집에 자주 쓰이는데 처마가 나무를 보호하기 때문. 수백 년 된 목조 고택들이 아직도 쓰러지지 않고 유지되고 있는 것은 처마의 역할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2]

4714f67f44e17074cfc03f1812d1f61d.JPG

처마는 선조들의 삶의 지혜가 들어가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보통 남향으로 집을 짓는데, 계절에 따라 해의 고도가 다른 것을 이용해 처마의 일조량 조절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3] 고도가 낮은 겨울에는[4] 처마가 햇볕을 잘 받아들일 수 있어 집을 따뜻하게 하며 고도가 높은 여름에는 햇볕을 덜 받게 하여 집을 시원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옛날에는 기술 문제로(지금도 그런지는 추가바람) 서까래만 가지고는 처마를 많이 빼는 것이 한계가 있어 서까래 끝에 짧은 서까래(부연)를 덧붙여 지붕이 버틸 수가 있게 했다.

이 때, 부연이 붙은 처마는 '겹처마', 붙지 않은 처마는 '홑처마'라고 한다.

날씨가 오락가락할 때 눈이 내리면 처마 끝에 고드름이 열리기도 한다,

2 처마의 부속 요소

  • 서까래 : 지붕과 처마의 기본 뼈대를 이루는 필수요소.
  • 부연(浮椽): 서까래 끝에 붙어있는 작은 서까래이다. 처마를 확장(?) 시키기 위해 처마를 올리는데 사용된다. 부연이 길 수록 처마의 곡선도가 올라간다. 부연이 있으면 겹쳐마라고도 한다.

jb01.jpg

  • 평고대(平高臺): 추녀와 추녀 사이를 이으면서 서까래나 부연을 지탱해주는 역할을 한다. 재료는 단단한 것으로 쓴다. 사진과 같이 서까래 끝에 붙어 있으면서 원 모양으로 휘어진 것이 평고대이다.
  • 추녀(春舌): 추녀는 처마의 모서리 부분을 지탱해주는 긴 서까래이다. jb05.jpg
  • 사래(蛇羅): 사라라고도 한다. 추녀 끝에 설치하여 겹처마를 이루게 하는 굵은 구조물이다.
jb04.jpg [5]
  • 박공(牔栱): 박공은 지붕 물매의 모서리 사이의 벽을 이어주는 일반적으로 삼각형 부분이다. 처마에서 뾰족한 지붕 끝까지 뻗어 있다.
jb10.jpg [6]

3 처마의 종류

3.1 홑처마


보통 홑처마란 서까래로만 구성되어 있는 처마를 일컫는다. 보통 양반가옥에서 많이 하였으며 외관이 화려하지 않으며 소박한 느낌을 준다.

3.2 겹처마

1620974.jpg
겹처마는 서까래에 부연이 추가된 집을 말한다. 곡선의 아름다음을 더욱 살릴 수 있으며 이중처마라고도 불린다. 주로 사찰이나 궁에서 많이 볼 수 있다.

3.3 귀처마

1619130.jpg
귀처마는 처마의 모서리에 추녀를 걸고 서까래를 건것을 말한다. 귀공포라고도 부른다.

3.4 기타 요소들

  • 말처마
  • 처마 아래 종이 달려있는 경우도 있다.

4 나라별 처마 양식

처마는 고대의 중국부터 시작되어 한국, 일본, 류큐, 대만, 베트남으로 퍼졌으며 그 지역의 풍습과 풍토 그리고 자연환경에 따라 형태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4.1 중국과 조선의 처마

중국과 조선의 처마는 기후, 지형, 시대별로 서로 차이가 있으나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볕의 양을 조절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는 기능적인 면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중국의 처마를 예로 들면 일반적으로 기둥 중심선에서 처마까지 나오는 사이가 약 30도 정도인데 이를 통해 여름에는 남중 고도가 높아 햇볕을 차단할 수 있으며 겨울에는 남중고도를 낮춰 볕이 많이 들어오게 할 수 있다.

미학상의 차이점으로는 일반적으로 중국의 처마선은 끝의 곡선이 두드러지는 데 반해 조선의 처마는 상대적으로 완만하다는 점이 있다.

width=100%width=100%
중국의 해녕해신묘전한국경복궁 근정전

4.2 일본 처마


일본 처마의 특징으로는 단청 등의 장식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위 사진은 일본 천용사의 절 건물로 세부적인 면에 치중하기보다는 기능적인 측면을 강조한 형식이 눈에 띈다. 한국과는 달리 처마가 일(一)자 형이며 비교적 평평한 것이 특징. 이는 일본의 기후가 중국, 한국과 크게 다르다 못해 서구권처럼 1년 내내 강수량이 고르고,[7] 호쿠리쿠 지방이나 홋카이도처럼 아예 겨울에 강수량이 집중되는 지역도 많으므로 처마로 일조량을 조절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일본의 주택들은 방향을 따지지 않으며, 서구권 주택들처럼 북향으로 짓는 경우도 많다.

4.3 베트남 처마


베트남 지방은 예로부터 비가 많이 왔기 때문에 처마는 비를 막는 용도가 중요시되었다. 때문에 마름모형이면서 비를 잘 배수하게 하는 형태로 발달하게 되었다. 사진의 건물은 후에성.

4.4 류큐 처마

JPOKA3200462_0003.jpg
류쿠 처마는 한국과 일본에서는 볼 수 없는 처마의 형식이다. 곡선으로 처리된 처마와 장식이 많은 단청 그리고 평평한 처마는 중국과 일본의 처마 장식을 섞어놓은 형식이다. 사진은 슈리성.

5 블라인드와 비교

동양 문화권의 처마는 서양의 블라인드커튼 등과 비교가 되기도 한다. 물론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전통식 건물보다는 아파트나 콘트리트 주택과 같은 현대식 건물에서 살기 때문에 처마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추세. 블라인드와 처마 모두 햇빛을 가려주는 역할을 하지만 블라인드는 아예 모든 햇빛을 막으며 블라인드를 치면 한낮에도 불을 켜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처마는 비가 와도 문을 열어 놓을 수 있고 처마 하부 외벽의 건전성이 매우 길게 유지되며 처마 하부에 공간이 생기는 장점이 있다. 현대식 건물에는 비용상의 문제나 설치 등의 난점으로 거의 사용되지 않으나 요즘에는 건물의 미적 효과를 위해 처마를 설치하는 집도 늘고 있다.

6 매체에서의 묘사

  • 호시미야 야시로는 처마 밑에서 잠을 잔다.
  • 카미키 세카이는 처마 아래에서 수련하는 습관이 있다.
  • 오성한음의 일화 중 아버지가 지붕의 기와 개수를 세는데 기와가 너무 많아서 일일이 세기 힘들자 한음이 처마 밑으로 떨어진 낙숫물 구멍을 센 다음 그 구멍에 기와 한 줄의 수를 곱하면 간단히 구할 수 있다는 답을 내렸다는 일화가 있다.
  1. 구체적으로는 처마 끝의 무게를 분산하고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2. 비교 대상은 콘크리트 집이다.
  3. 반대로 서구권은 거실이 북향으로 향하도록 집을 짓는데, 위도와 해양성 기후 특성상 여름에 햇빛을 많이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4. 특히나 한반도의 겨울은 고기압의 영향으로 대류 현상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따라서 방해 요소 없이 직사일광이 바로 들어오는 패턴이므로 자연채광이 매우 용이하다.
  5. 출처 문화콘텐츠 닷컴
  6. 출처 문화콘텐츠 닷컴
  7. 쓰시마/쿠로시오 난류가 일본 열도에 끼치는 영향력은 멕시코만-북대서양 난류가 서/북유럽에 끼치는 영향력과 동급이라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