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란시르

tumblr_o16fa0Kscg1u30ajko1_1280.jpg
Caranthir the dark.

실마릴리온의 등장인물로 페아노르의 4남. 이명인 'Caranthir The dark'는 국내 다솜판과 씨앗판 번역에서 각각 '검은 살결의/얼굴의'라고 번역되었다. 그런데 원문은 여러 가지 뉘앙스로 해석이 가능한데 이 번역은 피부색이 검다는 뜻으로 한정되어서 썩 좋은 번역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부계명인 모리핀웨(Morifinwe)가 조부를 닮아 흑발이라는 점에서 지어진 것을 보아 검은 머리색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외모에 대한 해석이 갈리는데 한마디로 잘생겼다 or 못생겼다.(...) 일단 켈레고름의 이명인 'fair'에 금발의 미남자라는 뜻이 있는 것처럼 'dark'에도 흑발의 미남자라는 의미가 있으므로 잘생겼다고 볼 수도 있다. 반면 'dark'는 부정적인 뉘앙스로도 잘 쓰이고, 외모와 능력이 대개 비례하는(...) 톨킨 세계관에서 다른 형제들에 비해 능력이 뭔가 뛰어나다는 언급이 없으니 외모도 좀 떨어지지 않겠냐는 의견도 꽤 있다. HoME에서 이야기하기를 머리는 조부처럼 검고 혈색은 어머니처럼 붉다고 하니 핀웨를 닮아 미남이었을 수도 있고 네르다넬을 닮아 좀 평범했을 수도 있다. 어차피 답은 없으니 해석하기 나름. 2차 창작에서도 미남으로 그려지기도 하고 평범한 얼굴로 그려지기도 한다. 피부색도 마찬가지로 그리는 사람에 따라 검은 피부로 그려질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특출나게 뛰어난 능력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작중 행적과 묘사를 보면 페아노르의 그 화끈한 성격을 물려받은 것 같기도 하다. 형제들 가운데서 성질이 가장 사납고 더럽고 화를 잘 내는 인물이었다고 한다. 또한 도리아스의 신다르 왕 싱골을 '모리퀜디 주제에~'라고 무시했던 구절을 보면 아만 출신 놀도르라는 자부심이 너무 과했던 것으로 보인다.[1]

마글로르, 쿠루핀과 마찬가지로 아만에서 결혼해 아내가 있었으나 가운데땅으로 망명하면서 헤어졌다.

사르겔리온을 통치했고, 교통의 요충지를 차지하고 있어서 그 길을 이용하는 드워프에게서 이용료를 받아 재정이 튼튼했다. 그리고 할라딘 일족이 모르고스에게 공격당해서 위기에 놓였을 때 달려와서 구해주었다. 드워프들과는 이해관계상 협력하지만 데면데면했던 반면, 할라딘 일족과 할레스에게는 인간이라고 깔보지 않고 상당히 호의를 가졌던 것 같다.

앞에서 순혈 놀도르라는 자존심을 내세워 싱골과의 영토협정에서 분을 이기지 못하고 성을 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타 종족과의 교류에 적극적이었다. 당시 요정들이 우월감을 가지고 바라보던 인간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는데 인간들이 자신의 땅으로 찾아왔을 때도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할라딘 일족이 오크들에게 몰살될 위기에 처하자 직접 군대를 이끌고 구출하러 온 데다 할레스에게 명예를 부여하고 아버지와 남동생의 죽음에 크게 보상을 해주는 등 의외라는 시각이 많다. 게다가 엘프로서는 처음으로 드워프들과 교역을 시도한 모습을 보면 유연한 외교감각을 가졌다고 볼 수도 있다. 게다가 카란시르의 영지는 난쟁이들의 땅과 요정 국가들 사이에 있었다. 당시 요정들과 난쟁이들은 상당한 교류를 했는데, 카란시르는 그 중간에서 중계무역을 하여 상당한 부를 축척한다. 외교감각은 물론이고 상업적인 안목도 있다고도 생각된다. 사실 능력이 장사

앞서 말한 대로 할레스와 그녀의 일족을 구하기 위해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부하들을 보내는 대신 엘프 영주가 친히 군대를 이끌고 찾아왔으며, 그들의 안전을 위해 자신들과 함께 살 것을 제의하기도 했다. 게다가 할레스가 자신의 제의를 대놓고 거절했는데도 일전에 싱골에게 분노하던 것과는 달리 어떠한 적개심이나 분노도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인간들에게 좀더 높은 평가를 보였다는 기록들로 인해 톨키니스트들은 카란시르와 할레스의 염문설(?)을 밀기도 한다. 아만에 아내가 있다는 것은 잠깐 잊자

돌발화염의 전투(다고르 브라골라크)에서 놀도르가 대패했을 때 카란시르도 자신의 영지를 잃었다. 그 뒤로는 성질 죽이고 맏형인 마이드로스를 조용히 보좌한 듯 하다. 다만 안타깝게도 동부인 중에서 카란시르를 따르던 울팡 일족이 한없는 눈물의 전투(니르나이스 아르노이디아드)에서 배신을 하는 바람에 마이드로스가 결성한 대 모르고스 동맹이 대패하게 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게 되었다. 설정집에 나온 버전에 따라서는 울팡 일족을 끌어들인 것이 카란시르가 아닌 경우도 있다.

그 후 도리아스의 디오르에게 실마릴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면서 시작된 도리아스의 제2차 종족살상에서 켈레고름, 쿠루핀과 함께 전사했다.

같은 c자 돌림이어서 어쩐지 켈레고름, 쿠루핀과 도매급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있지만, 카란시르는 화를 잘 내는 다혈질에 자존심이 엄청 강했을 뿐 그들만큼 막장(...)이지는 않았다. 사실 애초에 약간 아웃사이더 기질이 있었는지 그 둘을 포함해 특별히 친하게 어울렸다고 언급되는 형제나 사촌도 보이지 않는다. 난 친구같은거 없어 실마릴의 맹세에 얽힌 동족살상 외에 개인적인 악행은 달리 없으므로 형제들 중 가장 성격이 사나웠다는 언급에 비해 행적은 얌전(?)한 편이다.

초반에는 싱골과 피나르핀의 아들들 양쪽을 다 디스하는 강렬한 모두까기 인형이었던 반면(...)[2] 그 후에는 달리 화를 내는 장면도 없고 사르겔리온의 영주로서도 제법 괜찮은 면모를 보여준다. 그래서 사르겔리온으로 독립하기 전 '마글로르의 골짜기'에 50년간 머무를 때 마글로르가 1:1 성격 교정을 시켜준 게 아니냐는 드립도 있다. 카란시르 길들이기 물론 원작에는 그런 말은 없다. 다만 어쨌든 전에는 친척이고 뭐고 막말하던(...) 카란시르가 분가 이후에는 특별히 사고치진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다. 사납기는 커녕 화합을 중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1. 참고로 싱골이 모리퀜디의 왕인 건 맞지만, 싱골 본인은 요정들 중에서도 최초로 두 나무의 빛을 본 세 요정 중 하나로 엄연한 칼라퀜디다.
  2. 할아버지와 동급의 왕인 데다 마누라는 마이아인 싱골을 동굴 속의 어둠의 요정이라고 까고 피나르핀의 아들들도 깐다. 그래서 '신실하고 지혜롭다'던 앙그로드도 빡쳐서 회의장을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