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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ufin the crafty.
실마릴리온의 등장인물. 페아노르의 5번째 아들로 아버지의 이름, 정확히는 아버지의 부계명 '쿠루핀웨'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그만큼 페아노르를 가장 많이 닮았고 아버지의 지시를 가장 열렬히 따랐기 때문에 페아노르가 일곱이나 되는 아들들 중에서도 가장 총애하는 아들이었다. 모계명 역시 아버지를 닮았다는 점에서 '꼬마 아버지(Little father)'라는 뜻의 아타린케(Atarinke).
특이하게도, 다른 형제들은 자신들의 모계명을 선호했고 그 이름으로 알려졌지만 쿠루핀만은 부계명을 쭉 사용하였다. 쿠루핀이라는 이름은 쿠루핀웨를 신다린으로 옮긴 것. 이름이 이름이니만큼('쿠루'는 기술이라는 뜻) 기술면의 재능 또한 가장 많이 물려받아 손재주가 아주 뛰어난 장인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명 또한 '재주꾼(the crafty)'. 그렇지만 아버지나 아들처럼 후세에 이름을 남긴 작품은 없다.
또한 페아노르에게 하나뿐인 손자를 안겨준 아들이기도 하다. 아만에 있던 시절에 형제인 마글로르, 카란시르도 결혼했지만 자녀는 없었다. 오직 쿠루핀만이 결혼한 뒤 자식을 보았다. 다만 형제들의 아내처럼 그의 아내 역시 이름조차 알려져 있지 않다. 그리고 쿠루핀의 외동아들이자 페아노르의 유일한 손자가 바로 켈레브림보르(이름의 뜻은 '은빛 주먹'). 켈레브림보르 역시 할아버지와 아버지 못지 않게 유명한 대장장이로 이름을 날렸으며 2시대 때 엘프의 세 반지(네냐, 빌랴, 나랴)를 만들었다.
형제 중에 셋째형 켈레고름과 특히 친했는지 작중에서도 항상 붙어 다닌다. 그리고 페아노르의 장남 마에드로스와 핑골핀의 장남 핑곤의 우정에 비해서는 안 유명하지만, 켈레고름과 쿠루핀은 핑골핀의 외동딸인 사촌 누이 아레델과도 친했다고 한다. 셋은 함께 사냥 등을 즐기며 친하게 지냈다고.[1] 아레델의 남편 에올이 아들 마이글린과 함께 도망친 아레델을 쫓아가는 도중에 쿠루핀과 만나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서 켈레고름과 쿠루핀 중 '특히 쿠루핀은 위험한 인물이었다'는 대목이 있다. 에올도 굉장히 자존심이 세고 성격이 더러운 인물로 묘사되는데 쿠루핀과 만나자 바로 굽히고 들어가는데다, 쿠루핀이 에올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확실히 무서울 만도 하다.
켈레고름과 함께 아글론 고개를 다스렸다. 그러나 다고르 브라골라크이후 영지를 잃자 오갈 곳이 없어지자 둘은 사촌 핀로드의 왕국 나르고스론드에 식객으로 들어가서 머무르게 된다.
추후 실마릴을 얻으러 가는 베렌이 도움을 얻기 위해 나르고스론드의 왕 핀로드를 찾아왔을 때, 베렌이 실마릴을 얻으러 간다는 사실을 안 그들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수많은 요정 인생 망치게 한 바로 그 웅변술로 핀로드의 백성들을 동요시켰다. 켈레고름이 먼저 과격한 연설을 하고 쿠루핀이 뒤를 이어 부드러우면서도 힘차게 요정들에게 전쟁에 대한 두려움을 심었다. 여기서 그들은 받아준 은혜도 모르고 정말 배은망덕하게도 핀로드가 혼자 사지에서 죽으면 나르고스론드의 왕위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까지 했다. 그리고 그들의 말에 겁을 먹고 불만이 생긴 핀로드의 백성들은 자신들의 왕 핀로드를 버리고 그와 함께 가기를 거부한다. 이에 베렌의 아버지 바라히르에게 목숨을 구한 바 있던 핀로드는 베렌을 돕기 위해 왕의 신분까지 버려가며 혼자 베렌의 모험에 동참하여 떠났고 결국 베렌과 함께 사우론에게 붙들렸다가 베렌을 구하기 위해 사우론과 싸우다 죽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쿠루핀과 켈레고름이 핀로드를 죽게 만들었다고도 할 수 있다.
한편 핀로드는 떠나기 전에 바로 밑의 동생인 오로드레스[2]에게 양위했다. 하지만 켈레고름과 쿠루핀이 여론을 선동하여 나르고스론드의 실권을 장악했기에 오로드레스는 한동안 허수아비 왕 신세로 있어야 했다. 그러나 루시엔이 후안과 함께 베렌을 미나스 티리스에서 구하면서 그곳에 노예로 있다가 풀려난 엘프들이 돌아와 소식을 전하면서 여론이 반전되었다. 루시엔이 여성의 몸으로 페아노르의 아들들이 해내지 못한 일(실마릴 탈취)을 해냈으며, 핀로드가 의롭게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백성들은 다시 오로드레스를 지지하고, 핀로드를 사지로 몰아넣은 켈레고름과 쿠루핀을 비난했기 때문. 이에 켈레고름과 쿠루핀은 추방당하게 됐다.
나르고스론드에서 추방당할 때 원래 데려왔던 백성들마저 켈레고름과 쿠루핀을 등져서 아무도 따라나서지 않았고, 결정적으로 아들인 켈레브림보르마저 아버지의 악행에 회의를 느꼈는지 아버지와 연을 끊고 나르고스론드에 남아 버렸다.
사실 핀로드가 떠날 때 여론을 선동한 것 외에도 켈레고름과 함께 베렌 이야기의 악역 중 하나이다. 형인 켈레고름이 루시엔에게 한눈에 반하자 그를 도와 루시엔을 한 차례 납치 감금했던 전적이 있고, 나중에 나르고스론드에서 추방당해 망명길에 오를 때 우연히 함께 있던 루시엔과 베렌을 마주치자 또다시 루시엔을 납치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 때 베렌이 그 유명한 '도약' 을 하여 2차 납치 시도를 막고 쿠루핀을 때려눕혀서 제압했다. 이때 쿠루핀은 베렌에게 제압당해 말과 무기를 빼앗겼는데, 자존심이 상했던 그는 그대로 돌아가지 않고 화살을 쏴서 루시엔을 죽이려고 했다. 모르고스나 사우론마저 그 미모에 혹했던 1시대 최고의 미인 루시엔인데도 형과 달리 마음이 움직인 기색도 없다.(...) 부인 외의 여자는 관심도 없었나보다. 그러나 이 때 베렌이 몸을 던져 대신 맞는 바람에 실패했다.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도저히 변명 불가능한 악행을 저질렀기에 큰형 마에드로스가 벨레리안드의 엘프, 인간, 드워프들을 연합하여 모르고스와 맞서 싸우려고 할 때 도리아스와 나르고스론드 출신 엘프들은 동맹을 거부했다.[3] 그리고 이것은 니르나에스 아르노에디아드의 주요한 패인이 됐다.
도리아스 공격 중에 형 켈레고름, 카란시르와 함께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