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르베로스 지옥의 파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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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제는 Stray Dog: Kerberos Panzer Cops이며 여기서 Stray Dog은 길 잃은 개를 뜻한다. 오히려 영제 제목이 내용과 더 부합하는 면모가 강하다.

전작 붉은 안경의 주인공이었던 토도메 코이치의 해외 도피 시점을 다뤘지만 주인공은 또 다른 특기대 대원인 이누이.

일종의 부조리 실험 극 같은 면모가 강했던 붉은 안경과 달리 그나마 영화다워진 작품이다. 하지만 단순한 스토리를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 분위기로 아주 느릿느릿하게 풀어나갔으며 전체적인 영화 분위기가 후반 절정부를 빼면 아주 지루하다. 심지어 런닝 타임이 고작 1시간 35분밖에 안되는데도 체감 런닝 타임은 3시간 어치일 정도.

주요 배역은 이누이와 코이치, 그리고 코이치와 같이 지내는 대만 소녀 탄미가 있다.

이누이 역에는 후지키 요시카츠, 코이치 역으로 치바 시게루, 탄미 역으로 수 이칭가 맡았다.

거기에 더해 이누이 주변을 맴도는 중개업자 하야시가 등장하는데 마츠야마 타카시가 맡아 뭐라 말하기 힘든 장 르노 비스무리한 연기를 보여준다. 여담으로 후지키 요시카츠는 인랑에도 출연했다. [1]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특기대 반란 사건 때 혼자 도망친 코이치를 쫓아 이누이가 대만으로 찾아왔는데 망명자를 도와주는 중개업자 하야시의 정보로 코이치와 연관이 있는 소녀 탄미와 만나 그녀와 함께 코이치를 찾는다. 결국 한 어촌에서 숨어지내는 코이치와 재회하지만 일본 공안국에서 보낸 토벌부대가 코이치를 처리하기 위해 대만으로 도착한다. 중개업자 하야시는 중간에서 중재에 나서고 코이치와 그가 가지고 간 장갑강화복(프로덱터 기어)만 넘겨주면 그냥 물러가겠다는 답변을 받는다. 하지만 이누이는 스스로 투항하려는 코이치를 제압하고 장갑강화복을 장착하고는 토벌부대가 기다리는 장소에서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데...

본작에서의 '개'와 '주인'은 토도메 코이치와 이누이 두 사람의 이중적인 구도를 보여주고 있다. 코이치는 이누이를 마치 자신의 제자와도 같이 대해주었으며 때문에 케르베로스 사건당시 코이치가 떠나갈때 이누이는 자신(그리고 다른 동료들)을 버리고 떠나는 코이치를 보며 절규한다. 자세한 묘사는 되지 않으나[2] 코이치는 지휘관 으로써 특기대를 이끌었으며, 여기서 코이치와 이누이는 주인과 개의 구도를 가지게 된다. 이미 이누이의 이름이 노골적으로 이를 보여주고 있다.

코이치가 대만으로 도피하게된 대에는 특기대의 과격진압에 대하여 부정적인 여론을 일본정부가 부담스럽게 여겨 이들을 해산하려 하였고 이에 반발하게 된대에 있다. 코이치와 특기대원들은 주인에게 버려진 개 이면서, 코이치를 제외한 다른 특기대원들은 주인의 벌을 받았으나 코이치만은 그러한 것을 두려워하여 주인을 버리고 떠난 개가 된다. '개는 언제나 주인에게 순종한다' 라는 오시이 마모루의 개에 대한 생각과 대치되는 이러한 행위는 케르베로스 사가 전체에 걸쳐 찾아볼수 있다.

주인을 버리고 도망친 개는 대만에서 탄미라는 여성을 만나게된다. 이때 두 사람의 첫 만남은 마치 떠돌이개를 줍는 소녀의 모습이었고 코이치는 정처없이 그녀를 따르게 된다. 개로써 그녀를 따른다는 것은 극중에서 코이치가 "그녀가 나를 주운거야." 라는 대사와, 이누이의 "혹시 선배, 그녀와는 아직...?" 이라는 대사로써 코이치가 그녀와 함깨하는 것이 한사람의 인간으로써가 아닌 개로써 라는 점을 보여준다. 옛 주인으로부터 도망친 개는 새로운 주인의 곁에서 조용히 지내고 있었다.

이누이는 가석방 기간에 감시를 피해 옛 주인(코이치)을 찾아 떠난다. 자신은 그저 옛 주인을 만나고 싶었을 뿐이지만, 이는 해외로 도피한 토도메 코이치와 프로텍트 기어를 찾기위해 공안부가 일부러 그를 풀어준 것이며, 마치 먹잇감을 쫒는 사냥개 처럼 그들을 코이치에게 안내한다. 그리고 최후에 이누이는 자신이 코이치와 탄미의 일상을 부수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닳고는 코이치로부터 프로텍트 기어를 빼았아 공안과 마주한다. 이때 하야시는 "네 주인은 누구냐?" 라는 물음을 이누이에게 던지는데, 이 전 전 장면에서 이누이가 코이치로부터 프로텍트 기어를 빼았을때, 두사람은 난투극을 벌였다. 이 난투극 씬에서 이누이는 무기력하게 코이치에게 맞기만 하다가 간단하게 그를 제압하는데, 개로써 주인에게 해를 가한다는 것에 대해 그는 망설였던 것이다. 최후에 그를 제압하고 프로텍트 기어를 빼았은 후 코이치를 노리는 공안부 요원들을 모두 사살하고 두 사람의 일상을 지켜주고자 결심을 하였을때의 하야시의 물음에 대한 답은 '이누이' 그 자신이 된다. 최후의 최후에 개로써가 아닌 한사람의 인간으로써 자신이 선택을 한 것 이다. 마지막에 그의 옆에 놓여진 붉은 공은 주인이 개와 놀아줄때 쓰는 장난감으로, 이는 그가 자신의 주인이 되었고 인간이 되었다는 것을 상징하며, 그는 인간으로써 죽음을 맞이한다.

하지만 토도메 코이치는 탄미를 위험에 빠뜨릴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그러한 생각에 그 나름의 배려로 대만을 떠나 일본으로 향하고, 결국 옛 주인에 대한 그리움을 잊지못해 방황하는 개로 남겨진 코이치를 보여주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후반부 공안 토벌부대와의 전투신.

오시이 마모루 작품 답게 헛웃음만 나오는 썰렁한 개그 장면들이 나온다. 예를 들자면 난데없이 음료수 광고 같은 장면의 삽입이라든가 촌스런 트렌치 코트에 얼굴에 분칠한 공안 토벌부대라든가. 아마도 '재대로 만들수도 없으면 웃기게라도 만든다!' 라는 오시이 감독 나름의 철학일지도. 어찌됐든 붉은 안경보다는 낫다(...) 사실 대놓고 예술영화(특히 러시아/동유럽 풍의) 스타일을 빌려와 만들어서 개그는 전작보다 감소했다.

전작 붉은안경에서 초반 시퀀스에서 쓰인 프로텍트 기어 3체와 미군지프, 헬기로 제작비를 전부 소진해버린 기억 때문인지, 본작의 프로텍트 기어는 디자인이 단순화되어 100여체에 이르는 소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완전무장 가능한 프로텍트 기어는 역시 3체 정도이고, 나머지는 극중 간간히 등장하는 약간의 무장을 한 특기대원들 용.

본작에서는 실총이 촬영에 사용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이누이의 MG-42...

일본 아마존과 같은 데서는 액션보다 오히려 과거의 풍경을 담은 느낌과 음악의 조화가 아름답고 과거를 자극하는 것 같다는 평으로 점수를 높게 받는다.

적자때문에 신문에 몇번씩 보도됐다(…)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제작한 실사극영화로 케르베로스 사가 제3작에 해당하는 작품. 1991년 작.
  1. 이것 때문에 이누이와 후세를 동일인으로 볼 수도 있다는 말이 있다. 단순한 성우드립도 있지만, 인랑의 스토리를 생각해보면 나름 의미심장한 부분.
  2. 본작은 만화책 견랑전설 이후에 제작된 작품이나 모든 작품이 독립된 세계관으로 구성되는 케르베로스 사가의 특성상 견랑전설의 코이치와 본작의 코이치는 똑같은 인물은 아닐 것 이다. 무엇보다 본작의 배경은 1991년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