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애니메이션 고베 작품상 - 패키지 부문 수상작 | ||||
제1회 (1996년) | → | 제2회 (1997년) | → | 제3회 (1998년) |
키 더 메탈 아이돌 | 신기동전기 건담 W Endless Waltz | 사쿠라 대전 앵화현란 | ||
OVA가 3만장 팔리면 대박이라 여겨지던 시절에, 친구 3만명이라는 은근 노골적인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시작된 OVA.
스스로를 안드로이드라고 생각하는 Key라는 소녀가, '친구를 3만명 모을 수 있다면 인간이 될 수 있다'라는 말을 믿으며 벌어지는 일을 중심으로 하여 기본적인 스토리가 진행된다. 작품 초기의 무기질적인 눈빛을 지닌 Key는 그야말로 인간보다는 로봇에 더 가까운 모습으로, 요즘은 식상할 정도로 남발되고 있는 '무표정', '무감정', 내지는 '쿨데레'스타일 캐릭터의 원조격에 해당하는 모습을 지니고 있다.[1]
나름 상당히 매력적인 주제와 캐릭터를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현지에서 그리 인기를 끌지 못했는데...
주인공 Key(본명 미마 토키코의 애칭)의 유니크한 캐릭터성과 '밝혀지지 않았으니 오타쿠들 스스로 찾아보라'는듯 여러 불친절하게 숨겨진 설정들을 활용하여, 아이돌의 사생활을 파헤치듯 여기에 열광하는 오타쿠들을 모아보려 한 것 같았으나, 뭔가 있어보이는 각종 설정이나 이미지와는 달리 본편은 굉장히 늘어지고 작화도 특출난게 없는 등, 내세울만한 요소를 찾기가 매우 힘든 작품이 돼버렸다.
특히 컨셉 아티스트 타나카 쿠니히코가 지금 기준으로 봐도 ㅎㄷㄷ한 그림들을 그려냈지만 (이 사람은 지금도 현역이다. 참고로 이 사람은 일격살충 호이호이씨 원작자다.) 동화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작화 수준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다.
결국 30분짜리 시리즈가 잠정적으로 제작이 중단됐다가,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에 열광하는 일부 북미쪽 취향에 편승하여 장편 두편으로 마무리를 짓기는 한다.[2] 그 두편중에 전편은 미처 설명하지 못한 설정만 줄줄줄 읊어주는 수습편이라 칭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형태. 후편은 그래도 이전엔 보지 못했던 퀄리티, 영상미 등을 보여준다. KEY의 성우이기도 했던 이와오 준코가 부른 최종화 엔딩곡 손 안의 우주도 추억의 명곡으로 회자된다. [3] 내용전개가 좀 억지스럽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냥 이전편들을 패러랠 월드 취급하고 보면 좀 낫다.
아야나미 레이, serial experiments lain등에서 등장하는 독특한 무기질적 캐릭터의 견본을 처음으로 창조했다는 정도의 의미는 있다. 사실 초기의 Key는 너무나도 무기질적 성향이 강렬해서, 이후의 어떤 캐릭터도 이 정도로 무기질적인 모습을 구현하지는 않았다.
애니메이션도 매우 불친절하고 비인간적인 설정까지 가득 들어가는 바람에, 키와 사쿠라 두 캐릭터, 그리고 '자장가'와 '손 안의 우주' 두 곡말고는 남는 게 없다. 아이돌 애니도 세기말분위기를 넣은 판타지도 아닌 오컬트 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