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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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용 언더웨어의 일종. panier. 프랑스어로 바구니라는 뜻. 치마를 부풀리기 위해 입는다.

1 현대의 파니에

얇고 반투명한 천(주된 재료는 오간디) 몇 겹을 쌓아서 만든 속치마이다.

드로워즈와 함께 로리타 패션의 필수품이자 속옷의 일종. 치마를 부풀려보이게 할 목적으로 치마 속에 받쳐입는, 일종의 속치마. 색깔은 주로 드레스에 맞춰 흰색 또는 검은색으로 입으며 파니에 아래 드로워즈를 입는다. 간혹 팬티만 입는 사람들도 있지만 드로워즈를 착용하는 것이 기본 상식이다.

허리는 주로 프리사이즈로 나오는 경우가 많으며 특성상 일정 길이 이하로는 짧아질 수 없다. 튈 등의 소재로 만들고 얇은 철사로 테를 둘러 모양을 잡기도 하는데, 이렇게 빡세게 모양을 잡아야 하는 경우는 주로 겨울용 스커트가 많다. U자 모양으로 빡세게 띄워주는 것과, 그것보다는 덜 하드하게 A자 모양으로 띄워주는 것이 있다. 버슬 형태로 오리궁뎅이 모양을 잡아주는 것도 있다. 두 개 이상 (!) 착용할 수도 있다.

2차원의 세계에서는 드레스 아래에 팬티 또는 드로워즈만 입는 캐릭터들이 보이는데, 실제 로리타 패션은 하의 밑에 파니에를 갖추어 입는 사람이 많다. 치마 아래에 그냥 팬티나 드로워즈만 입으면 축 처지게 되어[1] 카탈로그나 사진에서 보았던 멋이 나지 않는다. 단, 일반인이 보기에는 파니에를 착용하지 않는 편이 더 자연스럽고 예쁜 경우도 있다고 하는 모양. 파니에를 착용할지 말지는 일단 입어보고 본인 눈에 더 예쁜 편으로 고르자. 다만 파니에로 치마를 부풀리는 편이 상대적으로 다리가 얇아보이고 허리가 잘록해보인다며 좋아하는 의견도 있다.

단점은 첫째, 엄청 비싸다. 속옷이라고 가볍게 생각할 수 있지만 싼것이라도 거의 4만원대를 호가한다! 웬만한 보세 옷값이다. 행동이 불편해진다 (...) 출근 시간의 지하철 등 사람이 꽉꽉 들어찬 곳은 통행을 못한다고 봐도 좋다. 게다가 자기도 모르게 파니에로 커진 치마자락 등으로 무언가를 쳐서 떨어뜨리거나 엎거나 할 수도 있다 (...) 둘째, 문자 그대로 치마를 들어올려 고정시키기 때문에 몹시 바람에 취약하다.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지하철에 들어가기라도 하면 바람 때문에 버틸 수가 없다. 이 때문에 드로워즈 착용이 권장이 아니라 상식이 되는 것. 셋째, 소모품이다. 서 있기 불편하다고 깔고 앉으면 파니에가 구겨지고 숨이 죽기 때문에 어디 함부로 앉기도 좀 그렇다. 오래 앉으면 숨이 죽어서 치마의 라인도 변형된다. 이렇게 된 파니에는 풀을 먹이거나 약한 다림질로 다시 되살릴 수 있다. 그나마 파니에를 가장 오래 보관하는 방법은 일반 스커트처럼 옷걸이에 걸어 보관하는 것. 그리고 세탁기에는 되도록 돌리지 말고(하더라도 망 안에 넣어서 돌리자) 드라이클리닝을 맡기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것도 장기적으로는 크게 효용이 없는 방법이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숨은 죽을 수밖에 없다. 결국 나중에 다른 파니에를 다시 사야 한다. 넷째, 코르셋이나 하이웨이스트 스커트 등과 같이 입었을 때 허리에 많이 옷이 겹쳐지는데 이걸 잘 정리하는 게 힘들고 귀찮다 (...) 한 번 잘 정리해도 화장실 한 번 다녀오거나 좀 걷거나 하면 흐트러지기 마련이므로. 잘 정리하지 않으면 허리가 굵어보이므로 열심히 정리하도록 하자.

라인 정리용 속치마라는 점에서 페티코트와 많이 혼동되나, 페티코트는 훨씬 범위가 넓어서 겉옷같은 재질의 속치마·띄우지 않는 속치마·현대적인 파니에 등을 모두 포함한다.

로리타 패션뿐만 아니라 치마를 띄워야 하는 다른 옷에도 많이 쓰인다. 특히 일부 코스프레에는 사진이 예쁘게 찍히기 위한 필수품이기 때문에 로리타 전문점에서뿐만 아니라 코스프레 샵에서도 거의 대부분 판다.

일본의 스트리트 패션 중 페어리계에서는 이와 비슷하지만 [2] 속옷이 아니고 색깔이 들어간 튜튜 스커트를 겉옷으로 입는다. 이 튜튜 스커트는 자체적으로 뜨는 디자인이기 때문에 안에 파니에를 따로 입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도카의 마법소녀 의상의 일부이기도 하다. 오프닝에서는 파니에를 어쩌다 부풀린 나머지 하늘로 기구처럼 날아가는 모습이 보이는데 상태변화, 이는 포터블에서 '파니에 로켓'이라는 이름으로 공격기술(...)로 등장한다. 파니에를 부풀린 다음 마도카가 풍선처럼 날아가서(...) 적에게 데미지를 주는 형식.

2 근대 여성복에서의 파니에

현대의 파니에처럼 망사로 만든 편하고 연약하고 가벼운 물건과는 거리가 멀다...
고래수염, 고래뼈, 등나무, 철(?!) 등의 재료로 서로 크기가 다른 고리를 만들고, 이것을 폭 넓은 속치마에 붙이거나 고리와 같은 재질의 활꼴로 이어붙여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모습이 바구니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파니에라 불린 것.

파딩게일이 선조 격이고 크리놀린이 후손 격이라고 할 수 있다. 17세기말쯤에 가면 이러한 형태의 장비는 크게 간소화되어 허리 뒷부분만 부풀리는 버슬(bustle)로 대체된다.
  1. 물론 드로워즈 하나만으로도 어느 정도 뜨는 효과는 있다만 파니에에 비하면 미미한 편
  2. 물론 하드튈 파니에보다는 덜 뜨는, 다만 일반 파니에보다 더 잘 뜨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