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ペケ―
소학관의 별책 소녀 코믹에 1990년 12월~1999년 1월까지 연재된 아라이 리에의 4컷만화. 단행본 7권으로 완결됐다.
1 작품의 특징
일상적인 소녀만화 답지 않은 고어한 연출과 시모네타, 그리고 일반적인 4컷만화와는 다른 등신대 그림체로 그려진 미형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소녀만화지에 연재된 개그 4컷만화가 무려 9년동안이나 연재됐다는 사실부터가 범상치 않다.
각 에피소드에는 소제목이 있고 소제목마다 각각의 주인공이 연결된다. 같은 소제목을 가진 에피소드는 일련된 스토리로 이어지게 되며 단행본 7권에 걸쳐 약 50여종의 별개의 스토리가 존재하는 게 특징. 물론 인기 캐릭터인 야마모토 코지나 시라토리 히토미처럼 작품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1~2번 나오고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
작품의 패턴은 주로 부조리 개그. 상식과 동떨어진 행동과 모습을 보이는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작품 전반에 걸쳐 독설과 시니컬한 개그가 펼쳐진다. 이렇게 말하면 실감이 안 가겠지만 일단 이 개그패턴에 익숙해지고 나면 한동안 어지간한 만화는 웃기다는 느낌조차 안 들 정도로 강렬한 개그들을 선보인다.
아즈망가 대왕을 보기 전에 이 작품을 본 사람이라면 아즈망가 대왕을 보면서 페케를 떠올리게 된다. 4컷만화면서 캐릭터마다 연결된 스토리가 있다는 점과 특정 캐릭터의 유사성 - 대표적으로 사카키와 야마모토 코지 - 을 떠올리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아즈망가대왕은 연재가 진행되면서 독자적인 개성을 띄게 됐지만 적어도 초반에는 페케의 영향을 받았음을 부정하기 힘들다. 사실 4컷만화에서의 캐릭터성과 각 캐릭터별로 연결된 스토리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일본에서 90년대 이후에 나온 어지간한 4컷만화 치고 이 작품에 영향받지 않은 경우는 드물 것이다.
작가가 상당한 수준의 게임 오덕이라서 작품 내에 게임을 소재로 한 에피소드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드래곤 퀘스트나 샤이닝 포스의 주문을 소재로 한 에피소드라든지 리얼사운드를 패러디한 에피소드도 존재한다.
1.1 단점
일반적인 개그 혹은 4컷만화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대사가 많다. 심지어는 페이지 전체를 나레이션으로 채우는 컷도 심심찮게 등장할 정도. 읽는데 시간도 오래 걸린다. 덕분에 소재 자체가 그렇게까지 매니악한 만화는 아님에도 상당한 수준의 일어 실력이 필요하고 말장난이 심해서 번역도 난해하기에 아는 사람만 아는 전설적인 작품이 돼버렸다.
2 등장인물
(괄호 안은 해당 캐릭터가 등장하는 에피소드의 소제목)
- 야마모토 코지(고교낙서)
겉으로는 불량스러워보이지만 사실은 상냥한 고교생. 학교에서도 불량학생으로 소문이 나있다. 혼자 교실을 청소하거나 아침에 쓰레기를 줍는 등 남몰래 사람들을 돕지만 그 사실을 들키는 걸 부끄러워한다. 한 마디로 츤데레. 덕분에 알게 모르게 인망이 좋아서 학교의 불량 선배들이 졸업하면서 코지에게 도움받았던 일에 대한 감사를 표하기도 한다. 어째서인지 선행을 베푸는 모습을 학교의 와타나베 선생님에게 항상 들킨다. 15년 뒤 고등학교 교사가 돼서 마이코와 결혼한다. 오오 인생의 승리자.
- 와타나베(고교낙서)
중년 영어교사, 외모도 별로고 학생들에게 인기는 없다. 다만 상식인이며 교내에서 코지의 본모습을 알고 있는 유일한 이해자.
- 마이코(고교낙서)
어째서인지 항상 곤경에 처해있다가 야마모토 코지에게 도움을 받는 여자아이. 등장시점에서는 유치원생. 엔딩에서 코지와 결혼에 골인한다. 역키잡?
- 야마모토 죠지(따끈따끈 가족)
코지의 쌍둥이 형. 코지를 제외한 야마모토 일가 사람들은 언제나 썰렁한 농담을 즐긴다. 혼자 진지한 성격인 코지가 여기선 항상 놀림감이 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죠지는 언제나 그 선봉에 선다.
- 야마모토 린다(따끈따끈 가족)
코지와 죠지의 여동생, 이나바의 동생의 짝사랑의 대상.
- 야마모토 칸사이(바츠이치 - X一, 이혼경력이 있다는 뜻)
야마모토 코지의 큰형. 어릴 때 집을 나가 결혼했으나 이혼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릴 때부터 코지를 너무나 귀여워한 나머지 코지와 꼭 닮은 딸을 낳아서 데려왔다. 딸의 이름도 마찬가지로 코지(....)
- 오카모토 유메지(오카모토 유메지)
꿈꾸는 여고생언제나 망상에 빠져있는 여고생. 다만 그 망상이란 게 항상 유혈이 낭자한 망상. 일상 속의 일들로부터 떠올리는 유메지의 망상이 유메지 에피소드의 주된 내용. 행복하고 즐거운 장면을 보면 완전히 상반되는 끔찍한 장면들을 떠올리면서 미소를 짓는다.
- 이나바 히로시(이나바)
어느 날 학교에 전학온 학생, 그러나 그 외모는 토끼. 그러나 주변 사람들은 차마 이나바에게 너 토끼냐고 대놓고 물어보지 못하고 소심하게 망설이는 전개가 이나바 에피소드의 주된 패턴. 성격은 보기와는 다르게 열혈한. 이쿠라의 스커트를 들춘 남학생에게 분노의 철권을 날린 사나이다움에 학우들이 모두 환호를 보내는 바람에 이쿠라의 다리가 지느러미라는 사실은 묻혀버린다. 토끼귀처럼 보이는 부분은 사실 털. 깎으면 멀쩡한 미소년의 모습이 되지만 3일만에 다시 자라난다.
- 이쿠라 코베니(이나바)
이나바를 따라 학교에 전학온 여학생, 이나바의 연인. 상당한 미인이며 긴 생머리에 80년대 일본 불량 여학생 스타일의 롱스커트 교복을 입고있다. 한 짓궂은 남학생이 그 스커트를 들춰보니 보인 건 물고기 지느러미. (이쿠라는 일본어로 연어알젖) 그런데 그 지느러미를 탈의실에서 벗는 에피소드도 있다(..) 이나바와 연인이 된 계기는 서로 옆자리에 앉아있었기 때문이라는 너무나 평범한 이유라 다들 경악하는 에피소드가 있다. 엔딩에서는 이나바와 결혼에 골인해서 임신을 하지만 이나바와 서로 당신 닮은 아기였으면 좋겠다고 티격태격거린다. 부모님은 당연히 이쿠라를 닮았으면 좋겠다면서 한숨.
- 이나바 피터 마론도(이나바)
학교에 전학온 이나바 히로시의 사촌, 미국 유학에서 돌아왔다. 마찬가지로 외모는 토끼. 외모상의 차이는 귓가의 색깔 뿐인데 이게 이쿠라에 의하면 '금발에 장발'(...)
- 이나바 아키라(이나바 동생)
이나바 히로시의 동생. 외모는 형과는 달리 사람 형상을 한(..) 미소년이지만 토끼귀가 달렸고 옷을 벗으면 전신에 바니걸 모습의 털(...)이 나있다. 물론 다리에는 망사스타킹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야마모토 린다를 짝사랑한다.
- 나이나이노카미사마(찾고있는데)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 나이나이노카미사마를 세 번 부르면 물건을 찾아준다고 하는 신. 다만 사람들은 언제나 나이나이노카미사마를 곤란하게 만든다. 실연당한 남자가 잃어버린 내 마음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한다든지(...)
- 시라토리 히토미(그대의 눈동자는 백만볼트)
쿨한 여고생. 다만 너무 쿨한 나머지 (자칭)연인인 토시오의 맹렬한 애정공세를 무심하게 넘겨버린다. 평소엔 토시오에 대해 아무런 감정이 없어보이는 반면 토시오가 39도의 고열로 인해 조퇴하려 하자 '난 토시오하고 떨어져있기 싫어' 한 마디로 토시오가 학교에 남아있게 만든다(..) 엔딩에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다른 남자와 결혼하지만 2주만에 이혼한다. 그리고 토시오는 히토미의 어장에서 허우적대겠지
- 데가와 토시오(그대의 눈동자는 백만볼트)
시라토리 히토미의 (자칭) 연인. 언제나 히토미에게 맹렬한 애정공세를 펼치지만 되돌아오는 반응은 기대와는 백만광년쯤 떨어져있다. 물구나무를 서면서 '지금 지구를 들어올리고있어' 라는 오글거리는 대사를 읊자 히토미의 대답은 '지배욕이 강하구나, 무서워' 라든지(...)
- 양호선생(나의 양호실에 잘 오셨어요)
하얀 가운에 안경을 쓴, 멀쩡하게 생긴 양호선생이지만 변태. 남녀 가리지 않고 성적인 대상으로 삼으며 망상 뿐만 아니라 때론 행동에 옮기려 하기도 한다. 더운 날씨에 쓰러진 학생들이 몽롱한 상태에서 양호실로 실려오길 기대하며 테루테루보즈를 걸어 날씨가 맑기를 기원한다든지 하는 등 여러 모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캐릭터.
- 빨간망토(괴인 빨간망토)
일본의 괴담으로부터 유래한 캐릭터. 어린 아이를 유괴하려하지만 정작 아이들로부터 동정을 사게 되는 괴인. 입 찢어진 여자 카오루에게 반한다.
- 나이토(양지) - 코스플레이어
- 루이루이(루이루이)
행복의 사자. 마법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려고 하지만 언제나 결과는 정 반대.
3 참고 (용어 등)
'페케'란 말은 한자로 不可의 광동어 발음을 일본어 표기로 적은 것이다. 그래서 X표를 쳐놓고 안 된다는 뜻으로 쓰는 말. 따라서 이 작품의 제목은 그냥 '페케'로 읽어야지 '엑스 페케'로 읽는 게 아니다.
1권에서 작가가 제목에 유래에 대해 'X'를 단독으로 쓰는 건 X에서, 'X'를 '페케'라고 읽는 법은 유니콘의 곡 '페케페케'에서 따왔다고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