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민혁의 소설 강철의 누이들의 제4권, 라스니아 전역의 중반격에 해당하는 전투.
1 부대 선정
거트루트 계획으로 거대한 포위망이 완성되었지만, 라스니아 기동A집단군은 그 전력을 온존한 채 반격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르 아브르 주변에는 라스니아 공군 또한 4백 기 이상의 항공기를 결집시킨 상태였다. 따라서 미테란트군은 본격적인 르 아브르 공략 이전에 이러한 반격의지를 분쇄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 반격을 분쇄하고, 가능하다면 적의 공격역량을 소진시킬 부대로는 전격전에서 예비로 돌려졌던 하이니 여단이 선정되었으며, 그 지휘관으로는 정밀시계 에레니엘이 선택되었다.
당시 하이니 여단은 전격전으로 인한 전차 궤도수리를 거의 끝마친 상태였으며, 5월 17일경에는 오후 8시 취침, 오전 8시 기상이라는 무지막지하게 편한 휴식을 취한다. 하지만 하넬은 에레니엘 슈베린 대령의 명령을 받고 자신의 비에르 활극시의 심리상태 및 전투수행개요를 보고서로 작성, 직접 가져가게 된다.
그곳에서 에레니엘 대령이 보고서를 읽는 동안 하넬은 망상을 하게 되는데, 주로 에레니엘 대령이 보고서를 읽은 뒤 "그럼 지금부터는 귀관과 나의 개인적인 시간을..." 하면서 에로게처럼 뭔가 상황이 일어나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에레니엘 대령이 실제로 "이제부터는 귀관과 나의 개인적인..."이라는 말을 꺼내자마자 비명을 지르며 넘어지게 된다. 그리고 에레니엘 대령은 그걸 보고 한숨을 내쉬며 뭔가 말을 하는데, 요약하자면 이렇다. 부전자전.
여기서의 대화 내용 및 에레니엘 대령 설정은 에레니엘 슈베린항목을 참고하도록 하고, 다음 날 오전부터 본격적인 퐁텐블로-모르뉘 가도 전투가 시작된다.
2 정밀시계 에레니엘
하넬 중대의 전차 점검 및 연료 보충과 기타 윤활유 주유가 완료된 시각은 오후 10시 30분. 그래도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아 하넬은 대대본부로 가는데, 그곳에서 '수송차량은 전부 여단에서 통합 운용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잠시 후, 이온이 직접 여단장의 지휘결심과 기동계획을 가지고 온다. 투명지 4장에 각각 15가지나 되는 표시가 그어진 것(...).
생각해 보자. 1:50,000 축척의 그리 크지 않은 지도 위로 열다섯 개나 되는 선과 표시들이 있다면, 고등학생용 지리부도 백지도 위에 산맥과 강, 철도와 고속도로 및 각종 교각들을 표시한 것과 버금가는 괴악함일 것이다(경험자의 작성).
어쨌든, 에레니엘 대령은 대대급으로 편성되는 KG의 특성을 무시하고 1개 중대를 KG로 만들었다. 따라서 하이니 여단 전체에서 편성된 KG는 15개였으며, 투명지에 도시된 계획은 최대 5분의 오차만을 허용하고 있었다(즉, 여단 전체에서 에레니엘 대령이 가용한 전투제대는 15개 중대란 소리다). 이에 비해 하이니 여단이 상대해야 할 라스니아군의 규모는 6개 연대. 그 중 4개 연대는 기병전차와 보병전차가 혼합된 320대에서 380대 규모의 전차연대였고, 나머지 2개 연대는 차량화보병연대였다. 또한 적 전차연대 편성은 대략 3개 종 이상의 전차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이것으로 추론할 때 적은 동원예비군 부대를 모아 편성한 임시부대일 것이 분명했다. 에레니엘 대령은 이것을 확신했고, 정밀시계 에레니엘의 발동을 결심한 것이다.
총체적인 계획은, 대략 2시간 30분 이내에 여단 아들러 대대와 프륄링레겐 대대가 라스니아군 제1공격제대를 무력화시키고, 그동안 하넬이 속한 팔케 대대는 제2제대에게 최대한의 피해를 강요하며 돈좌시키고 가능하다면 전멸하는 것이었다. 제2제대를 격멸시키느냐 못 시키느냐 때문에 팔케 대대는 3가지 명령서를 가지고 있었다. 다만 기본 계획은 라스니아군 제2제대에게 50%이상의 피해를 강요하는 기본 기동계획 A안이었다.
그리고 오후 3시 5분, 하넬의 티게르 중대는 F17번 확인점에 도착했다. 이곳부터 중대는 야지로 기동하며 쐐기대형으로 전환, 도로로 진격하는 뢰베 중대와 떨어진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내리는 비와 악화된 시계로 인해 라스니아군은 티게르 중대를 발견하지 못했다. 예정시간인 3시 15분에 공격은 시작됐고, 이 때 감청한 여단망 무전은 하넬이 기염을 토하게 만들었다. 자그마치 여단장 에레니엘 대령이 여단 포병사격을 휘하 20개 무선망으로 들어오는 무전을 통해 직접 통제하고 있었던 것. 각 중대의 공격전면 및 측면 8백 미터부터 4백 미터 지점 일대에 떨어지는 포격으로 인해 각 전차중대는 특별한 피해 없이 직접 공격에 돌입할 수 있었고, 압도적인 전투가 시작됐다.
최초 티게르 중대의 기습 이후 격파된 라스니아 전차는 43대. 단 10분 만에 1개 전차대대에 필적하는 수가 날아갔다. 특이할 점은 공격개시 시점에서의 포격으로 인해 20대 이상이 상실된 것이다. 어쨌든, 이후 기동계획B로 전환한 중대는 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중대가 만난 것은 에레니엘 대령이 상정한 상황대로인 <공격개시 직전의 혼란한 준비상태인 적 전차대대>였다. 이 단계에서 45분 내에 13대로 45대를 격파하는 것이 명령이었고, 그 시점에서 에레니엘 대령은 하넬의 지휘패턴까지 읽어버리는 무전을 날린다. 그리고 적절한 지원포격 및 로사트의 드레스테베 공격까지 합해 적 격멸에 성공했다(...).
그리고 다음 차례로 전술보급소에서 진행된 보급에서는 더 자지러지는 일이 일어난다. 4개 중대에 정확히 5분씩의 시차를 두고 보급이 진행된 것. 연료소모같은건 기본이고 담배와 같은 기호품 소모량까지 정확한(...). 틀린 것은 차마 에레니엘도 예상하지 못한 로사트의 드레스테베 공격으로 인한 전차 격파 숫자정도의 포탄소모량뿐이었다.다음은 기동 C계획이었고, 하넬은 아예 풀이 죽어서 기동계획대로만 움직이게 된다.
3 결과
라스니아군 반격 제1, 2제대가 하이니 여단에게 섬멸되는 시간은 보급시간 포함 2시간 가량이었다. 종료시각은 5시 7분. 이후 3제대는 뢰베 중대 및 레오파르트 중대의 공격에 전차 20여대 가량을 손실하고 후퇴했다. 그리고 미테란트 공군의 폭격으로 인해 3제대는 보유 차량 및 전차를 거의 다 손실하고, 열차포마저 전량 파괴된다. 전투기간 내내 라스니아군의 피해는 훗날 집계한 결과 전차 218대, 차량 5백여 대, 사상자 3천여 명에 달했다. 그에 비해 하이니 여단은 전차 6대, 보병전투차 3대, 사상자 259명에 불과했다. 대승리다. 대승리. 그런데 왜 쓰면서도 이렇게 슬플까(...라스니아 군 지못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