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기

1990년대에 한국 내 네오지오의 유통을 맡았던 게임업체 '빅콤'[1]에서 자사의 게임에 사용했던 필살기의 순화어.

그 당시 일본의 많은 대전 액션 게임에서 사용되는 용어인 필살기반드시 죽인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어 이를 좋지 않게 생각한 빅콤 측에서 1994년, 자체 기술로 왕중왕을 만들면서 이를 순화해 반드시 이긴다는 의미로 '필승기'라는 명칭을 만들어 사용하였다. 이 명칭을 붙인 것은 김재훈 당시 빅콤 개발실장이었다고 한다. 초필살기도 물론 초필승기라고 순화하여 부른다.

사실 필살기라고 해봐야 스트리트 파이터 1 시절에나 필살이었지 스트리트 파이터 2부터 대미지가 팍팍 줄어들기 시작해서 이제는 필살(必殺)은 커녕 대미지가 없는 이동기조차도 '필살기'에 포함되는 작금의 현실에 비추어 보면 명칭과 실제의 괴리가 꽤 크다. 그런 점에서 필승기라는 명칭은 꽤 합리적인 면도 있고 순화의 의도나 어감 면에서도 나름 건전하면서도 괜찮은 명칭이었으나, 마치 VHS와 BETA 비디오테이프의 관계처럼 이미 언중이 많이 사용하는 '필살기'라는 용어를 대체하기는 어려웠다.애초에 빅콤 혼자서만 밀던 명칭이었고 빅콤의 게임은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던 관계로 '필승기'라는 용어가 사회적으로 파급되는데는 실패했다. 결국 빅콤 전용 명칭으로 남아버린 용어.

어쨌거나 빅콤은 이후에도 쭉 '필승기'를 밀어서 빅콤이 한글화한 퀴즈 킹 오브 파이터즈 한글판에서도 필살기가 필승기로 대체되어서 나오며 1996년 3DO와 PC용으로 출시한 극초호권에까지 '필승기'라는 표기를 고수했다. 극초호권이 성공했거나 이후로 빅콤이 계속하여 대전 액션 게임을 만들었더라면 그래도 어느 정도 순화에 성공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 용어.
  1. 이 업체의 당시 대표이사가 바로 김갑환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