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 우리 옆집에 살고 있네요

1 소개

권정생의 동화. 제목을 보면 알겠지만 신성모독이다.

2 개요

태평스럽고 아무런 근심걱정 없는 하늘나라에 살고 있는 하느님과 예수가 지구상으로 내려온 것은 하느님이 창조하고 예수가 구원을 위해 자기 몸을 희생한지 2천년이 지났는데도 세상은 점점 어려워지기만 해 걱정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당초 이스라엘을 목적지로 삼았던 하느님과 예수는 도중에 거센 바람을 만나 한국 농촌의 한 수박밭에 떨어지고 만다. 어찌 보면 다행이다. 인외마경이 펼쳐진 현대의 이스라엘을 봤으면 진심 멘탈 붕괴 오셨을 듯.

둘은 이제부터 미안함을 느끼면서도 배고픔을 참지 못해[1] 남의 수박을 훔쳐 먹어야 하고 서울로 올라갈 차비를 벌기 위해 고추밭에서 일을 해야 하는 등 땅 위의 사람들과 별다를 게 없다. 수박 훔친 건 범죄인데요? 어차피 나중에 하늘로 돌아가서 내년 농사 잘 되게 해주시면 된다.

이 동화는 서울 달동네의 철거민, 이산가족인 과천댁 할머니, 고아인 공주와의 만남 속에서 소외된 이들의 설움과 고통, 분단의 아픔 등을 몸소 체험하는 하느님과 예수의 내적 갈등을 잘 그려내고 있다. 이들이 김일성주체사상에 대해서 알았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작가는 "하느님은 지금도 세상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우리 곁에서 가난하고 가장 힘들게 사시고 있음을 어린이들에게 일깨워 주고 싶다"고 말했다.

3 평가

당초 월간잡지 새 가정에 연재되었을 때 하느님과 예수님의 권위를 더럽혔다는[2] 논란에 한동안 시달려야했다. 아무래도 하느님이 인간 여자와 동거하는 내용까지 나왔으니...

아무래도 비슷한 소재를 다룬 나카무라 히카루의 만화 세인트 영멘이 불러온 논란과 비슷하다. 하지만 권정생의 작품 성향을 생각해보면[3] 신성모독적인 내용과 거리가 멀다. 순수한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바라보면 작가 권정생이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외로움과 아픔에 시달리는 인간들을 보듬어주고 싶은 하느님과 예수님의 따뜻한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1. 능력을 사용해서 평범한 인간처럼 고통을 느끼는 상태가 되었다.
  2. 근본주의 입장에서는 십계명2계명+3계명 동시위반이기 때문(...)
  3. 게다가 그의 인생 회고집과 같이 본다면, 그에게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는 평가가 절대 아깝지 않다. 특히 이분들은 이 책을 읽고 좀 생각을 해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