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 한국 복싱이 왜 잘 나가다가 요즘 빌빌대는지 아냐? 다 이 헝그리 정신이 없기 때문에 그런 거야, 헝그리 정신이."
서울대학교 김상환 교수에 따르면, 헝그리 정신은 "하면 된다!", "안 되면 되게 하라!" 는 억지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 1960년대에는 대한민국은 가난한 후진국이었다. 그 당시의 한국인들은 이 배고픈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눈에 독기를 품고 죽어라 노오오오력해왔다. 그 정신이 바로 헝그리 정신이라는 것.
대중적으로 "요즘 사람들은 헝그리 정신이 없다" 는 "이제 배 부르고 등 따스해지니까 요즘 사람들이 초심을 잃었다, 독기어린 고집이나 악착같이 매달리는 힘이 없다" 는 식의 의미로 통한다. 공통적으로 전제되는 것은 "늬들이 배가 좀 고파 봐야 정신이 번쩍 들지..." 의 메시지. 쉽게 말해서 너희들은 게으르고 나태하기 짝이 없다는 비난을 하는 것이다. 프로테스탄트 윤리도 이렇지는 않았다[1] 즉, 본인들의 인생을 보다 더 아름답게, 보다 더 풍요롭게 하기 위래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굶지 않기 위해 죽지 않기 위해 살아가고 있다는 불쌍한 인생관을 자랑스레 포장하여 무용담처럼 늘어놓는 수준인 것이다. 요즘 군대 참 편해졌어 같은 말 때문에 이들은 어떻게 보면 가해자가 된 피해자이다.
그러나 현재는 사회가 성장하질 않으니 다닐 만한 일자리는 적고 눈높이를 낮추자니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 아니면 말 그대로 "인간 취급도 안 해주는" 경우가 많아서(...)[2] 사람들은 배부르기는커녕 오히려 나름의 막심한 경쟁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더 이상 헝그리 정신이 적용될 만한 여지가 별로 없으며, 변화된 사회에 맞는 새로운 마인드셋을 갖추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알게 모르게 아직도 많은 한국인들이 헝그리 정신에 입각해서 사회를 유지시키고 있는 것도 현실.
김상환 교수는 또한 이에 더하여 "헝그리 정신은 목표를 위해서라면 절차나 수단이 무엇이든 상관없다는 식의 억지를 부리며, 절차에 신경쓰는 개인은 사회에서 도태시키려 한다" 고 강경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현대사회에 대해서는 "이미 헝그리 정신의 퇴조가 일어나고 있으며, 오늘날의 청년들은 헝그리 정신이 아닌 상속의 정신에 따라 살고 있다" 면서 "상속의 시대는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들을 상속받는 시대로, 단순히 유지하거나 전달받는다는 개념을 넘어서서 창조적으로 계승해 나간다는 의미가 포함된다" 고 진단하며 더 이상 헝그리 정신이 유효한 윤리학으로 사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 거칠게 요약하자면 헝그리 정신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만 하는 사회적 배경에서 유효할 수는 있지만, 오늘날에는 이미 상속받은 유를 통하여 더 큰 유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 헝그리 정신이 아니라 리얼 헝그리
2015년에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서 "세계인재보고서"(IMD World Talent Report)를 출간했는데, 한국 노동자들의 직장 내 동기부여도가 61개국 중 최하위권으로 나타나서 논란이 일었다. 언론사들이 전경련 관계자의 입을 빌어서 "한국 노동자들은 헝그리 정신이 부족하다" 고 그 이유를 추측한 것을 고스란히 옮긴 것. JTBC에서 확인해 봤더니, 이건 경영자가 노동자들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만들어진 보고서라고 하며, 인재를 유치함에 있어서 그 나라의 노동시장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확인하는 지표였다고 한다. 보고서 자체가 기업이 인재를 끌어들이고 유지시키는 것에 관련된 내용이지, 노동자들이 일을 함에 있어서 갖는 마음가짐 따위를 측정하는 것이 주제가 아니라는 것. #
과거 금메달리스트로 인기를 끌었던 임춘애 선수가 "라면만 먹고 뛰었다" 는 얘기가 돌면서 유명해져서 "헝그리 정신의 아이콘으로 통하기도 했다. 그런데, 임춘애는 라면만 먹고 뛰었던것도 절대 아니며, 오히려 영화 '넘버 3'에 인용되면서 영원히 각인이 풀리지 않는 헝그리 정신의 피해자에 가깝다. 자세한 내용은 임춘애 항목 참조,
이 단어가 대중매체에서 인용된 가장 유명한 것은 영화 넘버 3에서 송강호의 대사 때문일 것이다. 해당 씬 보러가기 또한 근육맨의 등장인물 근육 스구루가 이것이 뛰어나다고 한다. 하지만 아들인 근육 만두는 이게 없다. 현실 고증
비슷한 것으로 북한에는 "군자리 정신" 이 있다고 한다. 배고픔을 바탕으로 더 열심히 일하라는 점에서는 헝그리 정신과도 닮았다. 역시 한민족 #
- ↑ 프로테스탄트 윤리가 근면함을 강조하고 게으름을 배격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헝그리 정신처럼 "배가 좀 고파 봐야 철이 든다" 는 식으로 독설을 퍼붓는 윤리체계는 절대 아니다.
- ↑ 그럼 네가 노력해서 그런 수모를 안 겪을 사회적 지위로 올라가면 되지 않느냐... 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많다. 그러나 당장 그런 높은 사회경제적 지위는 애초에 그 일자리의 수도 더 심하게 한정되어 있거니와, 현대사회에 수저계급론이 널리 공감받고 퍼졌을 만큼 "개인이 노력해서" 지위를 끌어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시대가 되었다. 또한, 한 수모를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비율이 정해져있는 이상 모두가 노력해도 모두가 올라갈 수 없기에 원천적으로 틀려먹은 꼰대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