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호도인

1 개요

풍종호 무협소설인 『녹림대제전(綠林大帝傳)』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청성파(靑城派)의 장문인이 호호도인(好好道人)으로, 검(劍)에서는 천하오검(天下五劍) 중에서 한 명으로 꼽힐 만큼 천하제일을 넘본다고 한다. 본래 이 호호란 그의 도명이 아님에도 그렇게 불리게 된 이유가 어떤 일이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항상 좋게 넘어가려는 일이 너무 잦아서이다. 심지어 방금 살인을 한 자를 잡고서도 그자가 더는 살인을 하지 않겠다고 거짓말을 하면 그 말을 믿어주고 보내준다 하니, 그 좋다는 것에 사람들이 동의할 리가 없는 것이다. 소위 그런 호구스런 성격을 가졌기 때문에 호호도인이 이리 퍼주고 저리 퍼줘서 청성파를 털어먹으려 찾아오는 자들도 많다고 한다. 그래서 태대노인(太大老人)이 그의 성격을 고치려고 두들겨 패기까지 했음에도 실패하여 그 꼴을 더는 못 보겠다고 청성파를 박차고 나온다.

이러한 그의 호구스러움이 극에 달한 사건이 바로 사천오흉(四川五凶)[1]에게 제자인 삼보가 납치당한 일이었다. 그냥 베어버려도 충분할 악당들이었으나, 호호도인은 그들조차 베지 못한다. 그렇다고 그들의 요구대로 청성파 장문인 자리를 넘겨줄 수도 없었기에 호호도인은 한 달에 가깝도록 사천오흉의 주변에서 맴돌기만 할 뿐 아무것도 하질 못한다. 결국, 삼보는 음마문(陰魔門)의 태상장로를 찾으러 지나는 길에 왕삼구가 오흉을 죽이고 구해준다.

정말 답답할 만큼 이상한 성품이지만, 원래 호호도인의 성품은 이렇지 않았다. 그는 어릴 때 녹림 산채의 끄나풀 노릇을 하며 컸기 때문에 아직 어려서 강간이나 살인만 하지 않았을 뿐이지 이미 성품은 막장이었다. 그래서 청성파에서는 그의 성품을 고치기 위해 특단의 조치로 능풍이환진(凌風移幻陳)[2]을 통과시킨 결과 지금처럼 성품이 확 바뀌어 버린 것이다. 더욱이 능풍이환진을 통과한 이후부터 호호도인은 거의 검을 쓰지 않는데, 살짝 잘못 그으면 상대가 죽을까 봐 걱정스럽고 힘껏 그으면 칼바람이 어디로 튈지 몰라서 전전긍긍(戰戰兢兢)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자가 납치됐음에도 칼을 함부로 뽑지 못했다. 하지만 왕삼구가 다른 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안전장치까지 갖춰주며 도발했을 때는 호호도인이라고 절대 생각할 수 없는 검귀(劍鬼)와 같은 모습을 드러내며 그와 대결한다. 그러나 호호도인이 능풍검법(凌風劍法)을 자유자재로 펼치고 검강(劍罡)까지 발휘했어도 왕삼구를 이기지는 못한다.

이후 왕삼구의 일행에 합류하여 한동안 그를 쫓으며 여행을 한다. 그러는 중에 호호도인은 온통 검은 복장에 산발하고, 얼굴에는 숯까지 칠한 몰골을 해서는 다른 사람인 척을 한다. 흑공자란 이름으로 성품도 패악스럽게 바꿔서 청성파의 일에 개입하여 호호도인의 장문인 자리를 위협한다고···.[3]

2 무공

  • 능풍검법(凌風劍法) : 청출어람(靑出於藍)일 만큼 자질이 좋기도 했고. 능풍이환진까지 빠져나오면서 한계를 넘어 능풍검법까지 익힐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미 사문에서는 봉인된 검법이었고, 너무 강한 위력으로 상대가 죽을까봐 걱정하여 제대로 펼치지도 못한다. 그러나 왕삼구를 만나 대결하면서 진면목을 드러낸다.
  1. 검신무(劍神舞)』의 사천사마(四川四魔)이다.
  2. 검왕(劍王)이 청성에서 능풍검을 배운 뒤에 청성파에 돌려주기 위해 배려로 남겨놓은 흔적인 것 같다. 청성 문인이 이 흔적 위에 서게 되면 능풍검과 맞서는 환영에 빠져드는데, 이 환영에서 살아나오려면 자신의 한계를 넘어 껍질을 부숴야 한다. 그 때문에 이 검진에서 살아나온 자는 성격이 완전히 달라진다.
  3. 삼보도 흑공자가 자신의 사부인 호호도인인 것을 안다. 그런데 『검신무』에는 흑공자와 삼보가 같은 배분으로 나온다. 한 문파의 항렬인 만큼 잘못 전해질 리가 없으니 오류이거나, 아니면 다른 사유가 있는 것일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