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신무

풍종호 월드
지존록경혼기일대마도광혼록호접몽
화정냉월녹림대제전검신무투검지
카오스 사이클몬스터X몬스터
제목검신무(劍神舞)
장르무협소설
저자풍종호
권수전 7권
출판사로크미디어
출판년도2005~2009년, 2014년(eBook)

1 개요

지존록(至尊錄)』과 비슷한 시기에 출판되기 시작한 풍종호 작가의 일곱 번째 무협소설로, 『지존록』이 불운하게도 중간에 출판중단이 되었음에도 다행히 『검신무』는 완결까지 출판되었다. 본래 전 5권으로 기획이 되었던 것이지만, 컴퓨터가 초기 원고를 날름 먹어버리는 바람에 7권으로 분량이 늘어났다.[1]

풍월드에서 오랜 세월 전통을 이어오는 신주제파(神州諸派)의 일문(一門)이 드디어 처음으로 주역으로 등장하면서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대문파의 모습이 드러난다. 골칫덩이 사부와 순진한 제자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주변 조연들의 재미있는 이야기까지 잘 버무려져 있어서 즐거움을 더해준다. 다만, 초기 원고가 날아갔기 때문인지 글에 오류가 몇 가지 있는 것이 옥의 티이다.[2]

2 등장인물

2.1 청성파(靑城派)

2.2 원후파(元侯派)

2.3 개방(丐幇)

2.4 오호문(五虎門)[4]

  • 추장연[5]
    • 유만상

2.5 분광검문(分光劍門)[6]

  • 여동문[7]
    • 형무기

2.6 사천오흉(四川五凶)

2.7 녹림(綠林)

3 신병이기(神兵利器)

4 무공절기(武功絶技)

5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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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운연의 나이 아홉 살에 마지막 남은 가족인 할아버지마저 죽고 천애고아(天涯孤兒)가 되었다. 홀로 남은 도운연은 할아버지와 작은 인연이 있던 열풍검(烈風劍) 위강을 따라 청성파(靑城派)에 입문한다. 본래는 위강의 제자로 들어가기로 예정되었지만, 검신(劍神)이 되겠다는 다부진 말 한 마디에 아주 오랜 만에 청성파의 장로 모임에 참석한 최고령 장로인 하후염의 눈에 띄어 그의 제자가 된다. 덕분에 청성파 최소령 장로급의 인사가 되었으며, 장문인인 불해도인(不解道人)의 사제가 된다.

사부인 하후염과 함께 도운연은 산에서 생활하며 처음 수 년간은 청성무학의 기본인 묵조관법(默照觀法)만을 수련한다. 어느 정도 기반이 닦이자 그제서야 하후염은 도운연에게 검을 잡게 하는데, 청풍검법(淸風劍法)과 오랜 세월 끝에 다시 나타난 능풍검법(凌風劍法)까지 가르친다. 이렇게 산 속에서 도운연이 검을 수련하는 와중에 청성파에는 녹림(綠林)의 종자릉이 찾아온다. 녹림왕(綠林王) 사후 백여 년 후인 작금에 녹림은 분열되어 있었고, 다시금 통합되고자 싸움을 벌이는 상황이었다. 이 중 방무한의 무리와 당유원의 일당이 싸운 끝에 당유원 일당이 밀려서 본거지를 잃고 도망치는 신세가 된다. 종자릉은 이 당유원 일당의 군사로, 과거 녹림왕이 청성파에 은혜를 베풀었던 일을 증명하는 단서철권(丹書鐵券)을 가지고 청성파의 비호를 받기 위해 협상을 하러온 것이었다.

도운연의 사조가 되는 삼절도인(三絶道人)이 분명 녹림왕에게 은혜를 입은 것이 분명하기에 청성파는 종무릉의 청을 받아들인다. 한 산에 녹림도와 정도(正道)의 대문파가 동거한 지 일 년이 지나 방무한의 무리가 당유원 일당이 청성산에 머무르고 있음을 파악한다. 그래서 직접 쳐들어가기는 곤란하니 두 가지 수작을 부리는데, 첫째로 방무한의 사촌 동생인 날수독표(辣手毒豹) 방은한을 시켜서 독을 이용해 청성파의 제자가 당유원 일당에게 죽는 함정을 만들어 차도살인(借刀殺人)으로 어부지리(漁夫之利)를 노리려 한다. 그리하여 불해도인의 대제자인 여상이 죽을뻔 하나, 마침 청성파로 돌아오던 위강의 도움으로 구사일생(九死一生)한다. 첫 번째 계획이 실패하자 방무한은 과거 사천사마(四川四魔)의 후예인 사천오흉(四川五凶)에게 청부를 넣어 당유원 일당을 죽이려 한다. 이것은 사천사마처럼 사천오흉이 청성파와 은원이 있는 것을 알고 이용하고자 하는 계획이었다.

도운연이 삼절도인을 상징하는 세 가지 절예(絕藝)[11]까지 배우며 검을 수련하는 동안 어느덧 일 년의 시간이 또 지나 청성파 대부분의 문도가 모이는 대회합이 열릴 시기가 이른다. 청성파에는 원후파(元侯派)의 장문인 종리당이 당도해 있었는데, 원후파 제자들은 종리당의 사제인 반위릉이 데리고 조금 늦게 도착한다. 도운연도 대회합에 참여하기 위해 사부의 명에 따라 먼저 길을 나선다. 하지만 처음으로 홀로 청성파를 찾아가다보니 길을 잃고 헤매다가 같은 처지인 배원세를 만난다. 두 사람은 길을 찾다가 방은한과 맞딱뜨리고, 그는 그 둘을 녹림도인줄 알고 독까지 사용해서 죽이려 한다. 방은한은 당유원 일당의 수색망을 피하는 중에 우연히 도운연과 배원세를 만난 것인데, 독까지 사용해서 악랄하게 배원세를 죽이려 하다가 도운연에게 된통 당하게 된다. 그래도 운이 좋았는지 사천오흉 중 한 명의 도움을 받아 도운연의 검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바로 운이 다했는지 당유원 일당의 고수인 유만상을 만나 그의 오호도(五虎刀) 앞에 목숨을 잃고 만다.

유만상도 방은한의 독에 위태로운 상황이 된다. 다행히 청성파로 가던 하후염이 그를 지켜보다 자신과 인연이 있음을 알고 살려준다. 이 때문에 하후염은 대회합에 늦게 되고, 배원세와 함께 먼저 도착한 도운연은 주고예와 성목영과 함께 하후염을 찾고자 청성파 주변을 둘러보다가 분광검문(分光劍門)의 여장춘을 만나 그의 도전을 받는다. 그는 사문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생사를 도외시한 비무를 요청하고, 도운연은 이를 받아들인다. 여장춘은 분광삼영검(分光三影劍)을 발휘하나, 도운연이 펼친 천람(天嵐)의 기수의 강맹한 위력에는 결코 미치지 못했다. 도운연은 검객의 자세답게 치명상을 입은 여장춘의 목을 깨끗하게 단두까지 해버린다. 청성파는 분란과 귀찮음을 피하기 위해 그동안 분광검문을 일절 상대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도운연이 대뜸 사고를 친 꼴이 되어 청월방(淸月房)[12]에 갇히게 된다.

도운연이 청월방에 갇혀있는 동안 정풍검(定風劍) 두문, 해우도인(解羽道人)이 다녀가고, 다른 곳에서는 장로들이 모여 도운연이 일으킨 일의 뒤처리를 고심한다. 괜한 놈이 저 스스로 무덤에 발을 들이밀었다고 자신의 제자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뻗대는 하후염을 보며, 불해도인은 여장춘의 시신에 남아 있는 천람의 흔적을 지우고 은밀히 매장하기를 대장로에게 요청한다. 그런데 하후염은 한술 더 떠서 아예 여장춘의 시신을 불에 태워버린다. 이 때문에 청성파의 다른 장로들은 황당해하고, 원후파에서는 그저 재미있다며 굿이나 보고 떡을 먹을 생각을 한다. 하후염이 일으킨 일로 인해 다들 골머리를 썩고 있는 중에 청우자(靑牛子)가 청성파에 도착하고, 장문인을 만나 인사를 나눈 뒤에 냉큼 도운연에게로 간다. 청우자는 운연에게 검강(劍罡)을 보여주며 그의 경지를 가늠해보고는 대라신공(大羅神功)과 건곤라(乾坤羅)를 전수한다. 하후염은 뒤늦게 청우자가 온 것을 알고는 얼른 청월방을 찾으나, 이미 한발 늦어 전수가 끝난 뒤였다. 하후염은 얼른 운연에게 방금 배운 것을 익히지 말고 잊어버리라고 강요한 다음에 퍼렁 소를 찾아 티격태격한다.

청성의 대회합에 맞춰 방무한은 수준 차이를 알지 못하여 겁대가리를 상실한 채 청성파로 녹림의 대군을 일으켜서 몰려간다. 그리고 사천오흉도 자신들이 청성파가 되겠다는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헛된 야망을 이루기 위해 대회합을 찾아가는 분광검문의 일행으로 합류하여 청성파에 잠입한다. 청성파의 입장에서는 녹림도들은 그저 귀찮은 날파리와 같은 지라 귀찮아서 불해도인은 사전에 위강을 시켜서 녹림삼가(綠林三家) 중 유가채(劉家寨) 유금화, 독가채(獨家寨)의 독정한을 불러와 청성파에 녹림의 대군이 몰려오지 않게 방지하고, 방무한과 당유원 두 무리를 중재하고자 한다. 또한, 불해도인은 도운연과 여장춘의 일을 뒤에서 꾸민 사천오흉에 대해서도 파악하지만, 하후염이 그들을 내버려두는 것을 보고 생각이 있어서 그러는 것이라 여기고 지켜보기로 한다.

흑공자 일파의 추씨 사형제 중 막내인 추명자(秋明子)는 십여 년 전에 자양결(紫陽訣), 조양결(朝陽訣) 및 능풍검을 통합해서 삼양결(三陽訣)이라는 새로운 비결을 만들려 시도한다. 그런데 잘못되어 주화입마(走火入魔)하면서 전신을 움직이지도 못하고 시체처럼 삐적 마르게 된다. 그래서 오랫동안 추명자의 사형들인 추우자(秋雨子), 추생자(秋生子), 추수자(秋水子)는 그를 치료하려고 여러 방법을 동원해보지만, 모두 실패하고 이번 대회합을 빌미로 사숙인 정무령에게 치료를 부탁한다. 그리하여 정무령을 거쳐 하후염에게까지 추명자의 치료가 넘어가고, 하후염은 그를 보더니 대뜸 도운연과 맞대결을 시켜버린다. 주변에서 지켜보던 다른 장로들은 모두 놀라 말리려 하나, 결국 도운연과의 대결을 통해 추명자는 십여 년 고통의 주화입마를 치료하며 일어선다.

대회합을 맞아 청성파에 계속하여 여러 제자들이 찾아오고, 방무한 일행과 당유원도 도착하자 불해도인은 원후파의 장문인과 함께 둘의 싸움을 중재한다. 당유원에게는 싸움을 포기하고 이십 년 동안 칩거하며 무너진 가문을 재건하고, 방무한은 그 세월 동안 녹림의 대세가 되라는 무혈(無血)의 중재책을 제시한다. 양측 다 불해도인의 이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대회합에 손님으로 지내다 돌아가기로 한다. 드디어 청성의 대회합이 진행되고, 불해도인은 참가한 문도들을 환영하며 녹림에 중재책을 제시하였음을 알린다. 그런데 이 자리에 분광검문의 일행으로 참여한 사천오흉의 대가인 강능오는 나서서 청성파에 시비를 건다. 청우자가 응대하나, 쓸데없는 소리로 하후염과 정무령을 욕하다가 하후염의 비선표(飛旋鏢)에 뒤통수를 맞아 기절한다. 대신에 도운연이 나서고 사천오흉과 비무로 시시비비(是是非非)를 가리기로 한다. 도운연은 한꺼번에 사천오흉과 판을 벌여 번운신법(飜雲身法)과 비선표로 강능오부터 차례로 한 명씩 때려눕혀 버린다. 하후염의 이전 제자들인 청성육검협(靑城六劍俠)이 모두 무림에 출도할 때, 꼭 도운연이 벌인 것과 비슷한 사건들이 있었고 그로 인해 파문된 경우도 여럿이었다. 도운연도 이 사천오흉의 일과 이전에 분광검문의 여장춘을 죽인 일을 계기로 청성파에서 파문이 되어 검신(劍神)이 되겠다는 일념(一念)을 이루기 위한 여행을 시작한다.

도운연은 하후염에게 날이 서지 않은 무인장검을 받아들고, 첫 여정으로 신강(新疆) 무촌의 제무견을 찾아가기로 한다. 그렇게 홀로 청성파를 내려가던 날, 위강이 그에게 가족이 당한 참사에 관한 진실을 얘기해준다. 능히 복수의 감정을 품을만 했지만, 도운연은 흔들리지 않고 할아버지의 마지막 부탁이었던 검신이 되는 길을 가기로 한다. 원후파 장문인 종리당은 한 명이 세상에 나올 때마다 저마다 큰 족적을 남긴 청성육검협의 사제가 세상에 나가는 것을 알고 자신의 제자인 배원세의 경험을 늘려주기 위해 같이 가기를 부탁한다. 도운연은 본래 홀로 떠나기 위해 섭혼검법(攝魂劍法)의 섭혼술로 배원세를 따돌렸는데, 종리당에게 잡히고 그에게 섭혼검법의 유래와 위험에 대해 듣게 되면서 배원세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는 말에 동행을 받아들여 함께 여행하기로 한다.

대회합에서 방무한이 갑자기 다른 사람으로 변한 것처럼 멍청해져 막말을 내뱉는 일이 있었고, 하필 그것을 하후염이 듣게 되어 방무한이 고양이 앞의 쥐꼴이 되어 죽을뻔 한다. 다행히 송은선생(松恩先生)이 하후염이 과거 녹림의 용채를 몰살시킨 일을 밝히며 말린 덕분에 방무한이 목숨을 건지게 된다. 그런데 이런 경솔한 행동은 그동안 방무한의 모습이 전혀 아니었기에 불해도인은 경계를 한다. 그래서 도운연에게 두들겨 맞아 기절했던 사천오흉에게 여러 청부를 하면서 이 방무한의 일도 캐내줄 것을 부탁한다.

오래 전 위강이 도운연을 데리고 청성파로 돌아가던 중에 활시 팔형제(活屍 八兄弟)를 만난 일이 있었다. 그때 위강은 활시 형제들을 크게 부상만 입히고 죽이지는 않는다. 활시 형제들은 이 원한을 잊지 않고 있었기에 이번에 도운연이 하산하는 것을 노리고 복수를 하고자 한다. 그렇기에 그들은 녹림육무상(綠林六武相)을 만나 곧 섭혼마협(攝魂魔俠) 다시 나타날 것이라 경고하며, 녹림의 절기인 금강혈기(金剛血氣)를 요구한다. 그러나 녹림육무상은 섭혼마협이 다시 나온다 해도 상관이 없고, 금강혈기란 절기는 모른다고 싹 잡아뗀다.

도운연과 배원세는 신강으로 가기 위해 중간에 사호표국에 들러 길을 묻고자 한다. 그런데 가는 길에 녹림도인 도마(刀魔) 태사경과 활시 형제 중 동칠환을 만난다. 태사경은 녹림육무상의 이소릉이 나타나는 바람에 쉽게 지나칠 수 있었고, 동칠환은 도운연이 간단히 제압한 다음에 섭혼술로 기억을 지운다. 백제성(白帝城) 사호표국의 국주인 궁단은 청성파의 속가제자로, 도운연의 사형들인 청성육검협과도 얽힌 일이 많았다. 그 중 넷째인 섭운검(攝雲劍) 무룡성은 지금 도운연처럼 사호표국에 부탁을 하여 신강 무촌을 찾아간 적이 있었기에 궁단은 도운연의 부탁도 받아들여 사흘 뒤 신강으로 가는 표행에 함께 가게 해준다.

다음 날, 아침부터 도운연과 배원세는 궁단의 손자인 궁비에게 불려나가 비무를 한다. 궁비의 지목으로 배원세와 궁비의 일방적인 비무가 끝나고, 연이어 궁비는 궁단의 지시로 도운연에게 검법을 시연해 보인다. 이 덕분에 개방(丐幇)의 장로인 완롱자(玩弄子) 상노개가 궁비에게 박호금룡수(縛虎擒龍手)를 몰래 전수하여 소청양검(少淸陽劍)의 진전을 훼방놓은 사실이 드러난다.[13] 그리하여 궁비는 완롱자에게 박호금룡수를 제대로 전수해 달라고 청하러 가고, 도운연과 배원세는 백제산성[14]을 구경하러 간다.

이곳에서 이전에 지나쳤던 태사경을 다시 만나게 되고, 그가 청해오는 싸움을 도운연이 받아들여 두 사람은 대결을 한다. 태사경은 같은 녹림의 도적이었던 양부로부터 어릴 때 육살도법(六殺刀法)과 건곤일월기(乾坤日月氣)[15]를 전수받는다. 육살도법이야 오래 배우고 써왔기에 익숙하지만 건곤일월기는 배운 지 오래 되지 않았기에 아직 미숙한 상태로, 어릴 때부터 청성파에서 고된 훈련을 쌓은 도운연에게는 비할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제대로 된 칼도 없어서 육살도법마저 완벽히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태사경은 도운연에게 도전하여, 가지고 다니던 대여섯 개의 싸구려 칼 중 부러진 것들까지도 임기응변(臨機應變)으로 도운연을 공격하게끔 하는 등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도운연을 이길 수는 없었다.

도운연은 태사경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를 데리고 사호표국으로 돌아온다. 그곳에는 이미 완롱자가 와서 도운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도운연에게 나이를 떠난 의형제를 맺자고 하는데···[16] 도운연은 이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말은 않고 뜬금없이 궁단에게 청하여 표국 밖에 기다리고 있는 태사경에게 좋은 칼을 내주기를 청한다. 궁단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며 태사경을 안으로 들여 칼을 내주고, 이 상황을 지켜보던 완롱자는 도운연만큼 호기심을 자아내는 태사경에게도 관심을 두게 된다. 그래서 태사경에게 호의를 보이며 이끌어주겠다는 말을 하게 되고, 도운연은 이때다 싶어 완롱자의 말을 빌미로 태사경을 그에게 맡겨 버린다.

하루가 지나 완롱자와 태사경은 이미 떠난 뒤였다. 오후에 신강으로 떠나는 표행이 떠나기 전 사호표국에 활시 형제들의 막내인 동팔환이 찾아와 협박으로 도운연과 베원세를 회영장으로 초대한다. 활시 형제는 강시마군(殭屍魔君)의 진전 일부를 얻어 자신들을 녹림대영웅이라 칭하며 콧대가 한껏 높은 상황이었다. 그래서 도운연을 단순히 섭혼마협의 후예로만 보고 자신들이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여기고 도발한다. 고수를 알아보지 못하는 하수의 완연한 착각일뿐이었기에 결국 형제 중 넷이 회영장에 온 도운연에게 덤비나, 도운연은 검도 뽑지 않고 맨손으로 파자권(筢子拳)만 펼쳐서 그들을 쓰러뜨린다. 그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사호표국으로 돌아가 신강으로 가는 표행에 합류한다.

표행은 아무 탈 없이 이동하여 고가장에 이른다. 고가장은 주변에서 제일가는 유지로, 저대원이 사위가 되면서 저씨 형제[17]들이 대부분의 일을 도맡고 있었다. 막내인 저육원이 표행을 맞이하면서 배원세의 칼을 탐내다가 큰 형인 저대원에게 걸려 혼이 난다. 저대원은 도운연과 배원세를 보고 심상치 않음을 느껴 비무를 청하고, 도운연은 이번에도 받아들인다. 저대원은 음산(陰山)의 한 기인에게서 질전보(疾電步)라는, 걸음마다 경력을 발생시키고 이 경력이 분진(粉塵)을 치솟게 하는 공동파(崆峒派)의 뇌진보(雷振步)와 비슷한 보법을 전수받았다. 도운연은 이 보법에 적성검식(摘星劍式)으로, 저대원이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한 번의 찌르기로 맞선다. 만인적(萬人敵)의 천운나월(穿雲拏月)이라는 적성검식은 질전보의 상성이었기에 저대원은 팔십 보 이상을 밟았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리하여 저대원은 비장의 수로 보법에 변화를 주어 경력을 기존보다 강하게 발생시켜서 도운연을 억누르려 한다. 이에 도운연은 다른 삼절의 하나인 번운신법으로 그 경력을 찢어발기고는 승리를 쟁취한다.

완롱자와 태사경은 도운연의 추천대로 오호문(五虎門)을 찾아간다. 태사경은 도운연처럼 양부의 소망이라며 고수가 되겠다는 일념을 갖고 있었기에 오호문에 온 것으로, 비무를 위해 유만상의 사부를 농락했다는 거짓으로 그를 도발한다. 유만상은 당유원 밑에 있다가 방은한을 죽인 뒤에 사문인 오호문으로 돌아와 있다가 다짜고짜 쳐들어와 무례한 태사경에게 분노하여 대결을 벌인다. 연격의 오호도와 일격의 육살도, 다른 성향을 가진 두 도법의 고수가 만나 막상막하(莫上莫下)의 치열함을 보여준다. 완롱자는 그런 두 사람의 대결을 매우 흥미롭게 지켜보고, 주화입마로 한동안 몸이 불편하여 모습을 보이지 않던 유만상의 사부인 추장연도 제자의 대결을 보고자 모습을 드러낸다. 태사경과 유만상의 대결은 치열함에서 점차 살벌해져 양패구상(兩敗俱傷)하는 서로 죽고죽이는 상황에까지 이르고, 추장연은 강렬한 호통으로 그 상황을 무마시킨다.

고가장을 떠난 사호표국의 표행은 녹림의 독가채와 만난다. 그들은 청성대회합에 참석했기에 도운연과 사천오흉의 일을 알고 있었고, 도적으로 변한 원무산 유민들 때문에 원후파에 관한 일도 알고 있었다. 원무산에 고관대작 일행이 방문하였다가 원후파와 분란이 일어났는데, 장문인의 성격상 제대로 깽판을 쳐버린다. 이때 배원세는 사부인 종리당 장문인의 명에 따라 사람 목은 물론 말까지 서슴없이 죽여서 무념귀(無念鬼)란 별명을 얻게 된다. 그리고 원후파가 일으킨 일 때문에 관에서 나서게 되고, 원후파를 어쩌지 못하니 원무산 주변에 화풀이를 한다. 그래서 원무산을 떠난 유민들이 생겼고, 먹고살기 힘들어지자 도적질까지 나서게 된다. 표행을 이끄는 궁표는 이 사정을 모두 듣고는 살아 남은 유민들을 이용하라고 독가채의 부채주인 홍아휘에게 넌지시 알려주고, 소문의 도운연과 배원세가 지금 표행에 있다고 알려준다. 더불어 홍아휘는 그 두 괴물과 얽혀서 손해를 보지 않고자 향후 표행의 경로까지 알아간다. 덕분에 사호표국의 표행은 목적지까지 편하게 가게 된다.

완롱자는 오호문의 추장연, 유만상까지 데리고 태사경의 다음 상대를 찾아 분광검문으로 찾아간다. 완롱자의 위세에 형무기의 사부인 여동문은 도망치고, 대신에 형무기가 태사경과 싸우게 된다. 분광검문의 검법과는 전혀 다른 실전을 위한 살상력이 강한 분광참철검(分光斬鐵劍)을 연마했음에도, 그 사부의 실용적인 성격까지 물려받은 형무기는 태사경과 비무하기 꺼려하며 겁이 많은 척하다가 완롱자가 다치지 않게 봐주겠다는 말에 비무를 받아들인다. 어리숙한 모습을 보이던 형무기는 비무가 시작되자 안면을 바꾸고, 일명 '몰염치한 암검'이라는 강렬한 일격을 바로 날린다. 태사경은 버텨내고 형무기와 칼을 계속 맞대면서 강유(剛柔)를 겸전한 분광참절검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운다. 완롱자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말을 믿고 형무기는 최선을 다해 태사경의 칼을 부숴버리려 하고, 태사경도 자신의 장기인 수족이 일치되어 칼을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살려 기상천외하게 간격을 무시하며 형무기를 공격한다. 결국, 어느 쪽도 우세를 보이지 못하고, 내가의 싸움으로 옮겨 갈 즈음에 완롱자가 개입하여 비무를 중단시킨다.

도운연과 배원세는 신원기의 안내로 사막에 강풍까지 몰아치는 목적지 신강의 무촌에 도착하고, 대장간을 찾아가 제무견을 만난다. 그저 사부인 하후염의 말만 믿고 찾아온 도운연이었기에 제무견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흑면야차(黑面夜叉) 위범이라는 녹림도에 의해 능광신검(凌光神劍)이라는 그의 별호와 천하십대고수(天下十大高手) 중 한 명임을 알게 된다. 어찌 됐든 제무견에게서 도운연은 좋은 검을 얻고, 불어오는 강풍을 상대로 천람을 시연하며 길들이기까지 한다.

청성파에는 뜬금 없이 귀찮고 위험한 일이 발생한다. 대회합이 끝나고 돌아가던 방무한이 갑자기 실종되더니 몰래 청성파로 독공(毒功)의 흔적을 드러내며 돌아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방무한에 관한 일을 맡겼던 강능오에게서 소식을 들은 불해도인은 하후염과 정무령에게 전하고, 하후염은 오랜만에 천리섬이라는 연락용 폭죽을 터뜨려 청성파 근처에서 주점을 삼십여 년간 운영하고 있던 독곡(毒谷)의 곡하운을 부른다. 그는 현 독곡주의 형이며, 무룡성을 의제로 호칭할 정도로 청성육검협과는 매우 친한 사이였다.[18] 그런데 과거 청성육검협이 독군자(毒君子)의 출신가문으로 유명한 은씨가문과 충돌하는 바람에 그들을 돕고자 청성파에 왔다가 실수를 하고 만다. 그래서 청성파에 빚을 졌다 생각한 곡하운은 삼십여 년간 청성산 주변에서 주점을 운영하며 그 빚을 갚을 기회를 기다리다가 이번에 방무한의 일로 부름을 받게 되었고, 천리섬을 보자마자 한달음에 청성파로 달려온다.

방무한은 독인이 되어 반쯤 실혼(失魂)한 상태로 청성파에 나타난다. 곡하운은 그를 보며 바로 은씨가문의 흉계임을 알아챈다. 이 시각 도운연과 배원세는 제무견의 안내로 섭혼마협이 가두어놓은 독철시(毒鐵屍)가 있는 무덤에 들어간다. 도운연은 깨어난 독철시를 상대로 천람을 비롯한 능풍검까지 시험해보지만, 독철시에게는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도운연은 섭혼마협에서 무룡성으로, 그리고 하후염을 거쳐 자신에게까지 이어진 섭혼검법을 꺼내어 독철시를 공격한다. 조금씩 독철시에 피해를 입히고, 결정타로 어검격(御劍擊)이라는 이기어검술로 독철시를 갈라버렸어도 독철시는 완전히 붕괴되지 않는다. 이때 독철시를 조종하는 의문의 인물이 도운연에게 말을 전하며 승리를 자신하고, 그 증거로 독철시와 싸운 도운연에게서 독에 중독된 증상이 나타난다. 그런데 도운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듯 검신해원(劍神解寃), 달리 해원검(解寃劍)이라고도 불리는 독기조차 가르는 신기의 검술을 펼쳐 자신의 해독은 물론 독철시까지 뭉개 버린다.

독철시가 부서지면서 독철시를 조종하던 이도 제법 타격을 입고, 이로 인해 독인이 된 방무한도 조종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방무한의 제 정신이 돌아오고, 그는 자신이 조종당하여 녹림의 다른 동료들을 공격하여 죽였음을 깨닫는다. 마지막으로 군사였던 설유는 독군자의 독 때문에 방무한이 조종당했음을 알고, 방무한에게 복수를 위해 청성파로 가서 청성파 문인들을 공격하며 독군자의 명을 받았다고 소리를 쳐서 은씨가문과 청성파를 싸움 붙이려 한다. 그러나 불해도인이 직접 호산절기(護山絶技)인 벽운도(劈雲刀)와 비류보(飛流步)를 펼쳐 폭쇄하는 방무한을 아무런 피해 없이 막아내면서 방무한의 마지막 계획은 어긋나게 된다.

분광검문을 나선 완롱자는 태사경에게 그가 익힌 건곤일월기가 백 년 전의 녹림왕의 무공임을 알려주는 등 담화를 하며, 다음 목적지로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개방의 태장로가 나타나서는 완롱자를 때려눕혀 버리고는 태사경을 꼼꼼히 확인한다. 그는 건곤일기공(乾坤一炁功)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태사경의 건곤일월기가 도운연의 묵조관법에 영향을 받았는지 따져보고, 앞으로 태사경이 도운연과 싸울 때를 대비해 그를 키워주고자 한다.[19] 그리고는 다음 목적지를 무시하고 바로 일행을 이끌어 청성파로 향한다.

신강에서 사형인 무룡성이 미처 해결하지 못했던 독철시까지 처리한 도운연과 배원세는 다음 행선지로 도운연의 고향인 산동(山東) 요하령(堯河嶺)으로 간다. 중간에 둘의 소식을 듣고 있던 황하수상련(黃河水上聯)이 두 사람과 부딪치지 않으려고 나서서 두 사람을 배로 초빙하고, 목적지로 안내까지 해준다. 덕분에 빠르게 요하령에 도착하는데, 배원세를 보고 태화관의 도사인줄 알고 시비를 트는 손가장의 악질인 오걸(五傑)을 만난다. 그들은 과거 위강에게 경고를 받았음에도 여전히 행동이 좋지 못했기에 도운연은 가차없이 질풍신뢰(疾風迅雷)처럼 다섯의 목을 잘라 버린다. 도운연은 배원세를 데리고 오래 전 가족들과 살았던 집으로 찾아가고, 그곳에서 옛 친구인 장삼과 이연을 만난다. 장삼에게서 손가장이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여자를 납치하고 있으며, 반항하거나 나쁜 소리를 내뱉는 자들은 몰래 다 죽이기까지 한다는 쓰레기 집단임을 전해들은 도운연은 부엌칼과 젓가락을 얻어서 손가장으로 바로 쳐들어간다.

도운연은 으리으리한 성채와 같은 손가장에 쳐들어가 가로막는 무사들은 모조리 베어버린다. 수상련의 명령도 어기고 남아 있던 강비릉이 도운연을 막아서며 번강도법(飜江刀法)을 발휘해보지만, 태사경의 육살도법을 흉내 내는 도운연의 부엌칼질에 그도 목숨을 잃는다. 도운연은 안까지 들어가 많은 여성의 나체에 둘러싸여 있는 손가장의 주인인 손왕담을 보고 겨루어, 그가 구사하는 천하제일쾌검(天下第一快劍)이라는 태백섬화검법(太白閃華劍法)의 비격검을 젓가락 만으로 물리친다. 도운연은 자신의 잘못도 모르는 어처구니없는 손왕담을 훈계한 뒤에 죽이려 하나, 그래도 자신의 생명은 소중했는지 손왕담은 미리 준비해둔 방법으로 몸을 빼낸다. 도운연도 그를 쫓아가고, 배원세도 그런 도운연을 뒤따르려는 찰나, 갑자기 검은 연기와 함께 사방으로 불길이 치솟아 오른다.

독군자의 화독술이라는 흑연화(黑蓮花)로 인한 불길로, 독군자의 후예인 은일항이 도운연을 맞상대하고자 사용한 것이다. 은인항은 갑자기 나타나서는 먼저 손왕담을 죽이고, 도운연을 유인한다. 배원세는 불길 때문에 도운연과 떨어지고, 도운연은 홀로 은일항을 쫓아간다. 은일항은 과거 도운연의 사형인 무룡성에게 굴욕을 당하며 죽을뻔 했다가 산 적이 있었다. 다행히 육검협의 첫째인 비천검(飛天劍) 등무군이 곁에 있어서 무룡성이 살계를 열지 않았기에 은일항은 살 수 있었는데, 그는 굴욕을 잊지 못해 육검협에 적대하였고 수십 년 만에 나타난 일곱 번째 검협인 도운연마저 죽이려 한다. 더구나 도운연이 독철시를 파괴하며 그것을 조종하던 자신에게까지 타격을 입혔기에 도운연을 죽이고픈 마음이 더 강했다. 그래서 몇 년 전에 은옥의 상인을 가장하여 제혼술(制魂術)을 걸어둔 활시 형제 중 동일환, 동이환까지 대동하여 도운연을 합공한다.

도운연은 검의 최고 경지에 이른 자가 손에 닿는 것을 아예 검으로 변화시킨다는 전설적인 검둔(劍遁)을 보여주며 부엌칼을 검처럼 변화시키고, 섭혼검법으로 은일항의 제혼술을 간섭하여 동일환과 동이환의 제정신을 되찾게 해준다. 그렇지만 그 둘의 몸이 여전히 은일항의 명령을 따르기에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쳐보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동이환은 도운연에게 검객이면 검객답게 자신들을 베어달라 부탁을 하고, 도운연은 이를 받아들인다. 그러자 동일환, 동이환은 마음을 바꿔 최선을 다해 도운연을 공격하고 동백수(凍魄手)로 음풍(陰風)까지 일으키나, 도운연이 전장(戰場)의 마귀(魔鬼)라 일컬어지는 검법인 천람의 극한에 이른 패도(覇道)의 검풍 앞에서는 무용지물일 뿐이었다. 동일환과 동이환의 목이 동시에 베어질 때, 은일항이 빈틈을 노출하자 몰래 숨어있던 동삼환이 복수를 위해 기습을 한다. 동삼환 역시도 음풍을 일으켜 음풍유옥진(陰風幽獄陣)의 위력을 보이며 은일항의 움직임을 둔하게 하자, 은일항은 제혼술로 동삼환을 제어하려 한다. 하지만 동삼환은 이미 도운연의 섭혼검법에 당한 적이 있어서 이 제혼술이 먹혀들지 않는다. 끝내 동삼환은 은일항의 심장을 부수며 그를 죽이는 데 성공하고, 무너지는 그의 머리까지 발로 차 박살내버린다.

배원세는 도운연이 마경(魔境)에 빠진 것이 염려되어 사문의 검법인 검령비결(劍靈秘訣)의 삼 부인 태극혜광(太極慧光)을 보여준다. 섭혼마협과 무룡성도 이 혜광검을 얻지 못했기에 마경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었는데, 도운연은 운이 좋았는지 검신이 되기 위한 마지막 조각도 얻고 배원세와 헤어져 홀로 완성을 위한 여행을 시작한다. 배원세는 동삼환이 두 형의 장례를 지내는 것을 도와주고, 모여든 구강수, 위강과 함께 청성파로 돌아간다.

은씨가문에서는 방무한을 청성파에 보내 선전포고한 지 벌써 한 달이 지난다. 그동안 송은선생이 청성산 아래에 마련한 그들의 거점에 정찰을 나갔다가 중독되어 돌아오는 일 말고는 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하후염이나 정무령은 지루해하며 귀찮아하고, 곡하운은 방무한의 마지막 행동을 보고 은가의 제혼술에 이상이 생겼음을 예상하며 무슨 사정이 생겼을지 궁금해한다. 이 와중에 곡하운이 가문에 도움을 요청하였고, 그 대답으로 조카들인 곡상휘, 곡상하가 가주의 "근처에 있는 아무나 가라" 는 은가를 무시하는 전언과 함께 청성파에 온다.

도운연은 황하(黃河)의 강물에 빠지는 등 자유를 만끽하며 마음 가는 대로 걸음을 옮긴다. 그러다 한 녹림의 무리와 표행간의 대립을 목격한다. 산동(山東) 지방에 몇 년간 가뭄이 들면서 먹을 곡식이 없고, 강남(江南)에는 곡식이 풍족한 상황이었다. 당연히 강남의 곡식을 산동 지방으로 가져왔다면 해결될 상황이었지만, 강남의 상인들이 곡물의 수출을 막고 가격을 매우 높게 책정하면서 큰 문제로 야기된다. 산동 지방의 상인들은 강남의 곡물을 비싸게 사자니 나중에 빈털터리가 되어 근거지조차 강남 상인들에게 빼앗길까 저어하여 다른 수단을 찾을 수밖에 없었고, 그리하여 거리가 멀어 불편한 점이 많은 사천 지방에서라도 곡물을 수입하기로 결정하고 표사들을 모집하여 운반시킨다. 그러나 강남의 상인들은 이런 행위를 두고 볼 수 없었는지 굶주리고 있는 녹림도들을 곡물로 유혹하여 표행을 습격하게 한다. 결국, 굶주림 앞에 서로 물러설 수 없기에 한바탕 피 터지는 칼싸움이 벌어질 뻔 하는데, 도운연이 개입하여 섭혼검법으로 이 어울릴 수 없는 두 무리를 강제로 설득하여 모두 사천으로 데리고 간다.

청성산 아래에 있던 은씨가문의 원로들은 독철시의 파괴로 인해 지금 은가의 역량이 청성파에 미치지 못함을 깨닫고는 청성파 공격을 포기하고 돌아간다. 그렇지만 은천항 만큼은 포기할 수 없었는지 제혼술을 통해 괴뢰로 삼은 이들을 이끌고 청성의 운리관으로 쳐들어간다. 하후염은 은천항만이 올라온 것을 보고 은가의 원로들이 내뺀 것을 알아채고는 그를 상대할 가치도 없었는지 무시해버리고 뒤로 물러난다. 그래서 곡하운이 은천항을 상대하게 되고, 은천항은 우선 괴뢰로 삼은 활시 형제 중 다섯 명을 내세운다. 곡하운은 은천항이 은옥과 독심화(毒心華)로 활시 형제를 제어하는 것을 알고, 열양환(熱陽丸)과 빙음환(氷陰丸)을 차례로 퍼부어 활시 형제가 익힌 무공의 본류인 마교(魔敎)의 마공(魔功)이 편린이나마 깨어나게 만든다. 덕분에 활시 형제들은 제정신을 돌이킬 수 있었고, 상황이 바뀌어 은천항과 활시 형제들이 운리관에서 대결을 펼치게 된다. 청성파와 독곡의 삼인은 나름 멋진 관전을 하는 와중에 은가의 소가주인 은시연이 난입하여 싸움을 제지한다. 그는 은천항을 구하려고 온 것으로, 활시 형제들에게도 이만 은원을 끝내자고 제안을 한다. 하지만 은시연의 그 제안은 활시 형제들을 죽이고자 공격을 하려는 자신의 행동을 주변에 이해시키기 위한 함정이었다. 이미 분노에 눈이 멀어 이를 눈치채지 못한 활시 형제는 은시연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하고, 은시연은 독군자의 독문절기라는 독심화운비(毒心華雲匕)라는 비도술로 그들의 목숨을 거두는 것으로 바로 답을 한다.

도운연은 사천 지방에 이르면서 보이는 굶주린 도적들까지 받아들여 천여 명이 넘는 무리를 이끌고, 녹림육무상은 대책없는 도운연이 아니꼬왔지만 큰 일날까봐 나서서 이 무리가 유민이나 난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조장해준 끝에 그들은 아무런 탈 없이 사천의 한 곳에 안전하게 발을 딛는다. 도운연은 그곳에서 맹씨 형제를 만나는데, 섭혼술로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게 한다. 이소릉은 도운연이 무분별하게 섭혼술을 계속 사용하는 것 같아 위험하다며 주의를 주고, 도운연은 그의 말을 빌미로 청성산에 볼 일이 생겼다며 운리관으로 향한다.

청성파 운리관에서 있었던 소란은 불해도인의 말처럼 자기들 멋대로 왔다가 멋대로 가버린 것으로 마무리 되고, 때마침 태장로가 일행을 이끌고 운리관에 당도한다. 그는 고도로 정련된 청풍검법을 시연해 보이며 자신이 본래 청성파의 장로였음을 밝히고, 아울러 청성육검협이 모두 죽은 것이 너무 아쉬어 도운연만은 잡기 위해 돌아왔다고 목적도 알린다. 배원세와 구강수도 청성파에 도착하고, 도운연도 근처에 당도하여 태사경에게 자신이 있는 곳으로 오기를 붉은 빛의 융단같은 신호로 청한다.

두 사람은 청성파의 조사동 인근에서 재회하고, 태사경을 따라 다른 일행도 모두 그곳에 모여든다. 태사경은 청성파에 오는 길에 태장로에게서 망아(忘我)에 관해 들었기에 건곤일기공을 깨우쳐가고 있었고. 도연연과 격돌하면서 완전하게 건곤일기공을 깨어나게 한다. 이로 인해 태사경의 안이비설신(眼耳鼻舌身) 오감이 젼혀 달라졌고, 제대로된 녹림왕의 무공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태사경은 건곤일섬(乾坤一閃), 천번지복(天飜地覆) 등 널리 알려진 녹림왕의 절기와 칼질로 도연연에 맞서고, 도운연은 섭혼검법으로 상대한다. 태사경은 달라진 오감으로 도운연이 발휘하는 섭혼검기(攝魂劍氣)가 오히려 그를 억제하며 이질적인 붉은 색채를 띄고 있음을 두 눈으로 볼 수 있었고, 그것을 자신의 도기(刀氣)로 갈라버린다. 이로 인해 도운연은 섭혼검기를 완전히 방출하여 섭혼검법의 굴레에서 벗어난다.

도운연과 태사경은 본격적인 대결로 들어서며 검강과 도강(刀罡)을 발휘한다. 검의 정광과 도의 열광이 빛의 환상을 자아내며 삽시간에 수십 폭의 그림이 새겨지는 듯 빠르게 공방을 주고받는다. 그러다 도검이 맞닥뜨리고, 그 결과 도운연의 검은 멀쩡한 것에 반해 태사경의 도는 반토막이 난다. 순간 도운연의 검에서 청아한 소리가 울리는데, '나아가서 모두 베어라'는 그 울림의 의미가 태사경에게도 명확하게 전달이 된다. 도운연은 싸움을 멈추고 뒤로 물러서며 자신의 검을 살펴보고는, 검이 검신(劍神)이 되었음을 파악한다.[20]

태사경은 도운연의 검신격(劍神擊)을 자신의 실력으로 받아 낼 때까지 그의 곁에 머무르기로 하고, 도운연는 그런 태사경에게 새로운 칼을 여러 자루 만들어준다. 그런데 도운연이 어릴 때부터 키워온 묘웅(猫雄)이 나타나고, 두 사람은 묘웅의 귀여움에 티격태격하며 소소한 일상을 보낸다.
  1. 그래서 3권까지는 비교적 빠르게 출판이 되다가 이후 4권부터는 시일이 걸렸다.
  2. 문피아에 검신무 1~3권의 오류에 관해 대설님이 정리한 글이 있어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 링크를 한다. 대설 - 검신무 버그리포트 // 작가의 초기 원고가 날아가는 바람에 4권부터 글의 내용이 급변한다. 그래서 1~3권에 글의 오류가 대부분 몰려 있다. 이 중 독정한과 유금화가 도운연에게 두 번 인사하는 것은 도운연의 섭혼검법 때문임이 뒤에 밝혀지므로 오류가 아니다. 그리고 댓글에 언급되는 등무군의 이름에 관한 것도 뒤에 작가가 등무군은 약호를 사용했다는 것으로 수습을 한다.
  3. 수가 많아서 따로 문서를 만들어 항렬에 따라 정리하였다.
  4. 오호문의 시조는 추원선으로, 그에게 하후염이 오호도(五虎刀)를 가르친 것이 오호문의 시작이다. 그로부터 백 년이 안 되는 시간이 지났을뿐임에도 작금에는 문주인 추장연이 주화입마 하는 바람에 후계를 놓고 다툼이 일어 추장연의 제자인 유만상은 오호문을 나와 당유원의 일당에 가담하고 있다.
  5. 추원선과는 다르게 자질이 있어서 하후염으로부터 적양신공(赤陽神功)의 구결을 전수받아 오랜 시간 갖은 고생 끝에 완성한다. 후에 태사경과 유만상의 비무를 인연으로 완롱자의 일행에 합류하여 운리관에까지 이른다. 그때 하후염을 다시 만나고, 그의 무기명 제자가 된다.
  6. 강 씨와 여 씨의 두 파로 나뉘어 있다. 두 파의 선조는 청성파에서 수련 중에 청풍검법의 분광결에 심취하여 독립된 검법을 이룬다. 이로 인해 그들은 청성파에서 쫓겨나고, 이것이 억울하여 가문에 청성파로부터 인정받으라는 유지를 남긴다. 그래서 분광검문은 청성파의 방계로 인정받기 위해 청성파의 운리관을 찾아가며 요청하나, 청성파에서는 분광검문의 검법이 이미 청풍검법과는 전혀 다른 검법이 되었다 하여 그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분광검문은 포기하지 않고 오랜 세월 계속하여 청성파에 요청을 하며, 나름 가문의 검법도 발전시킨다. 그리하여 강씨 집안에는 육십사 수 분광치뢰검(分光馳雷劍)이, 여씨 집안에는 칠십이 수 분광삼영검(分光三影劍)이 전해지게 된다.
  7. 여동문은 가문의 검법이 칠십이 수나 되지만, 쇠를 가르는 능력조차 없는 검법이 어떻게 청성파 검법의 방계로 인정받을 수 있냐고 주장한다. 더불어 여동문은 검결을 간략하게 만들어 새롭게 해석한 검법까지 주장한다. 그렇지만 가문의 원로들은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가문을 박차고 나가 세상을 떠돌며, 자신의 고집대로 십팔 수의 분광참철검(分光斬鐵劍)을 완성해낸다. 그리고 형무기까지 제자로 거두어 분광참철검을 전수한 뒤에 가문으로 돌아온다.
  8. 녹림삼가(綠林三家) 중 당가채(唐家寨)의 주인이다. 녹림삼보를 모두 가지고 있었으나, 방무한과의 세력다툼에서 패하면서 창랑과 낭아를 잃는다. 남은 단서철권으로 청성파에 양보를 얻어 청성산에서 간신히 명맥을 잇다가 삼 년 뒤에 청성의 대회합에서 불해도인의 중재로 본래의 당가채가 있던 곳으로 돌아가게 된다.
  9. 백여 년 전의 녹림왕의 전설 중 일부를 실증하는 세 가지 신물이다. 본래 녹림왕의 첫 번째 호위였던 당득예에게 전해져 녹림당가에 전승되다가 점차 녹림당가의 힘이 약해져 당유원의 대에 이르러 방무한에게 창랑과 낭아는 빼앗기고 만다. // 창랑과 낭아는 이름만 나올뿐 어떠한 내역도 밝혀지지 않는다.
  10. 녹림왕이 사천사마를 죽이고 삼절도인을 구해줄 때, 호호도인에게 단서철권을 들고 찾아오는 이에게 약간 양보해준다는 약속을 얻었다고 한다. 그래서 청성파에서는 당유원 일당의 청을 거절치 못하고 청성산에 머무는 것을 허락해준다. // 『녹림대제전(綠林大帝傳)』에서 밝혀진 실상은 그냥 녹림왕이 이런 조건 없이 삼절도인을 구해준다···.
  11. 적성검식, 번운신법, 비선표이다. 그런데 하후염은 적성검식을 강호의 기본 검식인 천운나월로, 번운신법은 나려타곤으로, 마지막 비선표는 돌팔매질이라는 투석술이라고 얕잡아 부른다. 더구나 사문의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그렇게 부르도록 강요까지 한다.
  12. 이곳을 만든 이가 『경혼기(驚魂記)』에 등장하는 송학이다.
  13. 상노개가 사호표국에 구걸로 구운 닭 한 마리와 술 한 병을 요구한다. 그런데 당시 사호표국은 술이 없어서 구운 닭 두 마리를 준다. 이 때문에 상노개는 사호표국도 한 번 목메는 경험을 해보라고 궁비에게 수작을 건다.
  14. 삼국지(三國誌)의 유비가 이릉대전에서 패하고 삶을 마친 장소로 유명하다. 배원세가 이곳에서 공손가문에 대하여 짧게나마 언급하는데, 실제 역사에서도 백제성이란 이름을 갖게 된 경위가 전한(前漢) 말기의 군웅이던 공손술 때문이다.
  15. 건곤일기공으로 완연히 만개하기 이전의 올챙이 같은 상태로, 신공으로써의 모습은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자세한 내용은 건곤일기공을 참고하자.
  16. 완롱자는 하후염과 동배분으로 거의 백 살의 노인이다. 나이 때문에도 웃기는 상황이나, 배분 상으로도 도운연과 의형제를 맺게 되면 소위 족보가 꼬이게 된다. 완롱자는 도운연의 둘째 사형이 되는 양고흔과도 의형제를 강제로 맺으려다 한바탕 곤란을 겪은 적이 있었는데도 이렇게 또 나서는 걸 보면 다른 곳도 아닌 개방의 장로답다.
  17. 작가의 소설에 나오는 형제들의 이름은··· 대부분 숫자돌림이다. 저대원~저육원, 활시 형제들은 동일환~동팔환이다.
  18. 앞에서는 사룡기를 형이라고 한다···.
  19. 태장로의 정체는 나이가 삼백 살에 가까운 청성파의 대장로인 태대노인(太大老人)이다. 그는 호호도인보다 윗배분이기도 한데, 그의 호구 기질이 싫어서 청성파를 나와 개방에 몸담고 있었다. 그도 뛰어난 문중의 후배인 하후염과 제자들인 청성육검협에게 관심이 지대했었고, 그들의 죽음을 안타까워하였다. 그래서 새로이 나타난 도운연을 위해 노구를 이끌고 다시 무림에 나온다.
  20. 참고로 도운연도 지금까지 글을 읽은 독자들처럼 황당해한다. 검의 신이 되는 줄 알았것만, 검이 신이 될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