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중봉기

고려 말기에서 조선 초기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고전소설. 지금 작가가 누구인가에 대한 추측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

1 개요

한국 고전소설의 전통적인 클리셰인 적강 모티브가 여기에서도 등장하지만 그건 별 상관 없고, 사실 유약한(찌질이와는 다르다, 찌질이와는) 남편이 어떤 장면을 보고 오해해서 잠적해 버리고, 이어 가짜 남편이 등장하여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리고 있는 가정 소설이다. 그런데... 결말부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후반부에 진짜 남편이 돌아오고 사건이 무사히 해결되는데 이후 난데없이 왜구를 격퇴하러 출장하는 내용이 들어간다.

그리고 무슨 일만 일어났다 하면 기절하고, 입에 약을 넣어 정신을 차리게 하는 클리셰가 매우 자주 나온다.

현대적 관점으로 볼 때는 잉여스럽게 집어넣은 적강 모티브와, 성격이 일관적이지 않은 남편 김선옥, 난데없이 끼어드는 군담 때문에 이뭐병이 되어버린 작품이지만, 고전소설이다 보니 작가의 한계라기보다는 한국 고전소설의 암묵의 룰적강 출생한 자가 커다란 업적을 이루어 내야만 하는 무조건 해피엔딩을 지키기 위해 이런 이상한 방향으로 줄거리를 끌어냈을 가능성이 높다. 즉 이뭐병적인 부분만 떼어낸다면 가정 소설로서의 가치가 높은 작품 중 하나.

2 등장 인물

2.1 김선옥

본편의 주인공 중 하나.
건장하게 생긴 모습과는 달리 대단히 유약한 인물. 산에서 공부를 하다 아내를 만나러 몰래 내려오려는데 아내가 재단한 관복을 시험삼아 입어 보고 있던 시비를 보고 아내가 바람을 피운다고 오해해 스님이 되어 잠적해 버린다. 그러다가 진 어사가 부르는 시조에 정체를 들켜서 그의 인도에 따라 집으로 돌아오고, 사건이 해결된 이후 아내를 오해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

이후 왜구가 쳐들어와서 왜구를 격퇴하는 전공을 세운다.

2.2 이농옥

김선옥의 아내이며 본편의 주인공 중 하나. 당대의, 정조를 지키는 여인의 표본.

남편에게 입힐 관복을 시비에게 시험삼아 입혔는데 남편이 그 모습을 보고 잠적해 버렸다. 이후 형옥이 가짜 남편을 내세우고 다른 가족들은 속아 넘어가는데 그녀만 가짜임을 확인하고 그와 같은 방에 들어가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철썩같이 속아넘어갔기에, 진짜라고 인정하지 않던 그녀는 시가(媤家)에서 쫒겨나고 친정에서도 자결하라는 명령까지 받지만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결국 진 어사의 도움으로 남편과 재회한다.

2.3 진 어사

가짜 선옥에 대한 진상을 수사하기 위해 파견된 관리. 실제로 팔도 강산을 돌며 가정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시조를 통해 진짜 선옥을 찾아낸 후에 그의 집으로 돌려보내고 이후 날카로운 추리극을 통해 형옥이 내세운 선옥이 가짜임을 밝혀낸다.

2.4 김형옥

김선옥의 친척으로, 선옥이 잠적하자 그와 비슷하게 생긴 인물을 가짜 선옥으로 내새워서 가족들을 속이고 재산을 차지하려고 한다. 그러나 농옥 부인에게 간파당하고, 결국 진 어사의 날카로운 추리를 통해 가짜를 세웠다는 것이 들켜 쫒겨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