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명의 코너를 찾는다면 희극지왕(코미디빅리그) 참고.
주성치와 장백지, 그의 사단, 그리고 막문위를 주연으로한 영화.
喜劇之王(영제: King of Comedy)
1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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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주성치분)은 연기에 대한 지식이 뛰어난 사람이다. 그는 그런 재능을 알아줄 사람을 찾아 영화촬영장을 떠도는것이 일상이 되었다. 그런 어느날, 그는 갑작스럽게 엑스트라역에 내정되게 된다.
그는 그의 연기력을 과시해야 된다고 판단, 엑스트라 본역에 맞지 않게 과도한 리액션을 취하게된다. 그러자 예정에 없던 리액션으로 인해 촬영이 엉망이 되어 그는 엑스트라 자리에서 쫒겨난다.[1]
어이없는 행동으로 촬영을 엉망으로 만든채 쫒겨나면서도 허세를 부리며 정정당당한 연극인으로 행동하는 그, 한술 더떠 점심 도시락을 가져가려는 그에게 조감독(오맹달분)은 허세부리는 그에게 욕설과 모욕을 퍼부우며 그를 내쫒게된다.
조감독에게 모욕당한 그는 별다른 수를 쓰지 못하고 그의 초라한 방으로 돌아가 다음 기회를 노리게 된다.
한편 피우피우(장백지 분)은 여대생 코스프레 나이트클럽의 직원이다.
그녀는 어이없는 연기력으로 도저히 직업을 유지할 수 없을정도가 되자 클럽의 주인은 그녀에게 연기를 가르치려고 한다.
그리고 그를 위해 조그만 연기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사우에게 찾아가는데..
2 평가
전작들보다 난잡하지만 더 독해진 개그를 구사했던 홍콩레옹, 이전작에 비해 패러디의 비중을 높이며 성적인 자극과 말초적인 웃음을 시도했던 홍콩마스크와는 달리 주성치 특유의 웃을 땐 정신없이 웃기고 울릴 땐 정신없이 울리는 특유의 감성이 살아있다. 즉, 이전작에서의 실험적인 성향을 조금은 벗어난 대중적인 감성이 존재한다는 의미.
주목해야 할 점은 주성치가 기존에 보여주었던 투박한 편집과 연출에 비교되는 미려한 편집이다. 두 인물의 표정의 대비, 표정과 배경 등 상당히 공을 들인 흔적이 엿보여 주성치의 또 다른 가능성을 점칠 수 있게 해 준 작품.
2.1 소재
소재가 연기다.
영화 개봉 당시 주성치는 이미 중국내에서 굉장한 입지를 구축한 인물이었다. 이것은 그의 영화배우만으로서의 이야기가 아니라 영화 감독으로서의 위치를 동시에 의미한다. 국민배우인 동시에 국민감독이라 불리는 그의 시궁창시절을 기반한 연기관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당시나 지금이나 적지않은 반향을 불러올 수 있는 소재.
이러한 소재에 따라 이 작품은 주성치의 자전적 성향이 짙다. 물론 그의 작품 상당수가 자전적 성향이 짙은 편에 드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이 작품은 그 중에서도 괄목할 정도로 많은 생각을 담고 있다. 애초에 소재가 연기니까.
OST표지에 그가 지닌 특유의 연기관을 볼 수 있다. 주성치, 달마시안, 막문위, 장백지가 석양을 뒤로 한 채 웃으며 한곳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들의 눈에는 엉성한 그래픽 처리로 장난스러운 눈물이 그려져 있다. 그야말로 주성치의 연기관과 영화관, 인생관이 그대로 드러나는 모습 #
2.2 캐릭터의 대비
하지만 이 영화가 단순히 주성치라는 개인과, 그를 보다 깊게 파고들 수 있는 소재에만 신경을 쓴 영화는 아니다.
이 영화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주성치라는 배우겸 감독의 '연기'라는 소재라면, 이 영화에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것은 기본적으로 매우 잘 짜여진 캐릭터 때문이다.
주성치가 맡은 사우는 연기에 대한 열정과 지식은 넘치지만 제대로된 배역하나 받아본 적 없는 단역 이하의 존재다. 스스로를 배우라고 부르지만 정작 그를 배우로 인정하는 사람은 사실상 아무도 없다. 기껏해야 동네 불량배들에게 자해공갈 연기나 가르치며 현실과 타협하고, 스스로를 자기위안하는 존재일 뿐이다.
장백지가 맡은 피우피우는 세상풍파에 찌들어 닳아버린 괄괄한 술집여자다. 자신을 무시한 상대는 가차없이 두들겨패고 돈을 위해선 뭐든지 하려 한다. 하지만 사실 그녀는 속이 여린 나머지 술집여자라는 현실을 한편으로 회피하고 있는 여린 여자일 뿐이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평범하면서도 정상적인 삶을 꿈꾸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보다 더 잘팔리기 위해 연기를 배우려 한다.
두 캐릭터에게 있어 연기는, 연기와 삶이 지니는 연관성을 상징함과 동시에 두 캐릭터를 보다 명확히 대비시켜주는 소재에 해당한다. 즉, 소재와 명확히 맞아떨어지는 캐릭터를 통해 영화적인 연출이 살아나는 것이다.
특히 주연배우로 기용되어 승승장구하려는 주성치와, 자신을 지명한 상대를 거부하여 핍박받는 장백지의 대비로 대표되는 중국 특유의 체념정서는 이 영화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 영화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사실상 영화의 뼈대이자 전부가 바로 이 두 인물의 대비이며, 이 영화는 그러한 점을 잘 살린 편에 해당한다.
2.3 연기 및 개그
연기도 두말할 것 없이 훌륭하다. 애초에 주성치의 연기관을 볼 수 있는 영화기에 연기에 적지 않은 심혈을 기울였음은 당연하지만, 보통 관객들이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의외의 부분에서 깊은 연기를 볼 수 있는 것이 이 영화가 지닌 강점.
당시 신인에 불과했던 장백지가 보여준 깊이 있는 연기도 한몫했다. 적재적소에 위치한 그녀의 연기는 주성치와 막문위라는 커다란 배우 앞에서도 위축되지 않을 정도로 굉장하다. 닳고 닳은 자신에게 고백하는 주성치를 뒤로 하며 차 안에서 소리죽여 우는 모습은 도저히 신인 연기자에게 기대하기 힘들정도로 많은 것을 보여준다. 물론 주성치 영화에서 망가진 여배우 중 한사람이기에 보여줄 수 있는 연기일 수도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기를 강조한 나머지 주성치 영화가 보여주는 개그를 등한시한 것은 절대 아니다. 어디까지나 희극지왕은 주성치의 영화는 웃길 땐 확실하게 웃기고, 울릴 땐 확실하게 울리는 주성치 특유의 영화관이 듬뿍 베어 있는 영화인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엔 오우삼 등에 대한 패러디, 콧물과 같은 분비물 개그, 구타와 폭력 등으로 대표되는 자학개그, 특유의 뻔뻔한 미남자 개그 등 주성치식 개그라면 떠오르는 상당수의 개그들이 잘 들어있다.
2.4 OST
OST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이 영화의 OST는 주로 개그보다는 감성적인 부분을 채우는 것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는 어느정도 효과를 보여주었다.
주로 Daisuke Hinata의 원맨밴드인 Cagnet이라는 일본의 음악인의 음악으로 이루어져 있다. 유투브에서는 King of Comedy와 함께 검색하면 이를 어느정도 들을 수 있는데, 주성치와 장백지의 이별장면 등에 쓰인 음악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별장면에 주로 쓰이는 음악은 247Cagnet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와 있다. #
OST CD의 구성은 총 3장으로 첫번째는 영화에 쓰인 노래들이 수록되어 있고, 두번째 CD에는 막문위가 부른 영화의 노래들이 수록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CD에는 뮤직비디오 두편이 들어있다.
2.5 후반부 스토리
희극지왕은 여타의 주성치 영화와 비교해서 웃길때는 확실히 웃기고, 울릴 때는 확실히 울리는 주성치 영화 특유의 감동이 지금까지의 영화를 포함해도 탑급에 드는 작품에 해당한다.
...그러나.
후반 갑자기 스토리가 안드로메다로 가버린다. 쌩뚱맞다는 느낌이 절로 들 정도로. 지금은 국제적으로 성공한 주성치의 자전적이야기이기에, "이제 성공가도를 달리겠지"라며 타이밍을 재고 있던 관객들의 뒤통수를 강하게 후려친다.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 중 팔아먹기 위해 억지로 끼워넣은 어이없이 강도높은 서비스씬처럼 뜬금없이 홍콩식 느와르라 불리는 모습이 급작스럽게 등장하기 때문.
이는 아무리 좋게 봐줘도 영화적인 통일성을 해칠 뿐더러, 관객들의 몰입감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한다.
사실 이 장면은 음식 배달부로 위장하여 범죄조직에 도청기를 반입하는 과정에서 주성치가 하는 연기는 그야말로 살기위해 하는 연기라는 것을 의미한다. 연기와 삶은 떼놓을 수 없는 관계며, 생존을 위해서 연기는 필연적이다.
그에따라 연기와 삶이라는 소재를 살리고, '생존을 위한 연기'를 강조하며, 이것이 주성치 영화라는 성질을 고려해 도입된 내용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했음을 간과할 순 없다. 하지만 이래서 주성치스럽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 솔직히 말해 주성치의 연기관이 그렇다니 다른 사람이 따질 수도 없는 노릇이기도 하다. 하지만 끝까지 별다른 변주없이 기존의 노선을 지키는 방향으로 나갔더라면 이 영화는 보다 많은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런 저런 평가를 따져보아도 주성치 최고급의 명작이라는 사실은 틀림없다. 그의 클래식한 느낌이 살아있는 사실상 마지막 작품이며 [2] 볼만한 가치는 충분.
3 그외
이 영화가 주성치 영화관에서 가지는 의미는 생각보다 크다. 홍콩의 반환과 함께 성룡이나 이연걸 등 상당수의 대표적 영화배우들이 헐리우드로 진출하기 위해 떠난 상황에서, 주성치의 배우와 감독으로서의 입지가 더욱 단단해진 시기에 나온 원점 회귀적 작품이기 때문.
즉, 이후로 이어지는 소림축구나 쿵푸허슬로의 방향성 이전에 기존에 주성치식 개그와 신파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사실상 마지막 작품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그에따라 이 작품을 중후기와 후기[3]로 나누는 기점으로 보기도 한다. 이 영화를 계기로 주성치는 막문위와 헤어졌으며, 장백지와 사귀게 되었다. 이 영화의 OST를 부른 막문위의 뮤직비디오가 상당히 의미심장한데, 주성치에게 안기는 장백지와 그런 주성치와 장백지를 바라보는 막문위의 모습이 그것. 또한 이 영화는 괄괄한 술집 여자로 나온 그리고 국제적 스캔들을 일으킨 놈의 희생자인장백지의 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다. 그녀 역시 주성치 영화의 히로인으로 출연하면 인기가 배가 된다는 성치걸의 효과를 톡톡히 누린 성치걸에 해당된다.
참고로 그녀 이전의 성치걸로는 장민[4]-막문위-주인[5]이 있다. 딱 깨놓고 말해, 주성치의 여자보는 눈이 장난이 아니라는 사실과 여성편력이 또다시 증명되어 버렸다.
원래 영화에서 오맹달이 연기했었던 역할은 만재량(萬梓良)이라는 배우가 연기하기로 되있었는데, 주성치가 바뀐 촬영 일정을 만재량에게 제대로 통보해 주지 않는 바람에 헛탕을 친 만재량은 빡쳐서 영화에서 하차하였고, 오맹달이 만재량의 배역을 대신 연기하게 되었다. 그런데 만재량은 주성치가 무명이었던 시절에 주성치를 보살펴준 은인이었고, 주성치는 그런 은인에게 큰 결례를 범하게 된것이다.[6] 주성치는 만재량의 분노를 진정 시키기 위해 이 영화에서 오맹달의 연기톤을 만재량의 연기톤과 상당히 유사하게 만들었으며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도 "만재량 형님께 감사합니다." 라는 문구를 넣었다.
여담이지만 영화에서 장백지를 나이트클럽에서 비참하게 구타하는 사람은 주성치가 자주 가던 단골 식당의 요리사라고 한다. 주성치는 이 사람이 만든 볶음밥을 상당히 좋아했고, 이 사람은 홍콩 4대 요리사 중 한 사람으로 까지 꼽히기 까지 했는데, 바로 영화 식신은 이 사람을 모델로 하여 만들어 졌고, 주성치와의 이런 인연으로 식신에도 우정출연하였고, 희극지왕에도 우정출연 하게 된 것이다.
영화에 나오는 해변 시골마을은 셱오에서 촬영했다. 리펄스베이나 스탠리에 비하면 고급스러운 느낌이 많지는 않지고 행선길도 이 둘에 비하면 더 길지만, 입소문을 타서인지 간혹 리펄스베이를 상회하는 숫자의 관광객이 몰리기도 한다.
영화의 맨 마지막 장면이 실제 영화 시사회 현장을 촬영한것이라는 것도 흔치 않은 특징 중 하나이다.
이 영화는 나중에 두사부일체한테 표절당하게 된다.
이렇게... |
- ↑ 여기서 주성치의 후임으로 들어오는 엑스트라 배우가 바로 성룡 어떻게 하면 연기를 잘할 수 있느냐고 묻는 주성치에게 "당신도 노력하면 될 겁니다."라고 말해준다. 참고로 성룡이 한 연기는 총맞는 연기.
- ↑ 근데 이후 연출과 각본과 주연을 함께한 영화가 몇편 안나와서 그렇다고만 단언할 수는 없다.
- ↑ 쿵푸허슬과 소림축구로 대표되는 보다 메이저한 장르 영화
- ↑ 초기 주성치 영화에서 빠지지 않았던 미스 홍콩 출신의 배우
- ↑ 서유기 월광보합 선리기연에서 자하선사로 나온 여자 배우. 참고로 이 여자하고도 사귀었다가 주성치와 막문위가 사귀게 되자 헤어지게 된다.
- ↑ 만재량, 오맹달, 이수현 세 사람은 주성치에 있어서 은인인 사람들인데 공교롭게도 세 사람 다 주성치와 안 좋게 결별하고 말았다. 특히 이수현 사단의 대표적인 배우 성규안(험악한 인상 탓에 주로 악역으로 자주 나온다. 첩혈쌍웅이 대표적)은 "주성치 걔가 이수현 형님한테 그렇게 굴면 안 되는거지." 라고 주성치를 디스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