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베르트의 23가지 문제

목차

1 개요

20세기에 활동했던 독일의 수학자 다비트 힐베르트(David Hilbert)가 1900년 개최된 국제 수학자 총회에서 제안한 23가지 문제를 말한다. 이 문제들은 하나하나가 모두 중요한 수학적 의미를 갖고 있다.

이런 어려운 문제를 제시하는 것이 수학계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으로 21세기에 돌입하면서는 7개의 밀레니엄 문제를 선정해 발표하였다. 그리고, 리만 가설은 유일하게 2연속으로 선정되었다.

2 제안 배경

원래 독일을 중심으로 한 대륙계열 학자와 영국계열 학자는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일반인도 많이 알고 있는 가장 유명한 분쟁은 미적분을 누가 발견했는가 하는 논쟁이었는데, 대륙계는 라이프니츠를, 영국계는 뉴턴을 발견자라고 내세운 것이었다(지금은 그냥 사이좋게 같이 발견했다고 인정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당시에는 도버해협을 건너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도 한 이유였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달로 교통수단이 진보하면서, 대륙계와 영국계의 학문적 교류가 활발해지기 시작했고, 신대륙인 미국의 참여도 늘어만 갔다. 이에 전세계의 수학자들은 서로간의 학문적 성과를 공유하고 친목을 다지기 위해 세계 수학자들의 모임을 개최하기로 하고, 1800년대 후반에 결국 미국에서 첫 행사를 개최했다.

한편, 당시의 수학계는 수학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또한 당시의 수학 발전상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결국, 세계 수학자 총회에서는 당시의 대학자였던 다비트 힐베르트에게 수학의 발전방향에 대한 강연을 부탁하게 된다.

힐베르트는 한참을 고민한 끝에, 수학의 발전방향을 언급하면서 당시 수학계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를 발표하기로 하고, 자신이 할 강연의 수준에 걸맞는 23개의 문제를 선정하게 된다.

강연은 성공적이었고(다만 강연에서 이야기한 문제는 10개였다), 강연 내용은 전세계로 번역되어 퍼지게 된다.

3 문제와 해결 현황

3.1 연속체 가설은 참인가

현재의 집합론 공리로는 참과 거짓을 증명할 수 없음을 쿠르트 괴델폴 코언(Paul Cohen)이 증명하였다. 불완전성 정리의 첫 번째 유의미한 실례로 꼽힌다. 자세한 문제의 정의와 해결은 항목 참조.

3.2 산술의 공리가 무모순인가

지나치게 조건이 약해서 해결되었는지가 불분명하다. 괴델의 제2 불완전성 정리에 의해 증명될 수 없는 명제라는 설과 겐첸의 증명으로 참임이 증명되었다는 설이 존재한다.

3.3 부피가 같은 두 다면체가 주어졌을 때 하나의 다면체를 유한 번 절단하여 다른 다면체를 항상 만들 수 있는가

거짓으로 증명되었다. 이 문제는 삼각뿔을 잘라 부피가 같은 정육면체를 만들 수 있는가로 이해하면 된다. 증명이 굉장히 빨리 된 명제인데, 명제가 발표된 그 해에 힐베르트의 제자인 막스 덴(Max Dehn)이 덴 불변량을 사용하여 이것이 일반적으로 불가능함을 증명하였다.

3.4 측지선(Geodesic line)을 사용하여 모든 거리공간(Metric space)을 만들 수 있는가

지나치게 조건이 약해서 문제가 정의되지 않는다.

3.5 연속군(continuous group)은 언제나 미분군(differential group)인가

문제의 해석상 차이로 해결되었는지의 견해가 나뉜다. 앤드루 글리슨(Andrew Gleason)이 해결했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 다른 사람들은 이 문제를 힐베르트-스미스 추측으로 보는 사람이 있고, 이 추측은 아직 미해결 문제이다.

3.6 물리학의 공리를 수학적으로 표현하라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통일장 이론 참조.

3.7 a가 0, 1이 아닌 대수적 수이고 b가 유리수가 아닌 대수적 수일 때 [math]a^b[/math]는 초월수인가

겔폰트-슈나이더 정리에 의해 참으로 증명되었다. 초월수 항목 참조.

3.8 리만 가설, 그 밖에 골드바흐의 추측, 쌍둥이 소수 추측(twin prime conjecture) 등 소수 관련 추측은 참인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각 항목 참조.

3.9 대수적 수체에 대해 성립하는 일반적인 이차상호법칙이 있는가

부분적으로 해결되었다. 아벨 확장에 대해서는 있음이 증명되었으나, 아벨 확장이 아닌 다른 수체에 대해서는 아직 미해결 상태이다. 12번 문제와 연관이 있다.

3.10 주어진 유한차 디오판토스 방정식의 해를 구하는 일반적인 알고리즘은 존재하는가

마티야세비치(Matiyasevich) 정리에 의해 거짓으로 증명되었다. 디오판토스 방정식페르마의 대정리 등 변수가 정수인 다항방정식의 총칭이다.

3.11 대수적 수를 계수로 갖는 이차형식의 해를 항상 구할 수 있는가

부분적으로 해결되었다. 여기서 이차형식이라 함은 [math]x^2 + y^2[/math], [math]x^2 - 3xy + 2y^2 - z^2[/math] 같이 둘 이상의 변수를 갖는 2차항으로만 이루어진 다항식을 말한다.

3.12 크로네커-베버 정리의 아벨 확장을 유리수체 이외의 임의의 수체로 확장할 수 있는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3.13 임의의 7차방정식을 2변수 함수를 이용해 언제나 풀 수 있는가

블라디미르 이고레비치 아르놀드에 의해 참임이 증명되었다. 해결 이력이 ㅎㄷㄷ한데, 이 문제를 해결할 당시에 아르놀드는 대학생이었다(!!). 하지만 해결한 당사자는 이 문제는 대수 함수인 2변수 함수로 생각하고 있으며, 이 경우 이 문제는 아직 미해결 문제이다.

3.14 다항식환처럼 동작하는 대수적 군의 불변량은 항상 유한생성되는가

나가타 마사요시가 반례를 찾아냄으로서 거짓으로 증명되었다.

3.15 슈베르트의 enumerative calculus 에 대한 엄밀한 기초를 제시하라

부분적으로 해결되었다.
슈베르트(Schubert)의 enumerative calculus는 현대 대수기하학에서 공간의 교점을 헤아리는 enumerative geometry의 시작이 되는 이론이다. 미적분이나 음악가랑은 관련없다.

3.16 대수적 곡선에 대한 폐곡면의 상대적 위치를 평면상의 다항식의 벡터장을 유한번 이용해 묘사하라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3.17 음이 아닌 유리함수를 다항식의 제곱의 합의 몫으로 나타낼 수 있는가

에밀 아틴(Emil Artin)에 의해 참으로 증명되었다.

3.18 정다면체가 아니면서도 쪽매맞춤(anisohedral tiling)을 할 수 있는 다면체가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구체를 가장 조밀하게 쌓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 문제는 두 개로 이루어져 있다. 첫번째 문제는 카를 라인하르트(Karl Reinhardt)에 의해 참임이 증명되었다. 두 번째 문제는 토머스 캘리스터 헤일스가 제시한 컴퓨터 증명에 의해 사각배치를 하던 육각배치를 하던 74%가 상한임이 증명되었다.

3.19 변분법으로 해결한 해는 항상 해석적인가

참으로 증명되었다. 해결이력이 독특한데, 에니오 데 조르지(Ennio de Giorgi)와 존 내시(뷰티풀 마인드의 그 존 내시다!)가 독립적으로 증명하였다.

3.20 특정한 경계치를 가진 변분법 문제는 항상 해를 갖는가

참으로 증명되었다. 이 문제의 해결에는 다수의 수학자가 공헌하였기에 해결연도가 불분명하다.

3.21 주어진 모노드로미 군을 해로 가지는 선형 미분방정식은 항상 존재하는가

조건을 어떻게 추가하는가에 따라 참으로도, 거짓으로도 증명 가능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은 문제를 낸 힐베르트 자신이었다.

3.22 보형함수(automorphic function)를 사용한 해석적 관계의 균일화

해결되었다.

3.23 변분법의 추가적인 개선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이다(변분법을 어떻게 개선하라는지가 없다).

4 비고

이 문제를 발표하면서 힐베르트는 다음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위 문제들과 수학의 여러 중요한 문제들 중, 리만 가설은 몇년 안에 해결될 것이고,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여기 오신 분들의 자녀분들이 죽기 전에 해결될 것이며, [math]a^b[/math]가 초월수임을 판정하는 문제는 몇백년이 걸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위 예상은 정반대로 진행되었는데, [math]a^b[/math]의 초월수 판정법은 겔폰트-슈나이더 정리가 1930년대에 증명되면서 가장 먼저 해결되었고,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1995년에 해결되었으며그리고 그곳에 참석했던 사람들의 자녀들은 거의 다 죽었을 것이고, 리만 가설은 아직도 미해결 상태이다. 예측 함부로 하는게 아님을 증명하는 힐베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