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mm 필름

35mm-film.jpg

1 개요

대표적인 필름 포맷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필름'이라 하면 35mm를 의미할 때가 많으며 널리 알려져 있고 일반적인 사진에 있어 하나의 기준이다.

2 상세

35mm, 135 필름이라고도 불리며 135mm로 잘못 불릴 때도 있다. 135는 코닥 사에서 만든 필름의 상품 번호이며, 35mm 필름을 상품화할 때 나온 번호였다. 중형 카메라에 쓰이는 120 필름은 135보다 숫자가 작지만 필름 폭은 60mm로 되려 더 크다. 35mm 필름 한 장에서 실제로 영상이 기록되는 이미지 프레임의 크기는 22x16mm이며, 35mm라는 명칭은 필름의 이송을 위한 구멍 등을 포함한 필름 스트립 자체의 너비이다.

종래엔 사진용 필름은 커다란 명함판 같은 형태였고 이송구멍 같은 건 없었다. 한장 찍고 사진 건판을 카트리지에 갈아 넣고 다시 찍거나 그냥 길다한 필름 끝에 달려있는 두루마리 봉을 감는 것이 전부였다. 물론 두루마리식일 경우 덜 감았을 때 사진이 겹쳐서 인화되는 불상사가 있었지만, 당시의 공업기술력으로는 정교한 컨트롤이 어려웠다.

반면, 35mm 필름은 애초부터 영화 촬영용으로 만들어졌다. 영화는 초당 24장을 찍어야 하므로 정교한 프레임 컨트롤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라이카에서 소형 카메라를 만들면서 필름 규격을 물색하다 35mm에 주목하게 된 것이고[1] 이는 1889년의 일이었다. 참고자료

이후로 비디오 카메라 규격은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점 더 작아지게 되었지만, 그래도 35mm의 커다란 판형에서 오는 심도 컨트롤과 촬영 후 인화한 필름으로 가위질 하면서 편집하는 편의성 덕분에 디지털로 오기 전까지 많이 애용되었다. 물론 필름 시장은 말할 것도 없다. 카메라는 달라도 필름은 대부분 코닥이었으니까. 마치 고대 로마 시대 마차 바퀴와 지금의 자동차의 바퀴 너비, 이동 방향이 같은 것처럼.

100년 넘게 역사가 오래되었고 워낙 수요가 많았기 때문에 단종된 다른 필름에 비하면 여전히 생산량이 많은 편이나, 미래는 결코 밝다고 말할 수 없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수요가 급감하였고 가격도 많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참고로 35mm 필름을 저렴하게 구할려면 카트리지에 담긴 형태가 아니라 돌돌 필름만 말린 50m 단위 드럼으로 구입해서 직접 카트리지에 넣는 게 편하다. 사실 저 드럼 필름은 영화용 필름이며 이걸 와인더로 카트리지에 감아서 쓰는 것이다.

디지털 카메라에서 35mm 필름과 같은 사이즈의 센서를 가진 카메라는 풀프레임이라고 불린다. 사실 풀프레임이라는 단어는 렌즈와 카메라, 필름(센서)가 전부 딱 규격에 들어맞는다는 의미가 있지만 워낙 오랜 세월 동안 35mm 필름이 대세이다 보니 그냥 풀프레임이라고 하면 35mm 풀프레임이라고 치는 것이다. 더욱이 그 당시의 35mm 카메라들은 지금의 똑딱이로 대우받고 있었으니...

여담이지만 35mm 필름, 즉 풀프레임 크기가 전체 카메라 센서의 기준이며 센서가 크든 작든 모두 35mm로 변환되서 실제 화각을 보여준다. 가령 중형카메라 렌즈인 105mm는 실제 화각이 표준 렌즈다.

일반 35mm 필름보다 이미지 프레임의 크기가 더 큰 슈퍼 35 필름도 있다. 슈퍼 35 필름은 기존 35mm 필름의 사운드트랙 부분까지 이미지 프레임의 영역을 넓혀 좀 더 큰 사이즈의 화면을 담을 수 있도록 했으며, 이에 따라 더욱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슈퍼 35 필름은 순수한 촬영용 필름으로서 극장 상영 시에는 사용되지 않는다. 슈퍼 35 필름보다 작은 사이즈의 슈퍼 8, 슈퍼 16 필름도 있다.

3 기타

보통 영화용 35mm 필름은 다음과 같이 나뉜다. 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 참조.

ON : 오리지널 네거티브(Original Negative). 최초로 카메라에서 찍힌 후 현상된 원본 네거티브 필름. 현상이 끝나면 색 보정[2]이 이루어지는 필름이다.
MP : 마스터 포지티브(Master Positive). ON에서 만들어진 고화질 포지티브 필름. 최종 편집본을 제작할 때 쓰인다.
DN : 듀프 네거티브(Dupe Negative). MP을 반전해서 만든 네거티브 필름으로 ON의 보존을 위해 제작된다.
RP : 릴리즈 프린트(Release Print). 영사를 위해 DN을 포지티브로 인화하고 사운드트랙을 합한 필름.

디지털 후반작업을 거치지 않던 시절, 35mm 필름을 가지고 촬영을 했어도 ON→MP→DN→RP 순으로 인화에 인화를 거치는 과정에서 필름에 조금씩 손상이 발생하는 것은 필연적이었다. 35mm 필름의 해상도가 약 4K 수준[3]이라지만 실제로 극장에서 상영되는 프린트 필름은 그보다 해상도가 한참 낮았다. 그러나 2005년부터 편집 및 색 보정 등을 디지털로 처리하는 DI(Digital Intermediate) 작업이 활성화되고, 2007년에는 아예 디지털 파일로 영화를 상영하는 DCP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비로소 관객들이 극장에서 손실 없는 우수한 해상도의 화면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4]

  1. 최초의 35mm 필름을 사용하는 카메라 역시 코닥에서 만들었다. 그래서 현대적 사진과 영화는 역사가 거의 같다.
  2. 여기서는 애널라이저(Analyzer)를 이용한 아날로그 색 보정을 말한다.
  3. 전설적인 필름 코닥 Ektar로 촬영한 사진이다. 출처
  4. 필름으로 촬영한 영화도 이 디지털 공정의 혜택을 입게 되었다. 오리지널 네거티브 필름을 바로 스캔해 DI 작업한 후 DCP로 영사하면 필름의 원 질감을 거의 그대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HDR 마스터링 및 상영 기술이 보급되면 디지털 영상 기술이 필름을 완전히 수용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