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 Lisa

애플 데스크탑 제품 역사
애플 III애플 리사매킨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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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 1. 현재 전세계에 몇 대 안 남아 있다. 위에 얹어놓은 상자 비슷한 물건이 바로 하드디스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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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 2. 매킨토시 XL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유는 아래 참조.

애플 리사 FAQ

1 개요

1983년 애플에서 개발한 애플 최초의 GUI OS를 가진 컴퓨터.
리사(LISA)라는 이름은 일단 Local Integrated Software Architecture 의 약자...라고 주장하긴 했는데 사실은 스티브 잡스의 딸 이름에서 유래했다[1](...). 어쨌거나 세계 최초의 상용 GUI 인터페이스를 갖춘 운영체제를 가지고 있었다.[2]

1978년부터 애플 내에서는 GUI 인터페이스 운영체제에 대한 논의가 잇따랐었고 그 결과 82년부터 리사 프로젝트를 시작, 83년에 완성되어 시제품을 내놓았다. 참고로 이때 잡스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긴 했는데, 너무 화를 잘내고 감정적이라는 이유로 쫓겨나서(...) 매킨토시로 밀려났었다.

일단 기술적으로 보면 리사는 흑백 모니터에서도 그럭저럭 화려한 고해상도 GUI를 갖춘 것 외에도 보호 메모리, 협동형 멀티태스킹, 스크린 세이버[3], 확장가능한 램, 확장 슬롯, 숫자 키패드까지 온갖 최신기술을 떡칠한 공밀레의 결정판을 보여줬다. 심지어 몇몇 기능은 OS X에나 되어서야 나올 것들이 이때 이미 나오기도 했으니 거의 오버 테크놀러지스러운 스펙을 가졌지만...

2 반응

결론부터 말하자면 철저하게 말아먹고 말았다.

일단 기술적인 측면으로만 보자면 프로세서가 너무 느렸다. 5MHz 모토로라 68000 프로세서를 사용했는데, 이 성능이 상기해놓은 리사의 최고급 기능을 유지하는데 턱없이 부족했던 관계로 운영체제 자체가 전체적으로 둔하고 느려보이는 효과를 낳은 것. 거기다가 1983년 발매된 애플 리사의 시제품은 $9,995라는 자비심없는 가격을 자랑했다. 절대 $999.5도 아니고 $99.95도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구천구백구십오 달러다. 사실상 $10,000라고 볼 수 있겠다. $9,995는 2013년 기준 가치로 약 $23,103이고[4], 이를 환율 1,100원을 적용하여 환산하면 25,413,300원, 이천오백만원이 넘어간다. 컴퓨터 사게 삼천만 좀 땡겨주세요

이 정도면 쏘나타 한 대를 살 수 있고, 현재 애플의 최고급 전문가용 컴퓨터인 맥 프로를 최고 사양으로 2대, 레티나 맥북 프로를 최고 사양으로 6대 살 수 있고, 아이폰 6s 플러스 128GB 언락을 약 18대, 아이팟 클래식 70여 대, 짜장면 약 6,250 그릇, 시내버스 29,000여 회 탑승의 가치와 맞먹는다.[5] 또 발매 당시 가격을 기준으로 치면 그당시 가장 잘나가던 코모도어 64를 16대를 살 수 있다![6] 비싸기로 악명 높은 NeXT도 이 물건보다는 싸다.(…)[7] 애플 워치 에디션 최고가는 1대밖에 못 산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리사는 시대를 앞선 기능들을 탑재하여 IT 관계자들과 비평가들, 공돌이들에게는 엄청난 찬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이 자비심없는 가격 때문에 시장성을 잃고 실패하고 말았다. 게다가 딱 1년 뒤에 리사보다 훨씬 값싸고 좋은 매킨토시 128K가 등장함으로써 리사는 결국 완전히 사장되었다.팀킬 상식적으로, 가격이 1/4밖에 하지 않는데다가 디자인도 우월하고[8] 휴대성도 훨씬 좋고[9], 그러면서 속도도 빠른[10] 물건이 나왔는데 그 네배에 달하는 가격을 지불하고 이딴 물건을 산다는 것 자체가 미친 짓이다. 난 여기서 나가야겠어

이래저래 시장에서 살려 보려고 리사 2, 매킨토시 XL 등으로 리뉴얼해 보았지만 이미 망했어요. 안 팔린 약 2700대의 리사 컴퓨터들은 유타 주의 한 쓰레기 매립장에 모두 매립되었다(...). 근데 이때 안 팔린 일부 리사 기종이나 예비 부품들은 아직도 남아있어서 고가에 거래된다고 한다.

애플 리사의 최대 고객은 NASA였다고 한다. 리사에 포함된 프로젝트 관리 툴이 꽤 쓸만해서, 속도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쭉 썼다고.

3 이후 변화

애플이 매킨토시를 나중에 출시하면서, 리사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리사 2를 출시한다. 리사 2는 가격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고 그 외 메모리나 하드 디스크 옵션이 좀 더 빵빵하게 제공되었다. 하지만 이미 시장은 매킨토시로 돌아섰고 리사 2는 그냥 꼼짝없이 망했어요.

그리고 나중에 1985년 즈음 해서 10MB 하드디스크 옵션을 탑재한 리사 2 (리사 2/10이라 부른다)의 이름을 매킨토시 XL로 바꾼다. 이 제품은 에뮬레이션을 통해서 매킨토시 시스템을 돌릴 수 있도록 개조되어서 해킨토시라는 별명을 얻었다. 진짜 애플 공식 해킨토시다.

  1. 잡스 본인이 전기에서 직접 인증했다. 그런데 이 때는 스티브 잡스가 자신은 무정자증이라며 iEunuch iMpotent 리사를 자기 딸로 인정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이름에 놀랐다고 한다.결론은 이미지 세탁용 언플 말아먹었으니 지능적인 딸 모욕일지도 모른다 후에 리사는 잡스의 딸로 인정받고 가족이 되기는 했다.
  2. 그냥 세계 최초까진 아니다. 1981년에 나온 제록스 스타가 있었기 때문. 말하자면 최초의 mp3플레이어인 리슨 업 플레이어와 최초의 상용 mp3플레이어인 엠피맨과의 관계와 비슷하다. 다만, 리사의 경우 제록스에 애플의 주식 100만불 어치를 주는 조건으로 기술을 얻었다.
  3. 당시까지만 해도 스크린 세이버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다.
  4. http://www.usinflationcalculator.com/ 참조
  5. 그나마 이 환산은 $10,000을 USD 그대로 현재 화폐가치로 환산한 후 KRW(원화)로 환전했다는 전제다. 만일 순서를 바꿔서 $10,000을 당시 환율($1=800원)로 환전한 후 한국돈의 인플레이션 레이트로 보정하면 더 엄청난 금액이 나온다. 당시 금액으로 800만원인데 시내버스요금이 130원인 시절이다. 즉 시내버스 61,000회 탑승.(...)
  6. 발매 당시 C64의 가격은 595$. 참고로 코모도어 64도 당시 기준 꽤 괜찮은 기기이다.
  7. 약간 사족을 붙이자면, OS나 GUI 같은 것 빼고 순전히 하드웨어 스펙만으로 당시 애플 리사를 넘는 기종은 PC-9801을 비롯, 일본에 많이 있었다. 1983년 당시 USD/JPY 환율로 환산하면 리사의 반값 이하다. 일본기종에는 없는 감성의 값어치를 더해야 되나?
  8. 리사의 비대칭적 디자인은 지금 봐도 매우 흉하지만 당시 기준으로도 상당히 괴악한 디자인이었다. 현재 애플이 얼마나 디자인으로 정평이 나 있는가를 생각하면 매우 아이러니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
  9. 매킨토시가 훨씬 작고 가벼운 건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매킨토시에는 리사에는 없는 핸들이 달려 있어 들고 옮기기에도 용이했다.
  10. 매킨토시 128K의 CPU는 8MHz. 리사보다 훨씬 빨랐다. 대신 RAM이 1MB인 리사에 비해 128kB로 많이 딸렸지만 곧 512kB를 탑재한 녀석이 나오면서 많이 따라잡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