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His(or Her) Majesty's Ship/Submarine
우리말로 번역하면 국왕(여왕) 폐하의 선박/잠수함[1]. 모든 영국 해군 선박에 전통적으로 붙는 접두어(Ship prefix)이다. 다들 알다시피 영국 해군은 Royal Navy, 즉 왕립 해군이라서. 뜻 자체는 국적 중립적이므로 영국 외에 영연방 국가나 왕정 국가에서도 사용한다. 대표적으로 사우디 아라비아도 함선 접두어로 HMS를 쓴다.
이러한 국가의 해군 소속 전투함[2]은 모두 정확히는 HMS를 앞에 붙여야 맞다고 보면 된다. 단 나무위키에 등재된 영국 함선의 문서명은 죄다 HMS가 생략돼있는데, 개별 함선을 다루는 문서와 함급 전체를 다루는 문서가 섞여있어 그렇다. 미 해군 함선의 USS[3]도 마찬가지.
2 Helmet Mounted Sight.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헬멧부착형 조준기, 혹은 헬멧 연동 조준장치.
AIM-9 초기형 같은 과거의 열추적 미사일들은 레이더나 다른 장치와 연동기능이 없었다. 그래서 열추적 미사일의 적외선 탐색기가 바라보고 있는 정면으로 적기가 오도록 급기동을 해서 적기를 쫓던지, 아니면 열추적 미사일의 탐색기를 자체 탐색모드로 두어서 상하좌우를 훑다가 적기를 포착할 때 까지 기다려야 했다.
이건 너무 불편하다 싶어 '저놈 때리라고 저놈'이라고 알려줄 방법을 찾았는데 먼저 등장한 것은 미사일과 레이더를 연동시키는 방법. 즉 레이더가 바라보는 방향을 열추적 미사일의 탐색기도 똑같이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 미사일의 시야각도가 보통 상하좌우로 30도 정도 되니까 적기랑 비스듬한 위치에 있어도 일단 레이더로 적기를 조준만 했다면 열추적 미사일도 적기를 조준하게 된다.[4] 그러나 이러한 열추적 미사일을 쏘는 상황이면 십중팔구 서로 눈에 보일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격렬한 급기동을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급기동중에 레이더를 조작해서 적기를 조준한다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조종사가 바라보는 방향을 미사일이 똑같이 바라보게 하는 것. 정확히는 조종사의 헬멧과 연동되어서 헬멧이 현재 향하고 있는 방향을 센서로 포착, 미사일도 동일한 방향을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Helmet Mounted Sight라는 이름이 붙은 것.
최초의 HMS는 의외로 미 해군이었다. 미 해군은 F-4 1970년대 중반에 팬텀에 VTAS(Visual Target Acquisition System, 목측표적획득 시스템)을 달았다. 사실 표적을 바라본다고 해도 정확히 표적을 바라봐야 하므로 이를 돕기 위해 이 VTAS 헬멧 앞에는 접이식으로 간단한 동그라미와 십자선으로 구성된 기계식 조준기가 붙어 있었다. 허나 무게는 상대적으로 무거운데다가 VTAS의 연동 정확성도 시원찮았고, 무엇보다도 당시의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들의 시야범위는 상하좌우30도 수준이었다. 적과 반드시 일직선상에 있을 필요는 없다고는 해도 상당히 적기쪽을 정확히 바라봐야 하는 수준. 사람의 고개가 상하좌우 거의 90도 가까이 돌아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사일의 시야범위가 한참 못쫓아왔다. 게다가 레이더의 경우 근접전 모드를 켜면 전방에 뭔가 표적이 있으면 자동으로 조준하였기 때문에 레이더와 미사일이 연동되는 수준이면 충분하다고 여겨 이후에는 VTAS를 쓰는 전투기가 없었다.
한편 지구 반대편의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미라지 F1의 남아프리카 공화국 버전인 F1AZ에 VTAS와 비슷한 헬멧조준장치를 달았다.[5] 1970년대 중반,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앙골라와 전쟁을 벌였는데 이때 앙골라 소속의 소련 전투기들이 상당히 고전을 겪었다. 이것을 조사하던 과정에서 소련은 HMS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으며, 이후 MiG-29에 HMS를 탑재하였다. 또한 MiG-29에는 HMS의 시야범위를 충분히 커버해줄 만한 신형 공대공 미사일인 R-73이 탑재되었다.
NATO 연합군은 이 HMS와 R-73의 위력을 정확히 모르고 있다가 독일이 통일하면서 동독공군 소속의 MiG-29와 R-73을 입수하고 경악하였다. 근접전 상황에서 넓은 시야각을 가진 공대공 미사일과 HMS의 조합은 엄청난 사기템이었던 것이다. 그저 적기를 바라보기만 해도, 즉 눈빛 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셈이었기 때문.
이후 엄청난 충격에 빠져서 그때 까지 진행되던 ASRAAM 계획이 파토가 나고 미 공군의 경우 AIM-9X와 함께 JHMCS를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전투기와 달리 헬리콥터는 비교적 빨리 HMS를 쓰기 시작했는데 주로 기관포와 조종사의 헬멧이 연동된다. 다만 표적을 정확히 조준하려면 보통은 HMS 연동을 끊고 전용 디스플레이어로 표적을 확대해서 확인한 다음 디스플레이어와 기관포를 연동하여 표적을 공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