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KB금융지주는 주전산시스템을 IBM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 체제로 바꾸는 사업을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국민은행의 정병기 감사는 2014년 5월 16일 안건 의결의 근거로 만들어진 자료가 왜곡됐다는 내용의 감사의견을 이사회에 제출했고, 이사회는 감사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5월 19일 이건호 은행장이 이사회를 소집해 같은 내용의 감사의견서를 다시 이사회에 제출했으나, 이사회에서는 이번에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이건호 은행장은 이날 금융감독원에 사실상 검사를 요청하는 초강수를 두었다. #
금융계에서는 전산시스템 교체를 명분으로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 간에 반목이 드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KB금융지주의 사외이사들은 임영록 회장편이고, 국민은행의 정병기 감사는 이건호 행장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 #
얼핏보면 KB국민은행의 은행장이 상사인 KB 금융지주 회장에게 반발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둘의 출신을 보면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이 당연하다고 한다. 임영록 회장은 재정경제부 차관을 지낸 ‘모피아’ 출신이고, 이건호 행장은 아버지가 5.16 쿠데타를 주도한 사람 중 한 명이며, 박근혜 대통령의 친동생인 박지만씨와 친해서 현정권의 압력으로 행장에 선임되었다는 설이 있다.#
2 진행 상황
내분사태가 일어나자 금융소비자원은 임영록 회장 등 경영진을 배임 혐의로 고소했고# 노조는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은행장의 동시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집안 싸움을 밖으로 보여서 대외신인도를 떨어뜨린 것 자체가 문제라는 평이다.
일각에서는 전산시스템 교체가 2천억원 규모의 큰 사업인 만큼, 경영진이 리베이트 받았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임영록 회장 측은 유닉스 시스템을 이건호 행장은 IBM 메인프레임 시스템을 지지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금감원도 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모든 경영진과 사외이사들을 대상으로 계좌조회를 실시했다.#
그러나 계좌조회 결과 아무 혐의점도 찾지 못했다. 이에 관련의혹 제기했던 관계자를 허위사실 유포 등의 죄를 물어 처벌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애초에 뇌물을 받았다면, 순진하게 조회되는 계좌로 받았겠냐며 형식적인 조치였다는 평가도 있다.
임영록 회장은 내분 사태 관련 사태가 커지는 것을 막고,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5월 30일까지 사태를 마무리지으라고 했다.# 이건호 행장도 사태를 꼭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사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지주와 은행 중 어느 한 쪽이 양보해야 하는데, 이사회가 양보하면, 금융지주의 이사회와 임영록 회장에게 타격이 크고, 은행이 양보하게 되면, 의혹을 제기하고 금감원에 검사까지 요청한 이건호 행장이 무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5월 30일 열린 이사회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금감원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보게 되었지만# 금융감독원도 이와 관련해 어떠한 결론도 내지 않았다. 수천억원 대의 대규모 사업에 개입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듯.#
결국 자체 재검토를 통해서 어떻게 할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3 결과
결국 금융감독당국은 2014년 9월 4일 KB금융지주 전산교체 내분 사태와 관련해 이건호 은행장과 임영록 회장 중징계를 통보했다.#[1]
이에 이건호 은행장은 즉각쿨하게 물러났지만, 임영록 회장은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며 버티다가 당초 금융감독원에서 건의한 문책경고보다 상향된 직무정지 3개월의 징계를 받았고, 결국 이어진 KB금융지주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해임을 의결하여 물러나게 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관련 항목 참조.
그 후 KB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한 윤종규 회장에 의해 KB금융지주 전산교체 내분사태의 여파는 빠르게 진정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편 당시 KB금융지주 전산교체 내분사태에 관련되었던 정병기 감사, 윤웅원 KB금융지주 부사장, 박지우 국민은행 부행장 등은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박지우 부행장은 KB캐피탈 사장으로 KB금융그룹에 복귀했고,#[2] 윤웅원 KB금융지주 부사장 역시 KB카드 사장으로 다시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