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원대사

覺遠大師

1 소개

<신조협려>, <의천도룡기>의 등장인물

쉰 살 정도 나이에, 정중하고 기품 있는 승려.

소림사의 승려로 장경각에서 일하면서 30년 동안 바깥출입을 하지 않고, 소림사에서의 직책은 낮은 편이라 손님들에게도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장군보의 스승이다.

매우 수양이 깊은 고승이지만, 지나치게 세속의 때가 묻지 않은 탓에 선량함과 고지식함이 지나쳐 어리석어 보일 때도 있다.

능가경을 훔쳐간 소상자와 윤극서가 혹시 능가경을 읽고 싶어서 훔쳐간 거라고 생각해서, 다른 능가경 책을 가져다 주려고 할 정도이다.

장경각에서 일하면서 경서를 모두 읽다가, 구양진경도 읽게 되어 책에 써있는 대로 수십년 동안 단련을 하여 무지막지한 내공을 얻었다. 하지만 구양진경이 그저 몸을 건강하게 하는 비법인 줄로만 알고, 자신이 상승의 무학을 익혔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었다. 심지어 천하제일의 무공인 구양진경을 단지 신체를 단련하는 피상적이고 외문이라 하여 능가경보다도 가치가 없다고 여기기도 했다.

2 <신조협려>의 각원

소상자윤극서구양진경이 써진 능가경을 훔쳐가자, 화산까지 쫓아왔다가 양과, 주백통 등과 만난다.

각원대사는 구양진경 역시 몸을 보양하는 훌륭한 방법이 써진 훌륭한 책이라고 여기고 있었으나, 어차피 인간의 몸은 결국 썩어 없어질 것이기 때문에 경서에 적힌 내용은 심오하나 결국은 피상적이고 외면적인 학문에 불과하므로 잃어버려도 아까울 것이 없다고 여기고 있었다.

구양진경이 써진 능가경은 달마 대사가 천축에서 가져온 패엽경(貝葉經)의 천축 문자를 그대로 옮겨적은 것이므로 매우 귀중하기 때문에 찾으러 쫓아오게 되었다. 하지만 윤극서소상자는 구양진경을 이미 원숭이의 뱃속에 숨겨 두고 잡아떼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결국 찾지 못하고 돌아가게 된다.

무공은 하나도 익히지 않았으나 이 시점에서의 정순한 내력은 신조협려 양과나 남제 일등대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 심지어는 소상자가 살의를 가지고 날린 장력을 그냥 몸으로 받았는데도 소상자가 오히려 반탄력으로 날려가 중상을 입기까지 한다! 이러한 반탄지기는 양과나 일등대사조차도 쉽게 행할 수 없는 것이라는 작중 묘사가 나온다. 각원이 건강법(...)으로만 알고 구양진경을 성실하게 익혔다는 증거.

3 <의천도룡기>의 각원

결국 능가경을 찾지 못하고 소림사로 돌아갔기 때문에, 장경각의 관리를 잘못한 죄로 쇠사슬에 묶여 물을 긷고 묵언수행을 하는 벌을 받게 된다. 곽양이 소림사에 찾아왔어도 아무 대답을 못했기 때문에 곽양은 각원이 괴롭힘을 당하는 줄 알고 소림사 승려들과 시비가 붙기도 했지만 무색선사장군보의 말을 듣고 오해가 풀렸다.

그 후, 하족도곽양을 데리고 산 위에 올라와, 청석판에 검으로 바둑판을 그려 자신의 무공을 드러내자 다른 소림사의 승려들은 하족도에게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되었다. 그러나 하족도가 윤극서의 유언을 전하기 위해 불러온 각원대사는 사문의 위기를 보고 나서서 구양신공의 힘으로 하족도가 청석판에 그은 금들을 밟아서 지워버렸다.

직후 각원의 내력에 탄복한 하족도와 대결을 벌이게 되는데, 무공을 전혀 몰라 물지게를 짊어지고 허둥대면서도 하족도의 현란한 검법을 몽땅 물통으로 막아버린다! 각원대사가 워낙 구양진경의 진의를 깊이 수련하였기에, 무공 초식을 전혀 모름에도 불구하고 발버둥치는 움직임이 몽땅 하족도의 검로를 차단해버린 것. 물론 커다란 물통 두 개의 사이즈가 도움이 되긴 하였을 것이다(...). 직후 하족도가 물통 사이에 검이 붙잡히자 검을 놓고 장력을 발하는데, 이때 난입한 장군보가 하족도를 밀어내어 각원은 간신히 위기에서 벗어나게 된다.[1]

장군보는 성공적으로 하족도의 초식들을 막아내어 그로 하여금 물러가도록 하지만, 소림파의 규율에 따라 스승 없이 나한권을 배운지라 처벌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각원대사는 장군보를 불쌍히 여겨 곽양장군보를 떠메고 신공을 발휘하여 소림사를 벗어나 멀리 달아나게 된다.

하지만 소림사에서 도망치느라 무리하게 힘을 쓴 탓에 결국 생명이 다하는데, 그 직전에 곽양장군보, 그리고 따라와 있던 무색선사에게 구양진경을 읊어주고 원적한다.

소림사에서는 사문의 배신자로 여겨졌지만, 무당파에서는 장삼봉의 스승인 만큼 사조(師祖)로 모셔지게 된다.
  1. 그런데 작중 묘사를 보면 하족도가 발한 장력 자체는 각원이 물통에서 쏟아낸 물줄기로 인해 상쇄되었다(...). 장군보가 끼어들지 않았다면 각원과 하족도의 어이없는 대치가 더 이어졌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