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족도

何足道

의천도룡기의 등장인물.

나이는 서른 안팍. 갸름한 얼굴에 눈매은 움푹 파였고, 비쩍 마른 골격에 광대뼈가 튀어나와 차가운 인상이다.

소림사가 있는 숭산 아래에서, 소림사에 도전장을 보낸 곤륜삼성(崑崙三聖)을 기다리고 있던 곽양과 만났다. 곽양이 보는 앞에서 거문고를 타며 시를 혼자 읊고, 검(劍)으로 돌에 바둑판을 그어놓고 혼자 바둑을 두다가, 곽양의 조언을 듣고 한 수를 깨달아 감탄했으며 곽양이 거문고를 타는 것을 보고도 탄복했다.

그리고 곽양서역 소림파의 인물들을 곤륜삼성으로 오해하여 시비가 붙어 있을때, 갑자기 나타나 서역 소림파의 3명을 가볍게 쓰러뜨렸다. 곽양은 그가 곤륜삼성이라고 알지 못했으나, 실은 바로 하족도의 정체가 바로 곤륜삼성.

곤륜삼성은 세 명이라서 곤륜삼성이라 불리는 것이 아니라, 하족도가 거문고, 검술, 바둑에 미쳐서 그 세 가지 절기에 통달했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었다. 금성(琴聖), 검성(劍聖), 기성(棋聖)을 합쳐서 곤륜삼성이라고 한 것이다. 하지만 하족도는 자신에게는 이런 거창한 별명이 붙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서, 자존망대 한다고 비웃을까봐 이름을 족도(足道)로 바꿔서 이름과 별호를 합쳐서 부르면 '곤륜삼성이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뜻이 되게 해버렸다. 번역본중에는 하족도라는 이름이 좀처럼 한국어로는 뜻을 표현하기 힘들어 "별건가"로 번역을 한 작품도 있다. 붙여서 말하면 "곤륜삼성 별건가" 즉, 곤륜삼성이 뭐 대수로운 것이냐 는 의미로 하족도의 원 의미와도 상통한다. 원문과 한자음을 결합하면 하좆또라고 번역할수도 있을듯.(...)[1]

곽양소림사에 방문하기 1년 전, 곤륜산에서 우연히 소상자윤극서가 싸우는 것을 보고 윤극서를 살려내게 된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유언을 듣고, 그를 대신하여 각원대사에게 유언을 전하기 위해 소림사로 간다. 게다가 서역 소림파의 도전도 받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과의 결판도 소림사에서 내기로 한다.

소림사에서 서역 소림파의 3명에게 자신이 먼저 도착했다는 걸 알리기 위해 나한당의 불상 위에 편지를 올려놓는데, 이것 때문에 소림사에서는 그가 도전하러 오는 줄 알고 비상이 걸리게 된다.

게다가 그에게 패배한 서역 소림파의 3인이 곤륜삼성이 소림사를 박살내려 한다고 이간질을 했기 때문에, 위기감을 느낀 소림사에서는 원로들까지 몰려나와 하족도와 대치하게 된다.

하족도는 소림사에서 승부를 하자고 검을 내밀자, 그 검으로 청석돌에 바둑판을 슥슥 그리는 내공을 보여줘서 소림사의 승려들을 기겁하게 한다. 소림사에서도 어쩔수 없이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때였으나, 때마침 불려나온 각원대사가 그 모습을 보고 자신이 직접 나서서 구양신공의 힘으로 하족도가 만들어둔 바둑판을 발로 뭉개버린다.

하족도는 호승심이 들어 자신이 평생을 갈고 닦은 검술로 각원대사를 공격했다. 각원대사는 무공은 알지 못했으나 상승내공을 닦았기 때문에 하족도의 검술을 모두 막아낼 수 있었으나, 하족도의 임기응변에 마지막에는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스승의 위기를 보다못한 장군보가 끼어들어 하족도는 패배하게 된다.

어린아이에게 졌다는 사실에 분노한 하족도는 장군보에게 대결을 걸었으나, 장군보는 곽양이 준 철나한 상을 보고 배운 소림나한권과 구양신공의 힘으로 하족도를 패배시킨다.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그는 윤극서의 유언만 각원대사에게 말해준 다음 소림사에서 물러난다. 이 말을 대충 흘려버린 탓에 장군보와 각원대사는 소림사에서 심하게 오해를 받게 된다.

서역 소림파를 압도하고, 소림사를 농락하면서 상당히 인상적인 등장을 한 것 치고는 꽤나 어이없이 퇴장했다. 하지만 곤륜삼성이라는 칭호나 소림사를 농락하고 청석돌에 검으로 바둑판을 그릴 정도의 내공을 보면 실제 실력은 작중에서도 돋보이는 고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어린 곽양의 바둑 한수도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을 보면 꽤나 대인배였던 것 같기도 하다.

그의 사형이 곤륜파의 창시자인 영보도장(靈寶道長)이었던 만큼 하족도의 검술도 곤륜파의 검술과 유사하게 극쾌의 검술이다. 나중의 곤륜장문 하태충과도 연관이 있을 듯.

곽양에게 꽤나 호감을 가지고 있던 것처럼 묘사되지만.... 양과 개새끼 해봐
  1. 의천도룡기 내에 이름으로 하는 비슷한 말장난으로 포대화상 설부득(說不得)이 있다. 장무기가 화상에게 이름이 뭐냐고 물었을 때 "설부득(말할 수 없다)."이라고 대답하자 '왜 말할 수 없다는 거지?'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