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마선 폭발 (gamma ray burst; GRB)은 우주에서 관측되는 아주 강력한 감마선의 섬광이다. 우주에서 관측되는 우주 현상중에서는 가장 강력한 전자기파를 방사하는 현상. 지속시간은 10밀리초에서 수 초-수 분-수시간 정도로 다양하다.
출처 쿠르츠게작트.
1 역사
미국은 1960-70년대 동서 냉전시대에 구 소련의 대기중 핵실험을 감시하기위해 핵실험 때 발생하는 강력한 감마선을 감지할 수있는 핵실험 감시위성을 운용했다. 그런데 지상에는 어떤 핵실험의 징후도 없는데 짧지만 아주 강력한 감마선의 섬광이 아주 가끔 감지되었다. 이 섬광의 정체를 몰라 한동안 비밀로 유지하다 나중에 지상에서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게 확실해지자 몇 년 후 천문학계에 이 괴이한 현상을 발표하였지만 원인을 알아내지는 못했다.
우주에서 오는 감마선은 대기에 흡수되어버리므로 지상에서는 관측이 어렵고 대기권 바깥의 위성에서 관측해야 한다. 하지만 그 당시 기술로는 감마선의 방향을 잘 알기어려워 한동안은 우리 은하수 은하계 내부에서 발생한 현상이라는 설이 우세했다. 멀고 먼 다른 은하에서 온다고 보기에는 그 에너지가 너무 강력했기 때문이었다.
관측기술이 발전해 은하수와는 무관하게 천구의 모든 방향에서 발생한다는 게 알려지자 다른 외부 은하에서 발생하는 현상임이 분명해졌고 그 세기와 멀고먼 외부은하의 거리를 감안하면 이 감마선 폭발은 우주에서 발생하는 가장 강력한 에너지의 현상으로 밝혀졌다.
전에는 드물게 관측되었으나 감마선 관측기술이 발전한 요즘은 한 해에 약 300회 즉 하루에 한 번 꼴로 관측된다. SWIFT 위성이나 페르미 감마선 우주 망원경으로 관측한다.
또한 감마선 폭발이 관측된 직 후에 같은 지점에서 더 파장이 긴 엑스선에서 가시광과 전파에 이르는 "잔광" (after glow)을 내는 것이 발견되어 이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감마선 관측위성이 감마선 폭발을 탐지하면 즉시 세계의 천문대와 학자들에게 연락이 가고 지상의 광학/전파 망원경과 우주 망원경으로 그 지점 부근을 집중 관찰하는 식. 아예 이를 자동화해 이런 실시간 관측 전문의 자동화된 로봇 망원경이 쓰이기도 한다.
재미있는 역사로는 1973년에 이 감마선 폭발을 천문학계에 최초로 보고했을 때 그 유명한 내셔널 인콰이어러 신문만이 기자를 학회에 파견해 단독 인터뷰하여 이를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단독 특종으로 비중있게 보도하였다. [1] 제목은 "불가사의한 우주 폭발에 정상급 미국 과학자들이 당황하다". 5년 후 후속보도에서는 그 원인을 외계인들 간의 스타워즈 핵전쟁이라 보도하였다.
2 원인
이 현상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은 여러 설이 있다. 매우 큰 초거대 항성이 붕괴하여 중성자성이나 블랙홀이 되면서 별이 대폭발하면 그 폭발 에너지와 강력한 자기장 때문에 광속에 가까운 초고속 제트가 발생한다. 감마선 폭발은 그 상대론적 제트에서 나오는 복사광선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 폭발 에너지는 우리 태양이 탄생해서 앞으로 적색거성을 거쳐 백색왜성으로 소멸될 때까지 태양이 일생동안 내는 총에너지의 합계보다 더 큰 에너지를 단 수 초 사이에 한꺼번에 방출하는 정도이다.
그중에서 유력한 설은 볼프–레이에별에서 발생한다는 설. 내용은 볼프–레이에별 참조.
3 영향
지구 멸망 또는 전지구적 생명 대멸종의 시나리오 중의 하나. 지금까지 관측된 감마선 폭발은 모두 외부은하에서 발생한 것이라 지구에 영향을 줄 수 없지만 그 발생 빈도로 보아 우리 은하계에서도 10만-1백만년에 한번 정도는 발생할 것이다. 지구가 영향을 받을 만한 가까운 감마선 폭발은 500만 년에 한번 꼴. 즉, 지구 탄생 후 약 1천 번 정도는 지구에 영향을 미칠 기회가 있었다는 것. 매우 드물지만 지구의 과거에 파멸적 영향을 받았거나 미래에 받을 확률은 충분하다.
만약 감마선 폭발이 우리 태양계 부근에서 발생하고 재수없게 방향이 태양계를 향하면 지구도 직격을 당해 방사선 대량 피폭과 오존층 소멸로 대멸종급 사건을 일으킬 건 분명하다. 4억 5천만년전 오르도비스기–실루리아기 대멸종의 원인이 감마선 폭발이라는 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