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만화가. 본명 배윤식. 1960년대에 데뷔해 긴 기간 동안 인기를 끈 만화가이다.
1 작품 활동
겨우 중학교 3학년 나이에 ‘명탐정’이란 작품으로 프로 만화가로 데뷔했고, 스무 살 나이에 이미 인기 만화가가 되었다. 그런데 만화 그리는 와중에도 당시 만화가들 중 드물게 서라벌예대 문예창작학과로 진학해 졸업까지 무사히 하기까지 했다.
그 후 어린이 잡지와 성인 취향 잡지를 오가며 다양한 작품을 그렸는데, 1974년부터 주간여성에 연재한 작품 ‘사랑의 낙서’가 엄청난 반향을 부르면서 그냥 인기 작가 정도가 아니라 최고 수준의 인기 만화가가 되었다. 그러다 1979년에는 한국 최초의 바둑 만화인 ‘바둑 스토리’를 연재하면서 또다시 크게 이름을 날리기까지 했다.
어린이 잡지와 성인 취향 잡지를 오가는 강철수의 작품 활동은 1980년대에도 계속되었다. 어린이 잡지 쪽에선 ‘내일뉴스’로 큰 반향을 부르는 한편 여러 작품을 연재하고 다시 한번 바둑만화인 ‘명인환속’을 그리고 성인 취향 잡지엔 미스터K를 그려 인기를 모으는 등 다방면에 걸쳐 작품을 내놓았다.
그러다 1988년부터 스포츠서울에 ‘발바리의 추억’ 을 연재, 그야말로 세간의 화제를 모으는 한편 대표적인 음란만화가로 찍혀 곤욕을 치루었다. 그리고 발바리의 추억을 기점으로 해서 어린이 잡지 쪽의 활동은 사라지다시피 하고 스포츠 신문 쪽이 강철수의 주 활동 무대가 되었다.
1990년대에는 발바리 시리즈를 이어가다, 발바리 시리즈 식의 이야기에 일본에 대한 이야기를 첨부한 밤 사쿠라를 그려 다시 인기를 모았고, 반디를 비롯한 여러 만화들을 지속적으로 스포츠 신문에 연재했다.
한미FTA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보며 지지하는 만화를 그린 적도 있다.
가장 최근 연재작은 2011년까지 무가지 메트로에서 연재한 아까비, 연재분은 아니지만 외환은행 론스타 인수 반대 관련 만화도 그리기도 했다.
2 작품 성향
풍자와 해학성향의 개그를 즐기는 만화가. 성인 취향 작품의 경우 여기에 음담패설류 개그와 더 노골적인 현실 풍자가 가미된다.[1]
70년대에는 지금의 그림체완 달리 좀 더 극화체에 가까운 성향의 그림이었으나, 80년대에 들어서면서 세부 묘사는 줄인 담백한 스타일의 그림으로 바뀌었다. 70년대 작품 중 사랑의 낙서는 그래도 80년대 강철수 작품과 그림체에서 유사한 면이 있으나 강철수의 70년대 서부극 만화[2]를 보면 그야말로 누구세요 소리가 나올 지경.
발바리의 추억으로 대표되는 80년대 후반부터의 강철수 만화들 때문에 개그와 에로가 함께하는 만화들만이 강철수의 성향인 줄 아는 사람이 많으나, 80년대까지는 수호지, 삼국지, 홍길동 등등의 역사물을 진중한 분위기로 그리기도 했고, 키작은~ 으로 제목이 이어지는 서부극 만화들이나 1차대전 공중전을 배경으로 한 만화 등 여러 전쟁 만화로 인기를 끈 일도 있다.
역사극 계열의 경우 1980년에는 개그 성향이 강한 시대극인 팔불출 시리즈로 인기몰이를 하기도 했는데, 이 작품의 경우 진중한 성향이 아니라 개그 스타일이 많아 70년대의 강철수 만화와는 성향이 다르다.
그런가 하면 공포나 미스터리 성향의 작품도 종종 그렸으며, 그런 성향의 작품들 중에선 ‘내일뉴스'가 대표작.
바둑만화에 있어선 한국에선 원조 중 원조. 좀더 교차확인이 필요하지만 바둑 만화란 부분에선 만화로 된 바둑 입문서 같은 걸 제외하면 세계 최초일 수도 있으며 최소한 일본 쪽보단 먼저 1979년부터 바둑 만화를 그린 만화가. 강철수 자신이 아마추어 바둑 기사로서 상당한 기력을 쌓고 있는데다 바둑만화를 위해 기원을 드나들며 여러 프로 기사들에게 의견을 묻는 등 작품을 그림에 있어 상당한 공을 들였고, 이 때문에 작품에 담기는 바둑 하나 하나에 대한 묘사가 아주 세밀하다.
강철수의 바둑 만화는 바둑에 세밀한 만큼 작품상의 바둑을 알아보는 데는 어느 정도 바둑 실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강철수의 바둑 만화를 보면 바둑에 대해 깊은 지식이 없어도 이미지를 통해 반상의 상황을 독자에게 잘 전하는 편이라 바둑 실력이 그다지 없어도 잘 즐길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강철수의 작품들 중 가장 인기를 모은 건 세상에 불만 있고 입담 좋은 남자 김달호를 주인공으로 해서 사랑과 섹스에 대한 이야기를 노골적으로 풀어놓는 한편 현실에 대한 풍자도 가득 집어넣은 성향의 작품들. 이런 성향의 강철수 만화들은 주인공의 독백과 심리묘사를 작품의 중심에 놓는 일이 많다. 거기다 섹스신 묘사도 추가되는 편. 이런 성향의 작품에선 시마과장 마냥 여성과의 성관계로 주인공이 난관을 돌파하는 스토리도 자주 나오는 편.
70년대부터 여러 연재작을 그리며 다작을 했으나 자신의 이름만 내건 만화공장식 운영을 하지 않고 어시스턴트는 여럿 쓰더라도 일일이 자신의 작품을 다 그려낸 여러 모로 근성의 작가이기도 하다.
3 만화 외 활동
고우영, 허영만, 이현세처럼 티비 프로그램에 리포터[3]나 퀴즈프로 게스트로 많이 나왔다. 의외로 수더분하게 생겼지만 할 말은 하는 타입. 그 밖에도 퀴즈프로그램에서 퀴즈로 나온 문제(그림으로 노래제목 맞추기라든지) 그림도 그린 적이 있다(비슷한 시기에 활동하던 사람이 배금택...)
한데 강철수가 가장 열심히 한 만화 외 활동은 드라마를 비롯한 방송 작가로서의 활동. 자신의 작품인 팔불출이 영화화 될 때 직접 시나리오를 썼고, 1980년대엔 호랑이 선생님의 드라마 작가를 맡아 주 5일 30분 분량을 죽어라 써냈으며,[4] 라디오 프로그램에 방송 작가로 참여하기도 했고, 테마게임과 베스트극장의 대본을 쓰기까지 했다. 몇 개의 만화를 연재하면서 저런 스케줄까지 소화해낸 건 강철수의 재능과 근성을 보여주는 부분.
자신의 작품을 영화화한 발바리의 추억으로 영화감독을 한 일도 있다. 흥행에서 재미는 못 봤지만.
4 기타
경남 진주시가 고향인데 김수정이 고향 선배란 이유로 강철수를 찾아와 작품을 보여줬을 때, '어지간하면 고향으로 돌아가라'라고 말을 해 김수정에게 절망감을 준 일이 있다.
그의 만화 밤사쿠라는 미즈노 슌페이에게 엉터리 일본 이미지를 그린 만화로 씹혔다.
1970년대부터 음란 만화가 소리 들으며 당국의 제제를 받은 일이 많다. 당시 있던 사전심의 제도에서 작품들이 곤욕을 치룬 건 기본에다 1997년엔 검찰로부터 청소년보호법 위반 및 음란물 유포 혐의로 여타 스포츠 신문 연재 만화가들과 함께 기소당하기도 했다.당시 기사 이런 일 때문인지 2000년대 와서 한 인터뷰에선‘만화가 되지 마라. 불행해지니까’라는 말을 남겼다.
고스트 바둑왕의 스토리작가 홋타 유미가 내한했을때 조훈현 국수와의 만남자리에서 함께하기도 했다. 어째서인지 홋타 유미의 한국방문기 만화에서는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알게 모르게 영상화된 작품이 상당히 많다. 팔불출, 내일뉴스, 발바리의 추억, 돈아 돈아 돈아, 사랑의 낙서 등이 영상화된 주요 작품. 다만 애니화된 작품은 없다(...)
5 주요 작품
- 사랑의 낙서
- 주간여성 연재작. 70년대 어른 남녀의 일상과 성과 음담을 담은 만화. 옴니버스 형식이며 기승전병 식의 반전이 가미된 스토리도 여럿 있었다. 당시 시대상에서 파격적으로 여성성차별도 까고, 여성 평등적인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한다.후일 발바리의 추억으로 이어지는 강철수식 성인 이야기의 시작. 한국의 만화가 55인에 의하면 당시 풍기문란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억지로 연재중지되었다고 한다.[5]
1988년에 이덕화 주연으로 영화화되었는데, 어째 원작보다 발바리의 추억 쪽에 더 가까운 편. 2015년 부천만화 영상진흥원에서 3권으로 복간했다. 강철수 선배인 고 박기당(1922~1979)이 단편 만화를 그려 사랑이란 무엇인가? 이야기하는 것도 그대로 복간.
- 팔불출 시리즈
- 주간경향 연재작. 조선시대 비슷한 배경(호패가 있고, 임진왜란을 연상시키는 왜군이 나온다.)에서 여기저기 떠돌며 머슴 생활을 하는 좀 모자란 팔불출이란 청년을 주인공으로 한 개그물. 일단 조선시대 비슷하나 대놓고 당대의 용어를 써먹으며 개그를 하는 등 여러 모로 퓨전형에 가까운 작품. 이 작품에 나온 주인공의 외모나 성격은 좀 변화를 거친 후 강철수 작품의 기본형 남주인공이 된다. 1980년과 1981년에 백일섭 주연으로 두 번에 걸쳐 영화화되었다.
- 바둑 스토리
- 내기 바둑으로 몰락한 집안의 외동딸 유수현이 결혼후 남편의 내기바둑으로 파경을 맞이하자 모든 것이 내기 바둑 때문이라고 여기고 내기 바둑꾼으로 나서는 이야기.
- 내일뉴스
- 소년중앙 연재작. 명절날 큰아버지로부터 받은 돈으로 놀던 소년이 길에서 괴로워 하는 한 노인을 도운 후 노인에게서 답례로 라디오를 받는데 평소에는 멀쩡하던 라디오가 '내일 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라고 하며 말 그대로 내일 있을 일을 전하기 시작하고, 이로 인해 소년과 소년의 누나가 각종 사건에 말려들게 되는 내용. 라디오를 통한 예언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강철수의 연출력이 어우러져 연재 당시 인기를 끌었다.
- MBC에서 특집 단막극[6]으로 영상화되었고, 2010년부터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말이 있었는데 2015년이 되고서도 감감무소식이다.
- 도사
- 새소년 연재작. 주인공인 여성이 어느 날 헛짓 하는 프로야구 선수들을 더 이상 못 두고 보겠다면서 도사를 자칭하며 청년[7] 한 사람을 조수 삼아 상담소 비슷한 걸 만든 후, 슬럼프에 있는 선수들에게 기묘한 극복 방법을 알려주고 그게 결국 먹히는 내용의 만화. 당시 실제 선수들을 이름을 살짝 바꿔 출연시키면서 풍자를 하기도 했고 전체적으로 개그 성향의 내용이지만, 마지막 에피소드에선 구단의 무리한 선수 굴려먹기로 폐물취급을 받고 버려진 야구선수를 다룸으로서 스포츠계의 냉혹함을 보여줬다.
- 명인환속
- 동네 기원에서 내기 바둑으로 매번 털리며 호구 노릇을 하던 청년이 어떻게든 호구를 벗어나려고 수를 찾다가 우연히 은거기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바둑 고수라는 노인을 찾으나 제대로 배우지는 못하고 박대만 당한고, 그러다 고수 노인과 노인의 딸 사이의 사연을 알고 거기에 얽히는 한편 노인의 딸로부터 바둑을 배우는 내용의 작품.
- 강철수의 두 번째 바둑만화로, 여러 모로 무협소설 식의 이야기 구조를 차용해 흥미도를 높인 한편 작중 바둑 장면의 묘사가 훌륭했다. 그러나 흥미진진하게 이야기가 굴러가다 갑자기 소드마스터 야마토급 결말로 끝나고 만다. 이 작품의 일부 컨셉은 신 바둑스토리에 어느 정도 이어진다.
- 발바리의 추억
- 졸부 집안의 아들인 우유부단한 청년 달호가 이런 저런 여자들의 뒤룰 쫒으며 당시 시대를 살아가는 내용의 작품. 어딘가 맹하면서도 입심 좋고 진솔한 주인공과 성적인 묘사까지 있는 여성 편력, 그러면서도 당대의 상황에 충실한 내용들 등의 요소로 인해 연재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1980년대 후반부터의 강철수 작품 이미지를 대표하는 만화.
- 1989년에는 연극으로 만들어져 성공을 거두었고, 같은 해에 강철수가 직접 감독까지 맡고 당시 인기 괜찮던 이효정을 주연으로 하고 하희라 김혜선 같은 인기 여성 배우들까지 동원해 영화화되었으나, 원작의 인기와는 걸맞지 않게 영화는 별 인기 못 끌었다. 2000년대 초반 KBS에서 '헬로 발바리'라는 드라마(주인공은 권오중)로 다시 나왔지만 기본적인 뼈대를 제외하면 만화 원작과는 거리가 상당히 많이 떨어졌다.
- 신 바둑 스토리
- 바둑스토리 연재 이후 많은 사람들이 작가에게 바둑 스토리 속편은 언제 연재하냐는 질문을 던졌고, 아예 새로운 내용으로 그리게 된 바둑만화. 내기바둑으로 기원을 전전하는 청년 달호와 그 조카 요석이[8] 콤비가 기원을 전전하며 사기바둑으로 내깃돈을 챙겨오다 절대고수 박봉 노인과 그 딸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요석이와 발바리 삼촌 달호의 컨셉은 후에 '하수의 법칙'에서 그대로 이어진다.
- 밤 사쿠라
- 발바리판 일본은 없다(…)류로 보면 된다. 앞에 서술대로 미즈노 슌페이에게 대차게 까였다. 다만 여기서 일본인을 대표하는 캐릭터는 강철수 작품에서는 처음 등장하는 당찬 여성의 마빡 캐릭터. 1997년 청소년보호법으로 만화사업이 대거 철퇴를 맞으면서 연재중단.
- 반디
- 하수의 법칙
- 바둑스토리의 캐릭터가 그대로 이어지는 작품으로, 발바리 삼촌 달호의 집에 바둑공부를 위해 홈스테이 하게 된 일본인 소녀 하야에와 요석이의 이야기, 그리고 하야에의 언니와 달호의 불륜(…)등 이전까지의 바둑만화에 발바리의 추억/밤사쿠라의 일본식 음담이 섞인 작품.
- 잠순이
- 잠이 많은 소녀 잠순이
그런데 복장은 항상 검은색 스타킹 고정이다. 그러고도 하나도 안섹시한 게 함정.와 항상 알이 둥근 썬글라스를 쓰고 다니는 칼잡이 래온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래온은 희한하게 회칼이 아니라 30cm 쇠자를 사용한다. 래온이 쇠자를 사용하는 이유는 검문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전반적으로 잠이 많은 소녀 잠순이와 싸움을 매우 잘하는[11] 청년 래온이 같이 사는 이야기를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