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 관련 항목 : 몽골/문화
- 한국어 : 겔/게르, 파오, 유르트
- 몽골어 : 게르(гэр, ger)
- 터키어 : 유르트(yurt)
- 아랍어 : 게르(گھر)
- 중국어 : 파오(包)
- 한자어 표기 : 궁려(窮廬, 음차표기[1]), 전막(戰幕, '직물로 된 천막'이란 뜻으로, 의역)
현대 몽골 게르의 내부구조.*/** 게르 내부에 제단이나 붓다를 모신 불단을 차릴 경우 정면이나 서쪽, 북서쪽에 두며 출입구는 항상 남쪽을 향한다. 의장용품이 든 상자나 침구, 조리용품은 모두 벽 쪽에 둔다. 현대에는 별도의 사워장과 수세식 화장실을 별개의 건물에 둔다.
유르트는 중앙아시아 지역의 유목민들이 쓰는 전통 천막집을 말한다. 파오는 중국어고, 몽골어로는 게르라 한다. 원래 '파오'라는 말도 夢古包(멍구빠오)에서 비롯된 말이다. 몽골인은 유목민이기 때문에 자주 이동해야 하는데 이 게르는 뼈대에다 가죽을 씌운 형태라 이동, 분리, 조립 등에 편리하다.
아예 이런 대형 수레 위에 짓기도 한다. 사진은 복원품.*
하지만 몽골인들에게 파오라는 말은 욕같이 굉장히 싫어하는 말이다. 멋모르고 몽골가서 파오라고 하자 게르! 라고 크게 소리치면서 노려보는 몽골 현지인을 본 한국인 여행자도 있다. 몽골을 비하하는 의미가 담긴 멍구(몽고)에서 나온 말인 걸 봐도, 우리나라 세계사 교과서에서 파오라는 말이 나온 걸 두고 몽골에서 기분나뻐할 말을 싣는 것이라고 지적한 세계사 오류 책자까지 나왔다. 서구권에서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튀르크어인 유르트란 이름으로 부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유르트보다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몽골/중국어인 게르/파오라는 이름이 익숙하다. 본문에도 게르라는 표현이 혼재되어 있으며, 게르로 리다이렉트된다.
2 세부정보
게르의 조립법을 알 수 있는 영상들.
게르는 쉽게 조립/분해가 가능한 구조를 갖고 있으며, 둥글넓적한 구조는 중앙아시아의 춥고 강한 바람에 잘 견딜 수 있도록 공기역학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겉의 천은 가축의 털실로 짠 펠트천으로 만들며, 안의 골조는 나무로 만든다. 유목민족의 특성상 천은 자급자족이 가능하지만 골격의 재료인 나무는 구하기 어려워 나무가 있는 계곡 등에 사는 사람한테 사서 쓴다. 대부분의 게르는 5개의 벽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생활공간은 약 16-18평방미터정도 되나, 12개의 벽을 가진 대형 게르도 있다.
몽골에서는 게르에 거주할 때 다음과 같은 문화가 있다.
- 불은 신성한 것이므로 게르 안의 화로를 넘어다니거나, 안에 물을 붓거나 쓰레기를 버려서는 안된다.[2] 화로는 가장, 가장의 아내, 며느리를 상징하는 3개의 돌 위에 놓는다.
- 게르 안에서 휘파람을 불거나 기둥에 기대서는 안된다.
- 게르에 출입할 때 문지방에 걸리거나 밟으면 다시 나갔다 들어온다.
- 게르 안에 앉을 때는 밖에서 보았을 때 기준으로 정중앙은 가장이나 라마불교 승려만이 앉을 수 있는 상석이고 주방 시설이 있는 오른쪽은 안주인의 자리. 손님은 왼쪽, 아이들은 출입문 쪽에 앉는다. 앉을 때는 위계질서/나이 순서대로 앉는다.
- 물건을 보관할 때, 남자들의 물건은 서쪽에 놓고 여자들의 물건은 동쪽에 놓는다. 북쪽에는 가장의 물건이나 무기, 말을 다루는 마구, 나라에서 받은 상 등 귀중품을 놓는다.
- 새로 지은 게르에는 하다그(khadag)라고 부르는 곡식이 든 푸른 주머니를 매달고 풍요를 기원한다.
현대에는 서양식 건축이 널리 퍼지면서 게르에 거주하는 인구수는 감소추세이나, 아직도 많은 몽골인들은 게르를 애용한다.[3] 오히려 현대에는 GPS와 위성을 이용한 방송이나 전화,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기 등의 발달로 단점을 극복하고 있다.[4] 또한 울란바토르 등 대도시 외곽에는 농촌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그대로 게르를 들고 와서 치면서 게르촌이 형성되어 있다. 게다가 인터넷 시대에 걸맞게 웬만한 요즘 게르는 와이파이 수신기를 갖추고 있다(!!!) 당연히 유목민 특성상 컴퓨터는 데스크탑이 아니라 노트북과 태블릿 PC를 애용한다.
참고로 중앙아시아의 몽골계 민족인 칼미크 족도 게르라 부르며 사용한다. 다만 칼미크족의 게르는 몽골의 게르와 달리 내부의 한 개의 거대한 지지기둥이 없고 문이 2개다.
중앙아시아 국가인 키르기스스탄의 국기는 이 유르트 천장 가운데에 있는 환기 구멍을 형상화한 것이다. 집 안에서 하늘을 바라볼 때 볼 수 있었던 문양이라는 것. 이 환기 구멍은 키르기스스탄 유르트뿐 아니라 몽골 게르에도 있지만 게르의 환기구멍은 좀 다르게 생겼다.
3 대중매체에서의 등장
토탈 워: 아틸라에 등장하는 훈족은 이 게르에서 산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3: 아시아 왕조에 등장하는 중국의 토루는 이름은 토루지만 정작 게임 상의 모습은 이 게르다.(...) 토루의 실제 모습은 해당 항목 참고.- ↑ 한자 자체의 뜻은 허술하게 지은 집, 가난한 집이란 의미도 있다. 그 외에 위가 둥근 오두막이란 의미도 있다고 한다.
- ↑ 징기스칸시절 몽골의 법령에 재에 오줌을 누지 말라는 조항이 있던 것도 불을 신성시하는 관습에서 온 것이다. 불을 신성시하는 이유는 간단한데, 겨울에 끔찍하게 추운 몽골에서 불은 무엇보다 소중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많이 없어졌지만 한때 몽골인이 일생을 다 보내고 죽어갈경우 유언으로 "절대 화로의 불을 꺼뜨리지 말라"가 흔히 남기는 말일정도.
- ↑ 골때리는게 현대식 주택에서 사는 사람들이 자기집 마당에다 게르를 설치해서 여름에는 주택에 살다가도 겨울에 앞마당 게르로 이동해서(....) 겨울을 보낸다. 아파트도 마찬가지. 아파트 단지 안에다가 게르를 설치해서(....) 전방위적 민폐를 끼치는 이들도 있다.
- ↑ 실제로 많은 몽골인들은 위성전화를 애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