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Game性/Playability
타격감과 흡사하게, 정확한 의미와 정의는 잘 알 수 없는데 어째서인지 많이 사용되고 있는 개념. 사실상 용례를 살펴보면 흔히 말하는 "작품성"과 흡사하게 사용되고 있다. 명쾌한 정의를 할 수는 없지만, 사용례를 통해 정리해보면 실제 게임이 가진 게임다움, 게임으로써의 기능을 충실히 하는 성질을 말하며, 이는 곧 재미라는 말과 통하는 바가 있다.
2 실제 용례
"비록 그래픽이나 사운드는 뒤떨어지지만 게임성은 충분합니다" |
게임성이라는 정체불명의 개념을 가장 명쾌하게 설명해줄 수 있는 용례이다. 게임성이라는 단어를 간단하게 "재미"로 치환하면 오케이.
"전작의 단점을 보완하여 진일보한 게임성을 자랑한다" |
그냥 전작보다 재미있다는 말이다.
3 왜 이런 애매한 단어를 사용하는 것인가?
"재미"라는 알기쉬운 단어를 "게임성"이라는 애매한 단어로 바꾸어서 표현하는 이유는, 까놓고 말해서 "재미"라는 단어가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어떤 게임이 무슨무슨 단점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다'는 말을 "그래도 재미있음."이라고만 한다면 "그건 너만 그렇게 생각하는거고..."라는 반론을 듣기 십상이지만, "그래도 게임성은 훌륭합니다."라고 표현한다면 어째서인지 재미라는 주관적인 개념이 객관적으로 들리는 마술같은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즉 게임성이라는 단어는 본질적으로 재미라는 주관적인 잣대가 강한 표현을 적당히 객관적으로 들리게 만드는 포장의 역할이 강하다고 보면 거의 정확하다.[1]
항목 서두에 설명한 것처럼, 이와 거의 흡사한 역할을 가진 단어가 바로 타격감이다. 타격감을 느끼는 것은 다분히 주관적임에도 불구하고, 애매하고 의미가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단어를 사용하여 객관적인 지표인 것처럼 위장하여 사용하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4 어디서 유래했는가?
문학성이나 예술성같은 단어에서 유래했다고 보여지며, 한국의 경우 과거 일본식 RPG vs 서양식 RPG 논쟁이 활발하던 90년대에 처음으로 등장했던것으로 보인다. 주로 서양식 RPG 를 찬양하던 이들이 일본식 RPG 를 까는 과정에서 자유도 없음, 레벨 노가다 심함등을 이유로 들어 게임 자체를 비하하면서 전체적인 게임의 클래스를 구분하는 과정에서 게임성이라는 척도를 들고나왔던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때도 대부분의 게이머들에게 공통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게임성의 정의는 없었다. 이후, MMORPG 가 보급되고 리니지가 큰 인기를 끈 이후에는 블빠들이 과거 일본식 RPG 보다 한단계 더 진화한 노가다를 갖고있던 리니지를 까기 위한 단어로 많이 쓰였다. MMORPG 분야에서 게임성이라는 단어는 주로 노가다가 얼마나 덜한가로 결정되는 경향을 보였다. 물론, 이에 대한 비판도 만만찮았는데 모든 게임은 노가다가 필수라며 다른 게임들도 해봤는데 그것도 노가다라는식의 물귀신 작전이 주로 쓰였다. 어차피 게임성이라는 단어, 그리고 노가다라는 느낌 자체가 주관적이기때문에 이 작전은 효율적으로 먹혀들어갔고, 현재는 게임성같은 제대로 정의되지 않은 용어를 사용하여 주관적으로 게임을 비방하는 일이 과거에 비하면 많이 적어졌다.
5 게임성은 허구인가?
이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을수가 있는데, 정의가 제대로 안되었다고 '없다'라고 말하는것 역시 상당히 위험한 논리전개이기때문이다. 위에서도 등장한 문학성이나 예술성같은 것 역시 마찬가지 이슈를 갖고있지만, '없다'라는 주장을 하기 위해선 그것을 정의하는것보다 더 방대한 논거가 필요하기때문이다.[2]사실, 인문학쪽에서 사용되는 용어들은 딱 들어맞는 하나의 정의를 갖고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 실례로, '사회주의'라는 단어에 대한 정의는 200가지가 넘는다는 논문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허구다' 혹은 '없다'라고 하지는 않는다.
다만 정의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으면 객관적인 척도로 보기 힘들다는 것은 사실이다. 특정 게임에 대해 A에겐 XX해서 게임성이 있다고 보이는데, B에겐 YY해서 게임성이 없다고 여겨질 수도 있다는 것. 따라서 게임성이라는 것은, 허구는 아니더라도 '재미'나 '매력' 혹은 '아름다움'처럼 그 자체로 주관적인 척도라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3]
6 그렇다면 대체 게임성이란 무엇인가?
위에서 계속 반복하여 이야기했듯이, 정확한 정의는 없다. 또한, 게이머들이 사용하는 용례로 볼때 게임쟝르마다 다른 기준을 갖는 경우도 많다. RPG 의 경우는 자유도를, 어드벤쳐 게임의 경우에는 기발함과 스토리를, 전략게임의 경우에는 밸런스와 전략의 다양성을 보는식으로 일정하지가 않다. 하지만, 여기서 어느정도 공통점을 뽑아낼 수가 있는데,
- 그래픽이나 사운드는 보통 게임성에 포함시키지 않는경우가 많다. 순수하게 게임의 논리적인 구조로만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때문에 일반적인 '재미'와는 약간 다르다. 사람이란게, 게임 자체의 논리적인 구조로만 보면 형편없다고 느껴지는 단순반복적인 게임인데도 재미있다고 느낄 수 있으며, 단순히 그래픽/사운드가 화려한데서 몰입을 하고 재미를 느끼는 경우도 많기 때문.
- '접근성'을 포함시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즉, 무지하게 복잡해서 대다수의 게이머들이 적응을 하기도전에 떨어져나가고, 그때문에 인기는 바닥인데도 게임성은 좋다고 찬사를 받는경우가 있다. 즉, 완전히 적응해서 게임을 잘 알고난 이후에 느끼는 재미를 기준으로 게임성을 매기는 경우가 많다.
- Replayability/Replay value, 즉 한번 깨고 땡이 아닌 여러번 반복플레이할 가치가 얼마나 되는가도 일종의 기준으로 많이 포함시킨다. 즉, 얼마나 오랜시간 플레이어를 잡아두는가를 말하는것인데, MMORPG 가 등장하면서 약간 말이 바뀌었다. 보통 MMORPG 는 하드코어 게이머를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기때문에, 싱글플레이로 빠르면 며칠이면 다 경험할만한 컨텐츠도 극악의 레벨노가다/스킬노가다등을 통해 몇달 혹은 몇년으로 늘려놓는 경우가 많기때문. 덕분에 요즘은 컨텐츠의 방대함이라는 말로 대체되어 사용되며, 싱글게임 혹은 온라인 게임의 경우에는 단시간에 승부가 나는 게임의 경우에만 Replayability 를 게임성에 포함시키는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