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검은 한자문화권에서 역사적으로 쓰여왔던 용어로, 검술, 실전 검투, 대련 그런 늬앙스로 쓰였다.
삼국지의 서서가 이 격검의 명수였다는 기록이 있다.[1] 또한 일본에서 메이지 유신 이후 먹고살 길이 막막해진 사족들이 격검흥행(撃剣興行)이라는 이름으로 칼싸움 쑈를 보여주면서 밥벌이 했다는 기록도 있다. 고대 로마시대에서는 검투사들이 서로 다양한 무기를 들고 싸웠던 것도 격검이라면 격검이겠다.
진검 들고 설칠 일이 없는 그리고 설쳤다가는 경찰서에서 정모를 하게 될 수 있는 현대에도 격검이 존재하긴 한다. 대부분 취미와 스포츠의 형태로 살아남았다.
우선 현대 검도가 격검의 후예. 훈련 시스템 겸 안전하게 대련하기 위한 방편이었던 죽도(또는 후쿠로지나이) 격검이 스포츠화하면서 검도가 된 것이다.
또한 스펀지검이나 에어검 등을 이용하는 "스포츠 찬바라" 계열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격검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정통으로 맞아도 안전한데다 광속으로 휘휘 휘두를 수 있는 도구를 이용하다보니 진검을 사용하는 검술 검리와는 상이한 싸움을 하게 되고, 때문에 실전성이 떨어진다거나 긴장감이 없다는 비난도 받는다. 사실 스포츠 찬바라는 무술이 아니라 어린이도 가볍게 접할 수 있는 놀이로 만들어졌는데, 그걸 무술 도장 영업하는 곳에서 도입해서 무술 냄새가 나는 척 설명을 하다보니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
에어검보다 좀 더 묵직한 패드검을 이용하는 격검 계열도 있는데, 이쪽 또한 진검 검리와 상이한 훨윈드 싸움(…)[2]을 하게 되는지라 검리 면에서는 찬바라나 마찬가지라는 쓴소리를 듣는다.
SCA와 중세풍 컴뱃 리인액트먼트에서도 목검이나 패드검, 또는 안전한 펜싱검을 이용해서 칼싸움 놀이를 한다. 목검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무기로는 날을 죽인 금속제 실검을 이용하고 방어구로 판금 갑옷 등의 진짜 갑옷을 계열도 있는데 이것은 라이브 스틸이라고 한다.
원래 방어구 입으면 검술도 그에 맞춰서 달라진다. 하지만 SCA나 라이브 스틸 계열은 갑옷을 방어구로 입고 있을 뿐이라, 검술이고 뭐고 없는 몽둥이 찜질 대난동이다. 게임적인 밸런스를 위해서 현실과는 동떨어진 규칙을 지정해놓기도 한다. SCA의 경우, 팔에 피격하면 그 팔을 뒤로 돌리고 한 팔로 싸우거나, 다리에 맞으면 그 자리에 무릎 꿇고 앉은 상태로 페널티 싸움을 한다. 자기들은 그게 나름 현실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무리 봐도 게임적 규칙이다.
그래도 중세풍 흉내낸다고 판금 갑옷 걸치고 묵직한 쇳소리 울리면서 후드려패는 박력이 있고,[3] 100 vs 100 같은 대규모 전투도 핵심 컨텐츠로 내걸고 있어서[4] 1 대 1을 중시하는 격검과는 차별되는 재미가 있다. 그래서 실전성과는 별개로 스포츠로서 좋아하는 사람도 많은 편. 근래에는 익스트림 스포츠의 한 형식으로 흥행시키려는지 국제 대회도 열리고 방송도 타곤 한다.
- ↑ 보통 책사처럼 나오는 이유는 젊었을 때 격검의 명수 소리를 들었지만 친구의 원수를 갚은 뒤 마음을 고쳐먹고 학문에 몰두했기 때문. 삼국지에는 이 이후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 ↑ 실제로 간격 밖에서 내던지듯 휙 휘두르고 등보이며 달아나는 패턴으로 싸우는 경우가 많다. 진검을 사용하지 않으면 이 패턴이 제일 경제적이고 안전하다는 반증.
- ↑ 특히 러시아 계열 라이브 스틸은 싸우다가 피 보는 일이 종종 있을 정도로 과격하다. 반면 서유럽과 미국쪽은 안전 중시.
- ↑ 순서대로 나와서 1 대 1로 싸우는 것도 아닌, 드넓은 필드에 백명 밀어넣어놓고 동시에 싸운다. 그야말로 패싸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