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グラン・ローヴァ物語 (L' Historie de Grant Leauvas)
1 소개
읽는 사람의 마음을 정화시켜준다. 작가의 다른 작품인 변경경비와 세계관을 공유한다. 정확히는 변경경비 이야기의 약 200년 전[1]을 시대적 배경으로 삼고 있다.
그랑로바는 작중에서 만물에 통달한 대현자를 일컫는 칭호. 최후에 밝혀진 바로는 어떤 권위자나 집단이 그랑로바라는 칭호를 주는 것이 아니라 어느 틈엔가 사람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불리는 것이라 한다.
이 세계관에 따르면, 태초에 세상에는 인간은 수많은 동물들과 같은 위치에 있었으며, 고등한 생물로는 영원히 늙지 않는 요정들과 요마, 성수들이 살고 있었다. 이 당시의 대기에는 힘이 풍부하여 요마들이 그저 숨쉬는 것만으로도 살 수 있었는데, 이 이야기의 시점에서는 요정에게서 말과 글은 배운 인간이 너무 번성하여 더 이상 요정, 요마들이 이 세상에서는 살 수 없게 되어 다른 세계로 떠나야 할 처지에 놓인 상태다.
현자 행세를 하면서 귀족가를 전전하며 사기를 치며 생활하던 사이암이 진짜 그랑로바를 만나 함께 여행하면서 생기게 되는 일을 다루고 있다. 사이암은 처음에는 전혀 현자답지 않은 행색을 보고 자기와 같은 사기꾼이라 대수롭게 여기지 않지만, 그랑로바의 페이스에 말려들어 다니다 보니 어느새 대현자 그랑로바의 제자로 알려져 주목을 받는다. 사실 그랑로바는 신비한 힘을 가진 은정구가 세상에 다시 나타나자 그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해 (다른 현자들에게 떠밀려) 여행을 떠난 것인데, 어쩌다 보니 사이암이 대신 그 문제에 얽히게 된다.
변경경비와는 한 인물의 존재로 인해 세계관의 설정상 연결점을 공유하게 되지만, 기본적으로는 전혀 다른 두 개의 이야기다. 위치적으로는 루움과 바다를 사이에 둔 대륙인 듯 하다.
2 등장인물
- 사이암: 주인공. 어려서 가난 때문에 부모에게 버림 받고 양부모마저 사망한 후 정당히 일하기보다는 소매치기, 사기 등을 업으로 하여 살아왔다. 시골 영주에게 빌붙어 현자 행세를 하며 놀고 먹던 어느 날, 영지 근처로 대현자 그랑로바가 지나간다는 소문을 듣게된다. 정체를 들킬까봐 몰래 도망치다가 그랑로바와 만나는데, 그를 그냥 부랑자라고만 생각하여 함께 여행하게 된다. 은정구를 찾기 위해 그랑로바가 준비한 별의 모형을 실수로 깨뜨리는 바람에 은정구의 힘이 몸에 스며들게 되어, 그 힘을 노리는 사람들의 표적이 된다.
- 그랑로바: 대현자라지만 겉보기에는 그저 아무 생각 없는 부랑자로 보이는 할아버지.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방랑하며 돌아다닌다. 사실 동방의 학사에 있는 다른 현자들에게 떠밀려 은정구를 찾으러 세상에 나온 것이지만 그마저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사이암에게 가끔 조언은 해주지만 거의 대부분 사이암의 생각대로 하라는 내용뿐이다. 정령들도 경의를 표하는 존재.
- 셔와 수: 태고적 생물인 개소년 요마 형제. 겉모습은 강아지처럼 보인다. 시장에서 약재로 팔려나가고 있을 것을 사람의 아기로 착각한 사이암이 훔쳐냈다. 물론 자루를 열어보고는 기절초풍. 이름은 사이암이 지어준 것으로, 말끝마다 ~하셔, ~하수라고 하기 때문이었다. [2] 사이암을 아빠라고 부르며 따르게 되어 사이암은 이들이 충분히 자랄 때까지 돌봐주기로 한다. 매우 순수하고 순진하다.
- 이류시아: 태고적 생물인 거대한 물뱀 아가씨. 본체를 움직일 힘이 없어 호수 밑에 두고는 가짜 몸으로 다닌다. 가짜 몸의 모습은 아름다운 인간 여성. 은정구의 힘을 얻기 위해 그랑로바와 동행하게 된다. 어머니는 같은 마물이지만 아버지는 인간인 혼혈. 그녀의 어머니 역시 인간의 모습으로 은정구를 찾아다니다가 인간을 만나 이류시아를 낳게 된다. 이류시아가 어릴 때 그녀의 어머니는 더 이상 이 세상에서 버틸 수 없게 되어 먼저 다른 세계로 건너가고, 그후로 지하 호수에서 혼자 지냈기 때문에 인간 세상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매우 순진하다.
- 파나케아: 항상 얼굴을 복면으로 가리고 다니는 정체 불명의 사나이. 순례자라고 하지만, 처음부터 사이암을 못마땅하게 여기며 감시하려 한다. 은정구의 힘을 경계하고 있으며 인간을 싫어하는 듯한 언행을 보여 준다. 사이암이 은정구의 힘을 얻은 후로는 그를 없애기 위한 여러 계략을 꾸민다.
- 린피아: 인간에게 말을 가르쳐 준 전설 속의 정령. 원래 인간은 언어를 알지 못했으며, 정령들이 보기에는 들짐승과 같았다고 한다. 어느 날 린피아는 인간의 아이를 보고 귀여워하며 노래를 불러 주었는데, 아이가 곧 노래를 따라 부르자 기쁜 마음에 몇 가지 노래를 더 가르쳐 주게 되었다. 하지만 이는 인간에게 언어를 가르치지 못하게 한 정령들의 율법을 어긴 것이 되어 린피아는 벌을 받고 아이는 죽을 때까지 가둬 두도록 한다. 그러나 아이를 가엽게 여긴 린피아는 결국 아이를 풀어 주는데, 아이를 통해 인간은 언어를 배우게 되고 번성한다. 린피아는 이 죄로 인해 영원히 탑에 유폐되는 벌을 받지만 정령왕도 따라가지 못하는 고귀한 빛을 두르게 된다.
3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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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케아는 원래 린피아와 가장 친했던 정령이었다. 본명은 세렌피아. 린피아의 고귀한 희생으로 번성하게 된 인간들이 서로 죽이는 전쟁을 벌이는 등 어리석은 일들을 되풀이 하는 것을 보고 인간들을 증오하게 된다. 파나케아는 사실 인간을 빗대는 의미에서 사용하는 가명으로, 인간이 세계에 기생하는 기생목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
인간들이 은정구의 힘을 얻고 정령 세상이 파멸하리라는 예언이 내린 후 사이암이 은정구의 힘을 얻게 되자, 파나케아는 사이암을 제거하기 위해 여러 가지 음모를 꾸민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스스로의 증오에 의해 악령과 같이 변하게 되고, 그의 증오가 정령 세상을 타락시켜 정령들이 다른 세상으로 떠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결국 검은 바위산 같은 모습이 되어 린피아와 함께 이 세상에 남는 둘뿐인 정령이 된다.
은정구의 힘을 얻은 사이암은 이류시아에게 힘을 나누어 주기 위한 연습을 반복했다. 그 때문에 사이암은 손을 잡음으로써 상대방에게 은정구의 힘을 주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은정구의 힘을 통해 인간들이 행한 일들을 보면서 자신의 능력을 두려워 하게 되고, 스스로를 세상으로 부터 격리 시키려 한다. 하지만 그를 사랑하는 이류시아, 수와 그랑로바의 설득으로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된다. 격리된 사이암에게 해주는 그랑로바의 조언은 이 이야기의 주제이자 명대사.
결국 이류시아는 정령들을 따라 다른 세계로 떠나고 정령들을 위로하기 위해 그랑로바도 같이 떠난다. 사이암은 다시 세상을 방랑하며 은정구의 힘을 인간들에게 나누어 주며 그랑로바로 불리게 된다.
세계관이 같은 변경경비처럼 이 작품에서도 톨킨의 그림자가 엿보인다. 실마릴을 연상케하는 은정구, 발리노르가 떠오르는 정령들이 거주하던 땅, 그리고 반지의 제왕의 끝부분을 연상케 하는 황혼의 섬을 지나 세상의 끝으로 통하는 문으로 떠나는 정령들과 그랑로바의 모습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