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경경비

辺境警備

1 개략

시토우 쿄코순정만화. 한국에는 서울문화사를 통해 발매되었으며 외전까지 완결되었다. 현재는 절판되었으며 작가가 매니아층에서만 인기 있어 구하기 어려운 만화다.

중세풍 판타지지만 마법은 거의 등장하지 않고, 신화와 관련된 이야기와 주술등만 나온다. 동작가의 다른 작품인 《그랑로바》와 세계관을 공유하는데, 태초에 존재하던 정령이나 마물, 신성수들이 인간의 번성으로 이 세상에서 살기 힘들어져 다른 세계로 떠나가거나 모습을 감추고 있는 시대이다.

주요 배경은 루움 왕국의 북서부 르마카르 지방 변경 마을. 그러나 국경 너머로 위협적인 적도 거의 없고 사는 사람도 적은 시골이다. 을 밝히지만 순진한 바른 생활 꽃미남 '신관님'과 병정 놀이를 하는 걸로 착각하기 쉬운 병사들이 살고 있는 조용한 마을에 여자를 밝히는 '대장님'이 중앙 군부로부터 좌천되어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작품 초반에는 등장 인물들의 소소한 일상을 보여 주면서 작가 특유의 잔잔한 개그를 보여 주지만, 중반 이후에는 신관의 과거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흥미 있는 스토리 전개를 보여 준다.

등장인물들마다 대부분 숨겨진 과거가 있다. 병정들을 제외하고는.

2 주요 등장인물

  • 대장님: 본명은 사울 카다프. 본래는 도시에서 근무하던 무관이었으나, 여자 문제로 사고를 쳐서 르마카르 변경 마을로 좌천되어 온다. 밝힘증 아저씨로 틈만 나면 여자를 꼬시러 다니며 다시 도시로 돌아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능글능글한 인간쓰레기로도 보이지만 인생의 쓴맛 단맛을 골고루 봐 왔기 때문에 사태를 파악하고 사람을 부리는 기술이 능하다. 젊었을 때는 굉장한 미남이었는데, 젊어서부터 그를 알았던 사람들은 간혹 자신의 기억이나 눈을 의심하기도 한다. 유능한 군인이기도 하여 전쟁교본에 3번이나 이름이 언급되는 지휘관이었다. 난공불락의 성벽을 무너트리는 방법으로 제시한 성벽 밑에 보물이 묻혀있다는 소문 등, 전쟁을 게임으로 생각하던 타입이었지만 무언가를 계기로 사람이 변한 과거가 있다.
  • 신관님: 본명은 제니어스 로사이. 어려서부터 부모님을 여의고 중앙 신전에서 자라게 된다. 매우 머리가 좋아 어려서는 인수분해를 배우지도 않고 스스로 깨닫기도 했다. 꽃미남인데다 항상 은발의 머리를 길게 기르고 있어 처음 본 사람은 여자로 착각기도 한다. 항상 진지하고 바른 생활을 하지만 술만큼은 매우 좋아하고 또 잘 마시기 때문에 술자리는 거절하지 못한다. 또한 노동도 수행의 일부로 생각하여 쟁기를 매고 매일 밭을 갈기 때문에 천하장사이다. 하지만 바느질만큼은 잘하지 못해 마을 아가씨들의 도움을 받곤 한다. 잘못된 것을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 및 신관으로써의 사명감 때문에 항상 대장님에게 잔소리를 하며 바른 길로 인도하려 하지만 뜻대로 되진 않는다. 본인 말로는 다른 사람에게 밀려 변경으로 왔다고 했지만, 사실은 이후 밝혀지는 과거로 인한 아픔을 잊기 위해 온 것.
  • 병졸들 : 경비대를 구성하고 있는 변경마을 출신의 청년 9명. 키가 작고 동그란 얼굴에 단단한 손발을 가지고 있으면 인내심이 강하고 끈기가 있다. 순수하고 성실하고 남을 배려할 수 이는 착한 이들로 세상사에 닮아빠진 대장님의 양심을 무의식으로 마구마구 찔러주곤 한다. 종종 자신들이 군인이라는 것을 잊는지 다른 군인을 보고 놀라기도 하고, 병정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로 오해받기도 한다.
  • 카일: 태고적 생물인 요물이나 악마를 부리는 흑주술사. 강력한 흑주술사였던 할아버지의 대를 이어 흑주술사가 되었다. 그러나 인간이 번영함에 따라 태고 생물들의 힘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흑주술사의 수도 크게 줄었으며 사람들로부터 불길한 존재로 배척받고 있다. 평소에는 도시의 뒷골목에서 돈을 받고 저주를 내리는 등 은밀한 청부를 들어주며 살고 있었다. 대장이 신관을 끌어들여 도시로 잠깐 놀러 갔을 때 만나게 된다. 우연히 곤경에 처한 신관을 집에 재워줬다가 금지된 흑주술을 막으려는 신관에게 주술도구를 모두 빼앗기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변경 마을에 머무르게 된다. 항상 다른 사람들과 거리를 두려고 하고 쌀쌀맞게 대하며 특히 신관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부탁을 딱히 거절하지 못하고 일단 챙겨주기 시작하면 이것저것 꼼꼼하게 신경써주는 타입. 마물과 관련된 에피소드 때마다 비중을 키웠으며 나중에는 신관에게 가장 큰 도움을 주는 츤데레. 외전에서는 주연급으로 활약한다.
  • 세이타카: 중반 이후 중앙 신전으로 부임지가 바뀐 신관님을 대신해 변경에 새로온 임시 신관이다. 항상 검은 옷을 입고 있고 키가 크며, 검까지 가지고 있어 신관이라기 보다는 무관처럼 보인다. 군인 자격도 가지고 있어 대장의 대리도 맡았다. 본명은 밝히지 않고 마을 사람들에게 마음대로 부르라고 하자, 마을 사람들은 '키가 크다'는 뜻으로 세이타카라는 이름을 준다. 옛날 이야기를 많이 알고 있어 종종 마을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준다. 후에 밝혀지게 되는 정체 자체가 스포일러인 인물.

3 등장인물의 정체에 관한 스포일러

태고적에 9개의 별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세상을 창조했다. 그러나 도중에 9번째 별이 조화를 잠시 잃고 지상으로 떨어졌는데, 이 때 명왕이라 불리는 악마가 창조되고 말았다. 명왕은 태고적 생물들을 현혹하여 정령과 인간들을 공격했는데 이에 명왕을 퇴치하기 위하여 동방의 현자 요정 하르가 은정구로 악마를 물리치는 검을 만들었다.

검은 당시 루움 왕국의 셋째 왕자 로랜드를 자신의 주인으로 선택하고 다른 모든 이의 손길을 거부하였다. 한 번 로랜드 왕자 말고 다른 이가 검에 손을 댄 적이 있는데 검의 힘이 폭주하여 그 도시가 사라져 버렸다. 또한 형들이 강력한 검을 가진 셋째 왕자를 질투하고 의심하자, 로랜드는 마물을 추적하는 힘을 가진 로담족의 한 소년만을 데리고 명왕을 찾아 떠난다.

결국 로랜드는 명왕을 쓰러뜨리는 데 성공하였으나 명왕은 완전히 소멸하지는 않고 언젠가 다시 돌아오리라는 저주를 남긴 채 사라진다. 이 때문인지 검은 사라지기를 거부하고 검의 주인인 로랜드 또한 불로불사로서 검을 지키며 영원한 방랑을 시작하게 된다. 명왕을 쓰러트린 해가 루움 부활 원년으로, 변경경비는 루움 부활력으로 1000년 쯤이 되는 시대이다. 로랜드 왕자가 바로 루움 구세주=세이타카이며, 대장님은 대신관이 보여준 벽화를 통해 그 사실을 알게 된다.

로랜드가 루움 왕국을 통치하던 시절, 딸 엘윙이 검을 뽑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다행히 검의 힘이 폭주하지는 않았으나 같은 핏줄을 가진 탓인지 엘윙 또한 불노의 저주를 받었다. 소녀의 몸으로 힘든 여행을 할 수 없었던지, 엘윙은 세상과의 인연을 끊은 채 동방의 학사에 몸의 의탁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강에 빠진 엘윙은 기억을 잃은 채 어느 노부부의 양녀가 되고, 이 기간에 만난 귀족 소년 아벨과 10년 후 재회하여 결혼을 하여 아기를 낳는다. 이 아기가 바로 신관님이다. 그러나 이 결혼으로 인해 버림받은 아벨의 약혼자는 앙심을 품고 엘윙을 독살하려다 아벨을 죽이고 만다. 남편을 잃은 후 기억을 되찾은 엘윙은 아버지와 재회한다. 그들은 아이 또한 검의 저주를 받게 될까 두려워 아이를 중앙 신전에 맡긴다. 다행히 아이는 평범한 인간으로 살아가지만 아벨의 약혼자였던 여성과 마주치게 되고, 아벨에 대한 오래된 애증을 품고 있는 그녀와 복잡하게 얽힌 음모로 인해 친구를 잃고 부모에 대한 토막난 정보만을 가진 채 상심하여 수도를 떠나게 된다. 이에 대한 해결 이야기가 후반부의 줄거리이다.

외전에서는 결국 명왕이 천년만에 되돌아 오지만, 부활이 완전하지 못하여 세이타카의 손에 소멸하고, 사명을 다한 검도 부러지게 된다. 검의 저주에서 벗어난 세이타카는 딸과 함께 죽음을 맞기 위해 학사로 돌아가고, 모든 뒷이야기를 알게된 신관님은 이들을 만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4 '반지의 제왕'과의 관계

직접 '그렇다'라고 언급된 것은 없지만, 아는 사람이 보면 곳곳에서 '반지의 제왕'의 그림자를 볼 수 있다. 출간된 단행본 뒤쪽에 실린 지도는 딱 봐도 가운데땅 지도와 일치하며, 신관의 어머니 이름인 엘윙, 이쪽은 굳이 따지자면 실마릴리온이지만 그리고 외전에 등장하는 명왕은 모습으로 보나 뭐로 보나 딱 반지의 제왕 시절의 사우론. 특히 90년대 초반에 동서문화사라는 곳에서 ACE88이라는 해적판 시리즈에 합쳐져서 출간됐었던 일본어 중역본에서 사우론을 '명왕'이라고 표기했었던 것을 보면 확신범[1].
이렇게 봤을 때, 병졸들은 호빗과 피가 이어진 듯 하고, 이야기 중에는 쉘롭과 연관이 있을 듯한 마물도 등장한다.

다만 옛 이야기의 흐름 등에 차이가 있는 점 등을 봤을 때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무대라고 보기는 힘들고, 작가가 세계관을 차용한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듯.
  1. 덤으로 이야기하자면, 해당 출판사는 작품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이 일본어판을 기계적으로 번역했는지, '반지의 제왕'이 아니라 '반지의 길' 시리즈라고 표기했었다. Lord와 Road의 카타카나 표기가 같기 때문에 벌어진 촌극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다 무슨 생각이었는지 등장 인물의 이름에도 괴이한 센스를 발휘해서, 아라고른을 '앨러고른'이라고 써 논다던가, 골룸을 '고크리(ゴクリ. 일본어 의성어로, 한국어로 하면 '꿀꺽'. 즉 '골룸(...)')이라고 써 놓는 등 알고보면 엄청 웃긴 짓을 많이 해 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