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종호의 무협소설 『광혼록(狂魂錄)』의 끝에서야 그 모습을 드러내는 혈선교(血仙敎)의 마지막 수괴가 금권자(金權子)이다.
그는 수라신군(修羅神君) 공손이와 동년배로 같은 시기에 무림에서 활동도 하여 수월루에서는 서로 대작도 하였다. 그런데 금권자는 술에 취하면 했던 말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버릇이 있었기 때문에, 하룻밤 동안 공손이에게도 같은 말을 수백번 반복하게 된다. 그래서 공손이는 다음 날 아침 일찍 금권자를 묶어놓고는 해가 질 때까지 어제 금권자가 했던 말을 되풀이해주며 자신이 느꼈을 짜증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준다.
당시 혈선교의 수뇌부에서는 기존의 금선고(金仙蠱)보다 열 배의 효과를 내는 시술법을 알고 있었다. 다만 그 방법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금선고를 시술한 뒤 수십 년간 잠을 자야 했기에 자신들의 시대를 포기할 수 없었던 혈선교의 수뇌부에서는 이러한 방법을 택하지 않고, 그저 만약을 대비하기 위해 금권자를 잡아다가 강제로 시술한 뒤에 비장한다. 그러므로 그는 맹룡대협(猛龍大俠)에게 잡히지 않을 수 있었고, 약 사십여 년간 잠들어 있게 된다.
이후 깨어나서는 혈선교가 이미 붕괴하였기에 방심하지 않고, 정면대결이 아닌 맹룡회(猛龍會)의 내분을 획책하여 힘을 줄이고 반대로 혈선교는 힘을 키우는 방식을 취한다. 그리하여 혈선교를 영웅회로 가장해서 맹룡회의 힘을 어느 정도 줄이고 견제하는 데는 성공한다. 그러나 혈선교의 힘을 키우기 위해 소주(蘇州)에서 펼쳤던 작전들이 시작부터 조수인과 양노대 때문에 엇나가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하여 결국에는 비호도(飛虎刀) 육풍목, 경천객(驚天客) 무호성 등의 고수들 때문에 완연한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원로고수들의 방해는 천하의 패권을 잡기 위한 혈선교의 모든 계획도 끝내는 수포가 되게 하는데, 위기를 느낀 금권자는 최후의 수단으로 자신이 가진 금선고를 믿고 수밀계(樹密界)에서 최종결전을 벌이고자 한다. 하지만 이미 금선고의 퇴치방법이 세상에 나온 뒤였다. 심지어 제정신도 아니었던 조수인과 몇 수 교환하다가 스스로 무적이라 믿었던 것과는 달리 신체 손상까지 입는다. 결국 그는 혈선교와 함께 완전히 몰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