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손이

• 상위 문서 : 『광혼록』

1 개요

"예전에 엄청난 괴물이 하나 있었지. 괴물이라고 해서 무슨 머리 셋에 팔이 여섯이거나, 불바퀴를 타고 다닌다는 그런 뜻이 아니고 사람인데, 전혀 사람같지 않다는 소리야. 좋아. 맹주, 그 괴물은 어떻게 보면 불세출(不世出)의 기재라고 해도 좋았소. 넘치는 패기에, 도도한 기상(氣像)하며... 지닌 바 놀라운 무예에다가 거침없는 성격으로 일세의 영웅대접을 받는데 부족함이 없었지. 하지만 이 녀석의 엉뚱함이란, 그 이마팍에 턱도 없는 글자를 붙이고 다니는 조수인이란 녀석을 능가하면 능가했지, 결코 그만 못하질 않소이다."

풍종호의 무협소설 『광혼록(狂魂錄)』에 등장하는 절세고수(絶世高手)이며, 사실상 전대의 천하제일인으로, 조수인과 양노대의 스승이라 할 수 있다. 서문처럼 놀라운 무예를 갖췄으나, 성격이 난폭해서 '아수라(阿修羅)의 두목'이라 하여 수라신군(修羅神君)이라 불리며, 경천객(驚天客) 무호성이나 혈적신군(血笛神君) 주운랑이라고 해도 감히 그에게는 대들 수가 없다고 한다.

그는 오십여 년 전 혈선교(血仙敎)가 무림에 처음 나타나 맹룡회(猛龍會)와 큰 싸움을 벌이자 맹룡회의 편에서 혈선교를 물리치는데 활약한다. 천하검(天下劍) 옹기승과도 함께 싸우다가 한 번은 둘이 순환하는 지하갱도에 갇히는 일이 일어난다. 이때 옹기승이 혈고(血蠱)에 한쪽 팔이 중독되자 공손이가 재빠르게 잘라내 태워버린다. 그리고 얼마나 갇혀 있었는지 알 수 없을 때까지 먹지도 못하고 헤매기만 했는데, 어느 순간 잘 익은 고기가 눈에 들어와 두 사람은 허겁지겁 먹고 본다. 그러나 알고 봤더니 그 고기는 자른 옹기승의 팔 한쪽이었다. 당시에 그곳이 순환하는 형태인줄 몰랐기에 일어난 일이었다. 이 일로 오십 년이 지났지만 옹기승은 공손이를 매우 싫어한다...

혈선교와의 싸움 이후 이십여 년이 지난 뒤에 그는 놀라운 경지에 이르게 되고는, 뜬금없이 자신의 무공을 담은 비급인 철혈무경(鐵血武經)을 일만 부나 만들어 세상에 뿌린다. 하지만 어처구니없게도 그 비급에 쓰여 있는 소리가 무슨 소리인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상황이 일어나고 만다. 공손이는 분명 자신의 절기를 낱낱이 설명한 것이라 말하면서 오히려 왜 못 알아보냐고 다시 살펴보라고 강요하는 통에 많은 사람이 시달리다 못해 이 비급이 천하무적이고, 때를 잘못 만나서 지금은 아무도 익히는 못 하는 것이라고 어물쩍 인정해버린다. 그런데 여기에 독곡(毒谷) 곡주가 아무리 당세의 천하무적이라 하여도 독(毒) 앞에서는 누구도 무적을 칭하지 못한다고 이의를 제기한다. 이에 공손이와 독곡은 비무를 벌이게 되는데, 공손이는 제 비급을 손에 들고는 일일이 독에 대항해서 이럴 때는 이 구절, 저럴 때는 저 구절... 해가면서 잔뜩 위세를 보인다. 결국, 독곡이 무릎을 꿇고, 공손이는 이 일을 계기로 비급만으로 부족하다면 직접 시범을 보여주겠다고 대영웅대회를 개최하게 된다.

대영웅대회까지 열고 공손이가 시범을 보였음에도 도저히 익히는 자가 나오지 않자 계속해서 시달릴 것을 걱정한 군웅들은 수를 쓰기로 한다. 그래서 그들은 공손이의 승부욕을 자극하기 위해 공손이가 직접 가르쳐주기 전까지 누구도 이 비급만으로 무공을 익히는 이가 절대 나올 수 없다고 주장하는데, 공손이는 이에 반하여 읽는 자가 멍청하지만 않다면 비급만으로도 자신의 무학을 펼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어느 쪽도 고집을 꺾지 않자, 결국 내기를 벌이게 되었고 공손이는 비급만으로 무공을 익혀내는 이가 나올 때까지 무림에서 은거하겠다고 큰 소리까지 치게 되면서 향후 숭산(嵩山) 준극봉(峻极峰)에 반강제로 은거하게 된다.

삼십여 년 뒤에야 유경하의 독상과 사마잔의 부상 치료를 위해 숭산까지 질주해온 이마팍에 천하제일의 머리띠를 걸치고 있는 조수인을 보면서 오랜 내기에서 자신의 이겼음을 깨닫게 된다. 그는 두 사람의 치료가 끝나자 개방(丐幇)의 용두방주 신취자(神醉子) 용소백의 축하와 함께 조수인 일행을 이끌고 대영웅대회가 열리는 태호(太湖)로 함께 향한다. 그곳에서 조수인의 활약을 지켜보고, 유경하가 상무걸과 파혼하게끔 도와준다.

이후 개방 수밀계(樹密界)의 안가에서 머무르게 되는데, 이곳에서 혈선교와 최종결전을 치르게 된다. 공손이와 무호성, 강천위 그리고 종무득, 가무량과 귀혼삼살(鬼魂三殺), 주수문과 정신 나간 조수인이 참여하여 격돌하는데, 원로고수 셋은 혈선교의 정예들을 먼저 처리하고자 치고 나가고, 혈선교의 수괴인 금권자(金權子)는 자신의 심기를 거스른 주수문과 조수인을 먼저 죽이기 위해 공격하나 실패한다. 그래서 금권자는 종무득, 가무량으로 사냥감을 바꾸려 하는데, 그들은 잽싸게 사정권에서 비켜나고, 다음으로 공격한 귀혼삼살도 조수인의 방해로 끝내 죽이지는 못한다. 결국, 공손이, 무호성, 강천위 셋이 혈선교 정예들을 처리할 동안 금권자는 아무도 죽이지 못하고, 더는 금선고도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면서 혈선교는 세상에서 사라지게 된다.

혈선교와의 싸움 이후 공손이는 주수문에게 유경하의 면구와 변성법을 알려주면서, 조수인의 기억 속의 유경하를 연기하게 하여 조수인의 제정신이 돌아오도록 한다. 그리고는 펑펑 우는 조수인에게 진정한 천하제일고수가 되면 진짜 유경하와 결혼할 수 있다고 달래고는 비무행에 오른다.

2 무공

• 청시법(聽視法) : 대종(大宗)이라 할만한 두 가지 극의(極意) 가 있는데, 관안반(觀眼返), 찰향적(察響跡)이 그것이다. 찰향적은 어떠한 소리라도 구분할 수 있는 것이고, 관안반은 말그대로 눈으로 보는 법인데, 공손이의 관안반은 독특하다. 발휘하면 눈에서 빛이 나는데, 양노대는 이를 통해 가까이 있는 자의 눈동자에 비춰지는 암습까지도 볼 수 있었다. 고해무변신공과는 크게 상관이 없어보이는 것이 (기타)에서 언급한 공려가 펼친 것 때문이기도 하지만, 작 중에서 종무득도 이를 익힌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 고해무변신공(苦海無邊神攻)

3 기타

• 『녹림대제전(綠林大帝傳)』에 나오는 공려가 고해무경(苦海武經)을 언급하는데, 연관이 있을까?

공려가 고해무경의 관자결(觀字訣)을 사용할 때 왕삼구가 그의 눈빛이 번쩍거린다고 하는 것으로 봐서는 공손이의 무공이 맞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