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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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벌거지로 보이니!?"

1 개요

영화 황해의 주인공. 배우는 하정우.

조선족 택시 기사로, 돈 벌어오겠다는 아내를 한국으로 보낸 후 현시창에 살고 있다. 아내를 보내주느라 진 빚 천만원 때문에 빚쟁이들에게 개고생을 하고 있는데 막상 보낸 아내는 연락이 두절되어 절망하고 있는 시점에서 영화는 시작된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와중에 혹시나 하는 희망으로 마작집에 들락거리던 걸 인연으로 개장수이자 밀입국 브로커이자 먼치킨인 면정학의 눈에 띄이게 되어 빚을 청산해준다는 조건으로 살인청부를 떠맡게 된다. 당장 살길을 찾기 위한 절박함에 수락한 일이지만 자꾸 다른 남자와 검열삭제중인 아내의 꿈에 시달리는 둥 아내에 대한 애증과 집착도 상당한 듯 하다.

다시 개고생을 하며 밀입국에 성공한 구남은 목표물인 김승현 교수의 주변을 탐색하는 한편 아내를 찾아 다닌다. 하지만 주어진 시간은 단 일주일 뿐이었고 여차저차 시간을 써버린 구남은 마음이 급해져 면정학에게 기간을 연장시켜 달라지만 "니 애미 집에 사람보낼테니 잘 생각하고 결정해라"라는 말로 단칼에 거절.

결국 구남은 계획을 강행하기로 하고 김교수의 거처로 가지만 이미 구남 외에 다른 조선족 킬러들 역시 판에 껴있었다. 구남이 당황한 사이 조선족 킬러들은 김승현을 덮치지만 전직 유도 은메달리스트(...)였던 김승현 교수의 무시무시한 힘에 되려 끔살당한다. 이에 한패였던 김교수의 보디가드이자 운전수가 보다 못해 김교수를 마무리짓게 되고, 구남은 뒤늦게 뛰어들어 운전수를 의도치않게(...) 의식불명으로 만들어 버린다. 증거물로 김승현의 엄지를 자르고 도망가려 하는데 다수의 경찰들이 도착하고, 구남은 필사적인 도주로 그 자리를 탈출한다.

점점 판은 커져 사건의 배후에 있던 자들이 하나씩 정체를 드러내고, 구남은 사건의 전체적인 그림도 모르는 채 오직 살기 위해 개고생을 하며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한편 자신이 원래부터 소모품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분노하여 배후를 쫓기 시작한다.

구남이 그러는 사이 두 커다란 배후였던 면정학과 김태원의 힘 겨루기가 시작되고, 두 세력은 피비린내나는 싸움끝에 자멸한다. 모든 싸움이 끝난 후에야 구남은 만신창이가 되어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다. 모든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후 그는 아내로 추정되는 유골함을 껴안은 채 중국으로 돌아가는 배에 타지만 결국 황해를 넘지 못하고 사망한다.

2 트리비아

캐릭터 디자인이 굉장히 오묘하다. 극 초반 면정학의 대사가 그의 오묘함을 알려주는데 ,

"그 참, 희한한 놈이다. 승질은 드러운게 깡패는 아이고, 만날 맞아댕기면서 하나도 불쌍해보이지도 않고, 희한해. 구남이라고 했니?"

정말 그렇다(...). 완전 생지옥에 떨어져 오직 생존을 위해 개고생이란 개고생은 다 하는 주인공으로, 어떤 도덕적 관념이나 정의로운 의도가 완전히 탈색되어 있다. 마치 살아남으려는 짐승 한마리를 보는 듯하다. 감정 표현도 서투르고, 잘 하지도 않는다.

생존능력은 그렇다쳐도 살인청부는 좀 억지설정이긴 하다. 상식적으로 전문킬러는 커녕 조직폭력배도 특공무술가도 아닌, 그저 성질 거칠고 힘만 센 경험없는 택시운전수에게 살인청부를 하고, 또 그 운전수가 그걸 수용해서 청부살인을 시도한다는 것부터가 말이 안 되는데, 더 말이 안 되는 건 의뢰하면서 기본훈련도 안 시켰는데 구체적 살인계획을 짜주지도 않고 그냥 대상과 그의 집주소만 알려줘서 보낸 것에다가, 그런 상황에 처음 해 보는 일임에도 구남이 아무렇지 않게 한국 가자마자 미리 그 장소로 가서 혼자 살인할 때의 시뮬레이션까지 체계적으로 하며 죽이고 도망쳐 나오는 시간 계산까지 한다는 것이다.살인계의 천재인가보지[1]

생각을 잘 알 수 없는 인물이지만 은근히 한 성깔한다. 겁도 별로 없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싸움을 굉장히 잘한다..영화 개봉시 욕을 많이 먹었던 부분으로, 슈퍼맨이라는 욕 아닌 욕을 많이 먹기도 했다. 정확히 말하면 신체적 능력이 절륜하다(...). 치고받는 싸움은 아니지만 몸싸움과 개싸움에 굉장히 능하며 힘이 꽤나 장사다.(이는 영화 내내 묘사된다. 화가 나면 말리는 사람 몇이 나가떨어지기도 하고..) 영화적 허용일수도 있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저정도 신체조건에 (역을 맡은 하정우는 사실 굉장히 건장한 골격을 가졌다. 머리도 크고..) 저런 절박한 상황에서 저정도 퍼포먼스는 보여줄 수도 있을듯. 애초에 영화의 메인 모티브가 오직 생존을 위한 짐승의 몸부림[2]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이해할만하다. 달리기도 잘하며 산까지 잘탄다(...). 생존을 위한 순간적인 판단력이 탁월하다. 산을 타넘고 감자를 쪄먹는 씬을 보고 있자면 생존왕급.
이러한 캐릭터성을 두고 이동진 평론가가 한 말이 "육식동물로 살아갈 것을 강요받는 초식동물" 이라고 일컬었다.

실제로도 그는 면정학을 만나기 전까지만해도 초식동물의 선을 지키고 있었지만 한국에 발을 내딛으면서부터 갈수록 살아남기위해 육식동물이 되어가니 꽤나 적절한 묘사이다.
  1. 객관적으로 영화내용처럼 갑자기 다른 조선족 살인청부업자들이 나타나는 말도 안 되는 변수만 없었다면 진짜 성공했을 가능성이 높다.
  2. 그래서인지 황해의 일본에서의 타이틀명이 哀しき獣(가련한 짐승)인데 영화내 구남이 모습과 꽤 맞아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