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박목월)

박목월조지훈완화삼(부제: 목월에게)에 답한 시. 실제로 이 시의 부제로는 술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지훈라는 대목이 붙어 있다. 한국 현대 문학에 길이 남을 화답시라 할 수 있겠다.

이 시가 만들어진 데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박목월이 자신의 고향인 경주시로 조지훈을 초대하였다. 그리고 목월의 초대를 받은 지훈은 경주로 향했고 그곳에서 두 사람은 문학과 사상과 시국[1]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이때 경험했던 목월의 인정과 경주의 풍물이 기억에 자꾸만 남았던지 조지훈은 목월에게 보내는 편지로 자신을 달래다가 완화삼을 짓게 된다.
그리고 조지훈은 박목월에게 완화삼을 편지삼아 보내게 된다. 이 편지를 받은 박목월 역시 지훈과 같이 자신과 뜻을 함께할 수 있는 문학적 동지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쳤던 듯 한동안 통곡하고는 이에 답하는 시를 적어보내게 되니 그것이 바로 나그네이다.
박목월이 완화삼에서 인상깊게 읽었던 구절이 바로 술익는 강마을의 저녁놀이여였고 그래서 시제 밑에 그 구절을 집어넣었으며 시구 속에 술 익는 마을마다/타는 저녁놀을 넣게 된다.

나그네

-술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지훈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南道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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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때는 일제 말이었다. 사실상 등단하자마자 절필한 것이나 다름없던 두 사람이 하였을 대화는 미루어 짐작 가능하리라.